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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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홀로 남은 자의 몽골 (0) 2023/12/07 PM 11:37




홀로 남은 자의 몽골

 


오늘은 내게 특별한 날이야. 집에 아무도 없다! 나 밖에 없다! 이번 주 일요일까지 독주체제다! 엄마 아빠 해외여행 가셨다! 대초원 몽골로 떠나셨다! 히히히! 프리덤! ...은 개뿔.

 

어렸을 때는 나 혼자 집을 독차지하는 게 정말 좋았어. 아무도 없으니 평소 할 수 없었던 행위를 마음껏 시행했지. 이를테면 똘똘이에 식용유를 뿌려 본다거나, 화장실 바닥에 비벼 본다거나, 그러다 넘치는 기름기를 닦아내지 못해 똥줄 탄다거나, 앙? (...)

 

근데, 이제는 아니네. 나 혼자 있어봤자 하고 싶은 일이 없네. 그저 담담해. 나도 조금은 철들었구나... 오히려 가족과 같이 여행을 떠나지 못 했다는 아쉬움이 몰려와. 몽골, 내가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 바이칼 호수는 내 이상만큼이나 청량할까.

 

글쎄다. 난 부산에서 태어나, 바다 곁에서 성장했어. 항상 산 아니면 바다를 보고 자라왔지. 그래서일까? 부산과 정반대인 환경을 은근 동경해. 대평원 말야. 몽골 평원, 만주 벌판! 거기에 평원만큼이나 거대한 호수를 마주한 기분이란 대체 어떨까! ...그래서 몽골 바이칼 호수를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거야.

 

헌데 바이칼 호수가 과연 내 상상만큼 고혹적일지, 날이 갈수록 의구심이 들어. 기후위기로 수위가 줄어든다 하질 않나, 관광개발로 몸살을 앓는다고 하질 않나, 푸아하... 슬프네요.

 

그럼 이번에 왜 가족과 같이 몽골에 가지, 왜 혼자 한국에 덜렁 남았나? ...이번 여행은 순전히 엄마 주관으로 계획한 거야. 거기에 내가 꼽사리 끼기엔 염치없지 않니? 몽골을 가더라도 내 힘으로 가야지. 그래야 내가 가고 싶은 몽골을 체험하지... 내 힘으로 몽골에 도달할 날이 과연 올까? 크흠...

 

이렇게 몽골에 대해 선망을 드러냈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기서 평생 살아가라면 못 버틸 것 같아. 지평선 보는 것도 하루 이틀이어야지. 매일 봤다간 공허에 휩싸일 거야. 비슷한 예로 난 수평선 또한 좋아하지 않아. 그 망망대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겁나지 않니? 인생무상이 몰려오지 않니? 그런데 왜 사람들은 오션뷰 아파트를 고집할까? 취향차이인가? (...)

 

산도 있고, 바다도 있고, 해안선도 보이고, 소금냄새도 나고, 김해평야에, 낙동강에, 역시 난 부산에서 살아가고 싶은가 봐. ...아잇, 혼자 있다 보니 주저리 궁상을 떨게 되네요. 죄송합니다.

 

이상! 홀로 남은 자는 뭘 하면 좋을까나! 바닥에 식용유나 바를까! 부비부비! (짝!) ...끼요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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