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y of Wind GOD

내게 소니 LA-EA5가 필요 없는 이유

토요일은 카메라 장비 썰. 오늘의 주제, 소니 LA-EA5!

과거 알파마운트 렌즈를 현행 E마운트에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장치야. 무려 5번의 업그레이드 끝에 지금의 LA-EA5가 나왔을 만큼 소니가 신경을 쓴 제품인데, 글쎄다, 그 옛날 알파 구형 렌즈들 써서 뭐하지? 해상도 떨어져, 색수차 작렬해, 소음은 그륵그륵, 앙? (짝!)

심지어 LA-EA5를 거친 알파 렌즈들은 오직 사진에서만 AF가 작동해. 영상시대에 동영상 AF가 안 된다니, 이 무슨 시대착오적 발상이니? 그런데 이 조박만한 마운트 어댑터가 무려 27만원! 싸우자 소니.

그러나 미워도 다시 한 번. 궁금증에 알파 마운트 렌즈를 살펴봤어. 만약 내가 써 보고 싶은 알파마운트 렌즈가 하나라도 있다면 LA-EA5를 구매할 가치가 충분히 있으니까. 그래서 내가 뽑은 알파 렌즈는요!

1번 타자. 135mm F2.8 T4.5 STF!

STF, Smooth Trans Focus. 보케에 힘을 잔뜩 준 렌즈야. 동글동글 빛망울을 펼쳐 보일 수 있는 렌즈. 대신 조리개를 희생했어. 표기 조리개는 F2.8이지만, 실제 빛이 들어오는 양은 T4.5로 어둡지.

STF렌즈는 현행 E마운트에도 있어. 100mm F2.8 GM! 둘을 비교하면 화각이 다르고, 그리고 T값이 달라. 100mm GM은 T값이 5.6까지 떨어지거든. 그리고 결정적 차이. 135mm STF 렌즈에는 알파마운트 텔레컨버터를 달 수 있어. 135mm STF 접사배율이 0.25배니까, 여기에 2배 텔레컨버터를 달면 최종 접사배율이 0.5배. 준 매크로 렌즈로 쓸 수 있지. 단, 텔레컨버터를 달면 사진에서조차 AF를 못 쓰는 점 유의하시고. 소니!

자, 여러분도 135mm STF가 끌리지? (...) 당장 중고 사이트에서 135 STF를 찾아봤어. 결과는, 대참패! 매물이 없어... 매물을 찾더라도 가격이 비쌀 것 같아. 마지막으로 이루어진 거래가가 75만원이야. 그 옛날 렌즈가 75만원? 이 돈이면 현행 100mm GM을 산다고! 에잇, 135mm STF 포기!

2번 타자. 미놀타 AF APO Tele Macro 200mm F4 G!

200mm 1:1 매크로렌즈라니, 대단하다. 최소초점거리 50cm. 렌즈 길이가 195mm. 라에5 길이가 31mm니까 둘을 합치면 전체 렌즈 길이는 대략 22.6cm. 그러므로 50 빼기 22.6은 27.3. 작업 길이가 27cm정도 되는구나.

현행 200mm 매크로 렌즈를 꼽으라면 70200G2에 2배 텔레컨버터를 꼽아야 할 거야. 어후, 이게 돈이 얼마냐. 70200G2 신품이 대략 220만원, 여기에 2배 텔레컨버터가 65만원 가량, 도합 285만원! 그러고도 조리개가 F5.6이니까, 200mm단만 따지자면 과거 미놀타 200mm 매크로 렌즈가 유리할 것 같아.

자, 여러분도 200mm 매크로가 끌리지? (...) 당장 중고 사이트에서 ‘이백마’를 찾아봤어. 결과는, 역시나 대실패! 매물이 없어... 매물을 찾는다 한들 너무 비싸. 마지막으로 거래된 가격이 125만원이야. 맙소사. 이 돈이면 현행 90mm 매크로 렌즈를 중고로 2개나 사겠다! 에잇, 200mm 매크로 포기!

이상. 구미가 당기는 알파마운트 렌즈를 찾긴 했으나, 거짓말처럼 그 렌즈들은 매물도 희귀하고, 가격 또한 비싸더라. 그러니 난, 신입인 난, LA-EA5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결론 땅땅! ...그러나 알파마운트 때부터 동고동락했던 렌즈를 갖고 계신 분들에겐 LA-EA5가 정말 소중한 존재일 거야. 언젠가 현행 E마운트 또한 과거의 유산이 됐을 때, 그때는 나도 LA-EA를 간절히 바라겠지?

여하튼 LA-EA5! 아직이다, 소니! 더 가볍고, 빠르고, 정숙하고, 튼튼하고, 폭 넓은 호환성을 지닌 LA-EA6를 내놓아라! 알파마운트 전설적 렌즈와 함께해 온 분들을 위하여!

소니 알파 마운트 변환 어댑터 LA-EA5 (youtube.com) (카설남)
LA-EA5 - 액세서리 호환성 정보 (sony.co.jp) (카메라에 따라 지원렌즈가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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