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본인인증이다
오늘이 밸런타인데이로군. 모쏠인 내가 이 사실을 어떻게 아냐고? 그야 게임 속 아야네 짱이 ‘쿄와 발렌타인데이다요. 프레젠트데모 기대 시떼따?’라고 말해줬으니까. 그러면서 초콜릿 대신 1천 다이아를 덜렁 줬으니까. 슬프네요...
잡설은 그만! 오늘의 주제, 본인 인증! ...본인 인증에 실패해서 통장에 있는 돈을 뺄 수가 없어. 내 통장에 들어있는 내 돈인데도! 고작 통장 비밀번호 5회 틀렸다고! 통장이 잠겼어!
웃긴 점, 난 어제야 내 ‘국민은행’ 통장이 잠겼다는 사실을 알았어. 그럴 게, 국민은행은 내 주거래 은행이 아니거든. 쇼핑몰에서 국민카드로 결제 시 할인혜택을 퍼줄 때나 국민은행을 이용해. 어제가 바로 그 날이었지.
국민은행으로 카메라 장비 비용 5만원을 입금하고, 결제버튼을 눌렀지만 결제가 안 돼. 아무리 해도 안 돼. 끝내 국민은행으로 결제하기를 포기했어. 국민은행으로 송금한 5만원을 다시 내 주거래통장인 ‘토스’로 옮기려 했더니 이마저 안 되네? 그때서야 화면에 뜨는 선명한 문구. 해당 계좌는 비밀번호 입력 4회 이상 입력 오류로 거래가 잠겼습니다.
이 모든 일이 마침 내가 밖에 있을 때 벌어진 일이야.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급박하게 결제버튼을 누르고 있었어. 오후 2시 30분 이전까지 주문하면 당일 배송된다니까, 마감 시간 안에 주문하려고 불이 나도록 결제 버튼을 눌렀던 거지. 실패했지만...,
아무튼. 귀가 중에 과감히 버스에서 내려서 곧장 국민은행으로 갔어. 내가 내 통장 푸는데 아무 어려움 없을 줄 알았지. ...는 어림없는 기대였고요! ..일단 은행에 왜 이렇게 사람이 많니? 내가 간 곳은 국민은행 부산역점! 대기 18인! 40분 가까이 기다렸어!
그래도 기다리기만 하면 다행이지, 기다린 수고가 무쓸모였어. 은행원님 왈, 주민등록증 갖고 오셨죠? ...질문에 난 당당하게 대답했지. 아니오! (...) 아잇, 난 평소 지갑조차 안 들고 다녀. 그런데 신분증을 갖고 다니겠니? ...그때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어. 나를 증명할 방법이 없구나!
다행히 은행원님이 구원의 손길을 내미셨어. KB 스타뱅킹 앱에서 통장비밀번호 4회 오류를 초기화 시킬 수 있대. 내 당장 KB뱅킹 앱 깔았지. 그리고 절망했지. ...앱에 로그인 할 수가 없었어. 왜냐고? 과거의 내가 이미 앱 로그인 비밀번호마저 3회 입력 오류를 범했기 때문이다! 앱마저 잠겼어!
대체 과거의 나는 무슨 일을 벌였던 걸까. 대략, 통장 비번 까먹고, 뱅킹앱 비밀번호마저 까 먹고, 무작정 비밀번호 입력해 보고, 계속 틀렸다 나오고, 그러다 임계점에 도달해서 패망을 맞았구나. 이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았구나. 어제야 알아챘구나!
여하튼. KB뱅킹 앱으로는 난관을 돌파할 수 없었어. 대신 불현 듯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본인인증 수단, 토스뱅킹 본인인증서가 생각났다! 금융기관, 공공기관, 다양한 곳에서 본인 인증할 때 쓸 수 있어요!
당당히 은행원님께 내밀었지. 근데 또 실패했지. 토스 인증서는 안 받는대. 오직 본인 신분증만 가능하대...
그 이후로도 나는 은행 구석에 앉아서 본인 인증 수단을 연구했어. 우선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2025년 1월부터나 시행되는 제도라 탈락. ...정부24에서 발급하는 모바일 신분증은 정작 은행에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뿐더러, 최초 발급 시에 원본 주민등록증이 필요해서 탈락... 심지어 내가 근처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임시 본인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기까지 했거든? 방법이 없대...
끝내 난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어. 다음에 주민등록증 챙겨서 국민은행을 방문해야지. 처음부터 이렇게 할 걸... 근데 집돌이인 내가 또 다시 외출하기란 정말 귀찮은 일이라, 이왕 밖에 나온 김에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고 싶었어...
그나저나 괜히 서글프더라. 내가 나를 증명할 수 없다니, 고작 주민등록증 플라스틱 쪼가리에 내 운명을 맡겨야 하다니, 이거야말로 주객전도 아닌가? ...뭐,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더욱 안전한 금융생활을 위해서, 앙?
아참, 요즘은 몇몇 은행에서 생체인증을 하는 곳도 있대. 하나은행에서는 생체인증을 도입했다는데, 정말이야? (...) 생체인증이 안착하면 좀 더 간편하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으려나? 그런데 내심 끔찍한 상상도 들어. 영화에서 지문을 복사하고, 각막 자국을 훔치는 장면이 생각나서 말야. ...훔치는 건 양반이지. 그냥 눈알을 뽑아 가거나, 손을 잘라가는 경우도 있지 않았어? 어후... 물론 영화는 영화일 뿐, 미리 걱정하지 말자.
이상! 스스로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존재가 되고 싶네! 그런 존재란 뭘까? I am 신뢰에요. 캬하! ...앗! 그러고 보니 ‘킹덤 오브 헤븐’의 한 장면이 생각나는군. I am not those man. I am sallahudin. 살라하딘! 내가 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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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줘... 하는게 생각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