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돌과 한옥에 이의 있소
여러분은 한국인의 따끈한 방바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 온돌이니, 보일러니, 난 여태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어. 그럴 게 모두가 그러했으니까. 교과서에서도 온돌찬양론 수필이 실려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맞나? (...) 또, 각종 유튜브 영상에서도 우리나라 뜨뜻한 방바닥을 칭송했으니까. 주모!
여태 주체적으로 온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어. 그러다 오늘 처음으로 온돌에 대해 나직이 고민해 봤다? .,..온돌은 과연 좋은가? 보일러는 과연 내 취향에 맞는가? ...결론은, 아니오!
나는 한 번 지으면 1천년 이상 굳건한 집을 원해. 그런데 온돌은 건축물 아래에 일부러 열이 지나갈 통로를 뚫어놓는 거잖아? 불가마를 땔 때마다 바닥이 급격한 온도변화에 휩싸일 거잖아? 결코 건축물 수명에 좋은 영향을 줄 리가 없잖아? ...게다가 구들장에 불을 활활 피우려면 막대한 나무가 들어가야 하고, 이는 삼림 황폐화로 이어지고!
그렇다면 보일러는 어떨까? ...그 전에, 보일러는 우리나라에서 발명된 게 아니더군. 미국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최초로 보일러를 건축에 사용했더군. 물론 보일러 발상은 우리나라 온돌에서 따왔다는 설이 많다만, 글쎄다.
아무튼 보일러. 보일러 역시 난 용납 못해!
건물 바닥에 난방 배관을 깔다니, 저 관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언젠가는 관이 삭을 것이고, 누수가 일어날 것이고, 바닥에 물차고, 곰팡이 차고, 꺼지고, 아찔하다야. 급격한 열팽창으로 인해 바닥이 변색되거나 갈라지는 것 또한 단점이잖아?
쓰읍... 내가 이렇게까지 대한민국 방바닥 난방 문화에 반발심을 가질 줄 꿈에도 몰랐어. 헌데 아무리 봐도 아닌 거는 아닌 거 아닌가? (...) 아잇! 난 사람보다 건축물이 먼저다! 만약 내가 집을 짓는다면 골조는 튼튼히, 벽면은 깐깐히, 바닥면은 오직 철근과 콘크리트만! 심지어 각종 배관마저 수리가 쉽도록 외부에 드러나게 설계하겠어! 당연 벽에 절대 못질 금지!
그런 의미에서, 온돌과 보일러, 난 반댈세!
이왕 욕먹는 겸, 난 전통 한옥에 조차 불만이 가득해. 오해마시라. 나 역시 한옥에 로망을 갖고 살았던 사람이야. 그러나 몇 년 전 경주 여행 후에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어. 경주에 남아있는 전통 한옥을 체험하는데, 왠지 모르게 숨이 꽉 막히는 거야. 왜냐? 개인 공간이 없으니까! 안방에서 모든 곳을 감시할 수 있어! 창문 너머에는 또 다른 창문! 아잇, 말로 표현이 안 되네. 대충 이런 구조랄까!
이해되지? 가운데 정원 사이 너머로 또 창이 있고, 창을 열었다하면 시아버지 얼굴이 튀어나올 것 같고, 마치 내가 조선시대 시집살이하는 각시에 빙의되는 듯 했어. 24시간 시어머니는 날 감시하고, 캄캄한 밤이 돼봤자 신음소리 하나 격하게 내지 못 하고, 다음날 아침이면 높다란 기단을 등산하듯이 올라타며 밥상을 날라야 하는 생활, 커헉!
아무튼 난 한옥 싫어! 멋들어진 처마는 마음에 들다만, 그 외에는 맘에 안 들어! 어쩔! (짝!) ...내 취향은 그렇다는 거야. 온돌도, 보일러도, 한옥도, 나랑은 안 맞네요. 그래서 당신은 어떻습니까?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현대식 온돌 개발자는 한국인이 아니다 | 한국경제 (hankyung.com)
[신년기획] floor heating -> Ondol -> 보일러 - 투데이에너지 (todayenergy.kr)
코펜하겐 오페라 하우스에서 바닥난방을 설치했다? 한민족 3대 발명품 온돌에 세계가 주목한다! (KBS 20070218 방송) (youtube.com)
보일러 온도 급상승 '대리석 바닥 파손' 손해배상 요구 < 소비자법령을알아보자 컨슈머치 (consumuch.com)
한옥자료 > 한옥이란? > 한옥의 구조 | 서울한옥포털 (seoul.go.kr)
풍신의길
요즘은 유지보수를 쉽게 하려고 블럭식으로 시공하기도 합니다.(아파트는 그런게 선택불가라 문제지 ㅋㅋㅋㅋ)
한옥 구조는 그냥 취향이죠.
아파트도 저런 구조 있는데 거기서는 모든 가족이 얼굴 볼 수 있는 구조라고 건축설계하는 분이 극찬을 하더라고요 ㅎㅎㅎ
어차피 창닫으면 프라이버시도 지켜지기 때문에 좋다고 하긴 했습니다.(근데 그건 한옥도 마찬가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