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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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장비쇼] 내게 필요한 마이크를 찾아서 (0) 2024/01/02 PM 11:28

내게 필요한 마이크를 찾아서

 

 

 

나는 오늘 소니 ECM-M1 마이크를 중고로 팔았어. ECM-M1? 이 녀석이다!

 

소니 카메라 전용. 스테레오는 물론 여러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범용성,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 65그램 가벼운 무게, 최대 48kHz 24bit 4채널까지 녹음할 수 있는 마이크지. 나오자마자 전 재산을 털어가며 질렀어. ECM-M1이야말로 내가 평생 쓸 마이크라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착각이었어. 목표 없이 무작정 지른 꼴이었어. ECM-M1은 나와 맞지 않은 제품이었어. ..ECM-M1은 소니가 광고하는 대로 1인 브이로거에 가장 적합할 거야. 헌데 난 브이로그를 전혀 찍지 않거든? 그런데 왜 난 무턱대고 ECM-M1을 샀을까? 나 자신이 애처로워.

 

그렇다면 내가 바라는 마이크는 무엇일까? 왜 나는 그토록 마이크에 정욕을 쏟아 부었을까? ...바로 공연 음악! 그 찰나에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죽을 때까지 남기고 싶어서다! ...그래서 녹음해 왔다는 노래가, 붕괴 스타레일 OST. 검광에 비친 용 그림자! 덕찌밴드가 연주했습니다. 박수!

 

후우... 음질이 처참해서 틀기 미안할 정도야. 내가 죄송합니다! (...) ..참혹한 결과물을 받고나서 난 ECM-M1 마이크 탓부터 했어. 40만원 가까이 주고 산 보람이 없네! 사기 당했네! 소니 강아지아기! ...는, 내가 문제였고요!

 

난 녹음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어. 그냥 마이크 장비빨로 밀어붙이면 세상 모든 소리가 청아하게 녹음 될 줄 알았어. ...는, 천만에! 녹음에 있어 장비의 성능보다 더 중요한 것! 그것은 바로 마이크의 위치! 음원과의 거리!

 

‘ejim’ 님입니다. 프로 감독님이 유튜브를 통해 모두에게 경험과 지식을 공유해 주시니 얼마나 감사하게요. ejim 님 고맙습니다! ...아무튼. 마이크는 최대한 음원과 가깝게 해야 한다. 이 사실을 배우고 나서, 다시 시도해 본 녹음. ..모던 국악 밴드 “탈피”가 부릅니다. 성주풀이.

 

스타레일 때보다는 훨 낫지? 참고로 스피커 근방 3미터에 마이크를 뒀어. ..이처럼 음원으로부터 적당한 거리 안에서의 ECM-M1은 탁월한 성능을 발휘해. ...하지만! 내가 항상 그 탁월한 위치를 잡을 수 있냐 말이지! 못 한다 말이지!

 

ECM-M1을 비롯한 소니 카메라 전용 샷건 마이크들은 오직 소니 카메라 핫슈에 장착해야만 작동을 해. 이렇게.

img/24/01/02/18cca8ceabd254fa.jpg

이 말인 즉, 마이크를 음원 가까이에 붙이려면 카메라 전체를 들이대야 한다는 소리잖아? 마이크 때문에 카메라를 자유롭게 쓸 수 없다는 소리잖아? ..물론 자기는 영상이 주력이다, 혹 자기는 카메라를 여러 대 갖고 있기 때문에, 몇 대쯤이야 녹음 전용으로 돌릴 수 있다, 이런 분들이야 상관없겠다만, 난 그렇지가 않아. 주력기 단 1대 뿐이라고!

 

더구나 난 영상을 거의~ 거의 거의~ 찍지 않아. 영상 찍을 기회가 오걸랑, 차라리 그 시간에 사진을 1장이라도 더 찍으려는 인간이야. 그런데 ECM-M1처럼 카메라 핫슈에 연결해서 쓰는 마이크는 사진 촬영 중에 작동을 하지 않으니까. 카메라에 꼽아놓아 봤자 짐만 돼.

