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드는 소니 팬케이크 렌즈가 없다
23년 마지막 카메라 장비 이야기를 털어놓아 보실까! ...오늘의 주제, 경박단소를 꿈꾸는 소니 카메라, 그러나 정작 경박단소 FE 마운트 AF 렌즈가 없다! (...) 지금부터 왜 내가 이따위로 생각하는지 근거를 대겠어.
우선 경박단소의 정의부터 내리자고. “무게 200그램 이하, 길이 6센티미터 이하.“ 기준은 내 맘대로 잡았어. 반박 시, 내 맘입니다. (...) 이 기준에 적합한 소니 FE마운트 AF렌즈는 35mm F2.8 자이스... 삼양 타이니 24mm F2.8, 35mm F2.8, 45mm F1.8... 소니 50mm F1.8... 그리고 소니 24, 40, 50 G트리오.
우선 35mm F2.8 자이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렌즈야. 작지, 가볍지, 자이스 파란방패 박혀 있지, 금속 마감 뛰어나지. 지금은 중고로 처분해서 없다만, 늘 생각나고, 괜히 판 것 같고, 그래.
허나 중요한 것은 중고로 팔았다는 것! 왜 나는 이 렌즈를 떠나보냈을까? 바로 0.12배에 불과한 접사배율 때문이야. 소품이나 음식이나 곤충이나 뭐하나 가까이 찍으려면 늘 아쉬움이 몰려왔어.
그 밖에 출시한지 10년이 넘어가는 연식의 렌즈란 점, 최신 렌즈에 비해 해상력이나 색수차억제력이 부족한 점, 그리고 비싼 가격! 신품은 80만원이 넘어. 이 돈이면 40G를 사고 말지! ..중고는 30만 원 선이던데, 그래도 비싸다야.
이제 와서 35mm F2.8 자이스를 신품으로 살 이유는 없을 것 같아. 그렇다면 중고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데, 막상 상태 좋은 중고가 매물로 잘 나오지 않더라고.
다음, 삼양 타이니 시리즈. 그 중에서도 24mm F2.8, 35mm F2.8, 45mm F1.8.
대한민국의 삼양! 35mm F2.8은 최마태 님, 잇섭 님이 추천했을 만큼 매력적인 렌즈이고, 무게가 85.6그램이니까, 소니 FE마운트 AF 렌즈 중에 최경량을 자랑할 거야. 가격 또한 신품이 20만 원 대로 저렴하니 얼마나 고맙게요.
그러나 난 삼양 타이니 시리즈를 추천 못 한다! 적어도 앞서 언급했던 3개 렌즈는 결코! AF 소음이 그륵그륵 너무 심해! 영상 촬영 시에 AF소리가 마이크에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고, 사진을 찍을 때조차 정신을 산 만케 한다니까!
정말 삼양이 모터만 바꿔서 2세대 타이니 시리즈를 출시해 주면 좋겠어. 내 그럼 당장 지를 거야. 삼양 35mm F2.8 마크2! 리니어 모터 채용! 접사배율 0.25배! ...그런데 현실은 내 바람과 정반대로 가는 것 같아. 삼양 35mm F2.8은 2020년 10월을 기점으로 생산이 중단됐대. ...잠깐만, 설마 1세대 재고를 다 소진하고 2세대를 출시할 큰 그림인가? 여기 삼양 엔지니어 안 계십니까? (...)
다음, 소니 50mm F1.8.
소니 적통 FE 단렌즈 중에 가장 저렴할 거야. 신품이 25만 원 정도 하더라고. 단렌즈의 배경 흐림을 맛보시려는 분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터이지만, 글쎄다..
난 소니 50mm F1.8을 도저히 추천 못 하겠다! 삼양과 마찬가지로 AF음이 너무 시끄러워. 정숙한 리니어 모터가 아닌, 드르륵 DC 모터가 들어있거든. 더불어 조리개 최대개방 시에 주변부 해상력이 눈에 띌 만큼 떨어져. 최대 접사배율 또한 0.14배로 아쉽고, 끄응...
다음, 소니 2860 신번들.