 

결국 나는 ECM-M1을 사면 안 됐었던 거지. 내게 필요한 마이크는 따로 있었던 거지. ...내게 필요한 마이크란, 첫째. 카메라와 독립하여 스스로 녹음할 수 있어야 한다. 녹음기 혼자 알아서 녹음하고, 그러는 동안 난 사진 찍고, 2인 분담이 가능하다. 말했듯이 난 영상에는 별 관심이 없어. 에헴. (...) 또한 마이크가 독립적이어야 음원 근처에 붙이기 편리하다.

 

둘째, 공연 음악을 또렷하게 담을 수 수 있을 만큼의 성능을 지녀야 한다. 더불어 어떤 음량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32bit float”를 지원해야 한다!

 

 

셋째, 스테레오 녹음을 지원해야 한다. 사실 스테레오는 공연 음악 녹음에 딱히 중요한 요소가 아닐 거야. 그저 내 먼 훗날의 꿈 때문에 조건으로 넣었어. (..?) 하! 난 꿈이 있거든! 언젠가 만날 지도 모를 나의 사랑, 나의 사랑에게 감미로운 ASMR을 녹음해 달라고 부탁할 거다. 그때 필요한 스테레오다! (...) 갑자기 왜 눈물이 나지...

 

여하튼 이 3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은 휴대용 고음질 녹음기! 그래, 나는 카메라 샷건 마이크가 아닌, 휴대용 녹음기를 샀어야 했다!

 

 

그렇다면 휴대용 녹음기를 알아보자고. 우선 소니.

 

PCM-A10, PCM-D10. 둘 다 탈락이다! 32bit float을 지원하지 않는다! 아무리 김도헌 교수님이 PCM-D10 32bit float 하는 법을 가르쳐 주신들, 아니! 난 찐 32bit float을 원한다! 소니는 언제 32bit float을 지원하는 녹음기를 내놓을까! 소니 아웃! ...은, 근데 PCM-A10에는 미련이 남아.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 가벼운 무게, 적정 녹음 음량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리허설’ 기능 등 여러 매력점을 갖추었더군. 괜히 스테디셀러가 아니더라고.

 

허나 내가 차마 PCM-A10을 선뜻 고르지 못하는 이유, 확장성이 전혀 없어. XLR 입력 단자 자체가 없으니까. ...그리고 내장형 USB 포트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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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포트를 내장한 점이 장점일 수도 있겠으나, 내겐 엄청난 단점이야. 애플팬슬 1세대 꼭다리 꼽는 거 마냥 컴퓨터에 연결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아찔해. ..게다가 USB A타입일게 뭐람. 갈수록 모든 기기가 USB C타입으로 대동단결하는 마당에.

 

 

소니는 접어두고, 다음은 줌 F3!

 

현장에서 뛰는 프로님들이 줌 F3를 선호하시더라고. 기본에 충실한 마이크라나? 그런데 줌 F3에는 단점 아닌 단점이 존재해. ..딱 녹음기만 제공하지! 마이크는 따로 사야 한단다!

 

ejim님이 줌 F3에 라이코트 SC-08 펜슬 콘덴서 마이크 2개를 꼽아 사용하는 모습이야. ..라이코트? 여긴 뭐하는 곳이지? 마이크로 유명한가? ..해서 SC-08 가격을 찾아봤더니, 개당 120!. 2개니까 240만원! 히히히! 마이크만 240! 미친 소리! (짝!)

 

...그나마 저렴하면서 성능이 괜찮다는 펜슬 콘덴서 마이크, 탁스타 CM-63이래. 알리에서 28달러 정도에 팔았으니까, 약 4만원? 2개 꼽으면 8만원. 10만원이 순식간에 소멸하는구나. ...여기에 줌 F3 녹음기까지 사야하고, 통장 잔고는 0으로 수렴하고, 녹음기 부피는 커지고, 애매한데..