번들답지 않은 준수한 해상력, 조용한 AF, 침동식으로 더욱 휴대성을 높인 렌즈. 김재민 작가님, 김현수 작가님은 2860에 GM 칭호를 내리기까지 하셨어. 분명 좋은 렌즈인데, 근데...
난 2860에 적응 못 했다! 침동식인 점이 내겐 도리어 단점이었어. 사진을 찍을 때마다 렌즈부터 뽑아야 했으니까. 줌링을 돌리며 렌즈를 뽑을 때마다 손가락으로 넘어오는 감각이 안타까울 지경이었어. 너무 불규칙하다랄까, 뻑뻑 하다랄까, 플라스틱 특유의 경박함이랄까. ...그리고 F4부터 시작하는 조리개. 35mm부터 벌써 F5야. 이 작은 줌렌즈에 밝은 조리개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라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
끝으로 소니 G 트리오. 24, 40, 50!
앞서 언급했던 렌즈들과 성능차가 제법 나. 정숙하고 신속한 AF, G렌즈의 해상력, 색수차 억제력, 금속으로 마무리한 재질, 조리개링 및 기능키, 준수한 접사능력. 최고지. 그래서일까, 40mm F2.5는 중고 물건을 구하기 어려울 만큼 인기가 높았어.
한편 G트리오만이 현행 소니 카메라 기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어. a1 초당 30연사를 쓰고 싶다면, 영상 촬영 시 포커스 브리딩 보정을 사용하고 싶다면, G트리오를 선택할 수밖에 없거든... 그나마 2860이 a1 초당 30연사를 지원한다지만, 포커스 브리딩은 지원하지 않아.
그래서 이 좋은 G트리오. 소니 경박단소 렌즈군을 책임지는 G트리오. 그러나 난 G트리오에 만족할 수가 없다! 일단 너무 비싸! 신품 기준 80만원! 중고라 해봤자 65만원 내외! 한숨만 나온다야... 그래도 성능을 생각하면 합당한 가격인가? ..아니! G트리오 화질이 좋아봤자 어디까지나 작은 렌즈 치고 좋다는 거지, 덩치 큰 렌즈에 비하면 딸려. 일례로 난 50G의 색수차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보냈어.
사실 내가 G트리오에 가장 실망한 점은 조작성이야. 길이 45mm, 지름 68mm 작디작은 렌즈에 온갖 기능을 집어넣다 보니 오히려 감촉이 형편없더라니까. 가령 렌즈를 만질 때마다 걸핏하면 조리개링을 무단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았어. 아니, 온갖 버튼 다 넣어놨으면서 정작 조리개링 잠금 버튼이 빠져있다니, 싸우자 소니! ... 또 초점링이 가늘다보니 수동초점을 잡기 불쾌했어. ..또 기능버튼은 왜 이렇게 누르기 뻑뻑한지, 참...
이상 소니 경박단소 렌즈를 살펴봤어. 살펴보면 살펴볼수록 처참하지 않니? 이러고도 소니가 렌즈 강국인가? 소형경량화의 대표주자인가? ...난 소니보다 차라리 니콘이 경박단소 렌즈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
200그램 이하, 길이 6cm 이하 니콘 Z 렌즈를 추리면 총 5개. ...아름답지 않니? 40mm F2가 35만원. 캬! 물론 해상력이 조금 떨어진다지만... 28mm F2.8 또한 멋들어지고... 가장 최근에 나온 26mm F2.8은 크기와 해상력 모두 합격점이라던데? 근데 비싸긴 하다야.
아무튼. 소니의 경박단소 렌즈. 나 장비가는 실망했다! 소니는 35mm F2.8, 50mm F1.8부터 리뉴얼하라! 해줘! 해달라고!
SEL35F28Z | α 렌즈 | | Sony Korea
Samyang Optics (samyanglens.com)
FE 50mm F1.8 | SEL50F18F | Sony Korea
SEL2860 | 렌즈 | 소니코리아 (sony.co.kr)
SEL40F25G | 렌즈 | 소니코리아 (sony.co.kr)
[4K 디지털 언패킹] SEL24F28G, SEL40F25G, SEL50F25G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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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e마운트용 18135 산 뒤로는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것 같은 물건이긴 한데, 그래도 가족들하고 셀카 찍을 때는 가끔씩 잘 썼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