 

 

끝으로 가장 강력한 후보! 타스캠 포타캡쳐 X6!

 

최대 96kHz 32bit float WAV까지 녹음할 수 있고, 2.4인치 컬러 LCD를 갖추었어. 상당한 가격을 자랑하는 녹음기 치고 일본 ‘가격.com’ 녹음기 인기 부분에서 최상위권이야.

 

근데 포토캡쳐 X6에도 단점이 득실거렸어. ..우선 가격. 국내 정발품은 50만 원이 넘어. ..단, 알리에서는 290달러니까, 세일기간에 프로모션 코드와 카드할인까지 총동원하면 200달러 내외가 될 것이고, 그럼 관세까지 포함해서 약 30만 원가량 하겠네. ...난 포타캡쳐 X6를 산다면 직구로 살 거다! 국내 정품이라 해봤자 1년 무상 AS가 전부일 건데! 20이나 더 받아먹다니! 더군다나 요즘 알리는 무료반품 빵빵 보장하니까, 초기불량 걸리더라도 걱정 없으니까.

 

그 밖에 마감이 소니에 비해 엉성하대. 포타캡쳐 분해 영상을 봤는데, 내가 봐도 내부가 조악하더군. 플라스틱 조각들에, 엉성한 기판에, 금방 떨어질 것 같은 돌림판에, 그래서일까? 녹음기를 손으로 잡고 조금만 떨어도 그 떨림이 마이크를 타고 들어간대. 쓰읍...

 

또 나약한 배터리! AA 배터리 4개가 들어가. 에네루프 기본형 기준, 기본 마이크로 녹음할 경우는 약 10시간, 팬텀파워 마이크까지 연결해서 사용하면 채 5시간을 버티지 못 한대. 경쟁사 소니나 줌에 비해 배터리 지속시간이 30%가량 짧았어. 아마 컬러 LCD를 채용한 탓에 배터리가 광탈하나 봐.

 

아쉽긴 하다만, 나야 녹음을 하더라도 5시간 넘게 할 일은 없으니까. 딱히 큰 불만은 없어. 근데 프로분들에겐 이 부분이 치명적이었나 봐. 인터넷에 포타캡쳐 배터리 지적하는 글이 엄청 많더라고. 그나마 X6는 낫지, X6보다 더 큰 LCD를 장착한 X8의 경우 배터리가 쭉쭉 줄어든대. ...배터리 때문에 나도 일부러 상위기 X8이 아닌 X6을 점지했어.

 

 

이상. 내가 원하는 휴대용 녹음기를 살펴봤어. 하.. 어째 둘러보면 둘러볼수록 마음에 확 드는 제품이 없네! ..소니 PCM-A10은 발군의 휴대성을 자랑하지만 32bit float을 지원하지 않고, 확장성이 없고! ..줌 F3는 현장 프로들로부터 사랑받는다지만 따로 마이크를 사야하고, 돈 깨지고, 부피와 무게가 늘어나고! ..타스캠 포타캡쳐 X6는 전체적으로 무난하지만 너무 비싸고, 자잘한 단점이 도사리고! 끄응...

 

..여기 녹음 전문가 안 계십니까? 여태 제가 떠든 논리가 타당할까요? 전 합리적인 제품을 선정했습니까? 제게 가장 추천할 만한 녹음기는 무엇일까요? 언급했던 후보 외에 또 다른 다크호스가 있을까요? (...) 센세! 초심자를 도와주십시오! 굽신굽신!

 

어쨌든. 내게 필요한 마이크를 찾아서!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으리라! 제발! ...마무리로 음질 깨끗한 ‘검광에 비친 용 그림자’ 듣겠습니다. 청룡의 우렛소리까지 초롱초롱하게 담고 싶소!






Sony ECM Microphones Testing. Are They Worth It? (youtube.com)
오디오 : 워크맨/녹음기 : 102263709 : PCM-A10 (son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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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acapture X6 : TASCAM : 제품정보 (tascam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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