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와 치아 사이
나 드디어 ‘치간 칫솔’을 써 봤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치아 사이에 솔을 집어넣어 본 소감은요, 이거 은근 중독성 있는데? 마치 귀지를 파내듯, 콧구멍을 파내듯, 항문의 가루를 파내듯, 묘한 쾌감이 있는데! 왼쪽 상단 어금니 사이에는 피가 나왔어! 기분 좋게! (...)
문제는 무작정 치간 칫솔을 썼다는 거야. 설명서를 읽지 않고 그냥 콱! 다행히 별 사고는 터지지 않았다만, 뒤늦게나마 제대로 치간 칫솔 쓰는 방법을 배웠어.
아하, 치간 칫솔은 하루에 한 번만 하면 되는구나. 솔질 역시 한 번으로 족하구나. ...엇? 뚜껑을 거꾸로 끼우면 손잡이 역할을 할 수 있네? 그리고 칫솔 입구 부위를 약 75도로 꺾어서 쓰면 안쪽 어금니 사이까지 쉽게 청소할 수 있구나. ...이 사실을 나는 칫솔질 다 하고 나서 배우네!
다음번에는 의사선생님이 조언해 주신 대로 치간을 닦을 테야. 헌데 이쯤에서 드는 생각, 치간 칫솔은 너무 수명이 짧지 않나? 열 번 정도 쓰면 벌써 새 걸로 바꿔야 한다잖아? 칫솔 바꿀 때마다 돈 들지, 쓰레기 나오지, 환경 파괴되지, 뭔가 치간 칫솔을 대체할 수 있는 기기가 없을까? 한 번 사면 죽을 때까지 쓸 수 있는 기기 말야.
그때 떠 오른 제품, 워터픽!
워터픽이 회사 상표라며? 워터픽이 어느새 구강세정기를 일컫는 고유명사마냥 자리 잡았구나. 그만큼 인지도 드높은 회사일 터, 워터픽 국내 정품은 8만 원가량 하더라고. 너무 비싼데... 하지만 우리 중국 성님들께서 워터픽 아종을 2만원 아래에 팔아주시니 얼마나 고맙게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여, 대한민국 온라인 유통망을 점령하렴. (짝!)
다만 워터픽으로는 치석을 완벽히 제거할 수 없대. 하긴, 설거지 할 때 찌든 때는 수세미로 박박 밀어야 제거할 수 있는 법, 물줄기로는 한계가 있는 법! ...그래도 치아를 덩그러니 방치하는 것보다야, 워터픽을 사용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치? (...)
한편 ‘치실’ 또한 생각났어. ...그런데 과거 치실을 사용했던 경험을 토대로, 난 치실을 쓰고 싶지 않아. 실을 이 사시에 끼울 때 느껴지는 불쾌감, 힘을 잘못 주면 실이 잇몸까지 파고드는 고통, 그리고 실 사이로 줄줄 침 냄새가 진동할 때의 자괴감. 여러분도 경험했을까? (...)
아무튼. 평소 이에 관심 없었던 놈이, 최근에 사랑니 하나 뽑았다고 치아 관리 정보를 찾아보고 있네. 치간 칫솔도 써 보고, 올바른 양치질도 배워보고, 치약에 불소 함량이 얼마인지 조사해 보고, 나 성장했네!
그나저나 자료를 조사하던 와 중, 유튜브가 내게 신묘한 영상을 추천해 줬어. 바로 반려견이 받는 스케일링. 개도 스케일링 받는구나!
단순히 치아 겉면에 붙은 치석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잇몸 사이에 낀 치석까지 박박 긁어내다니, 어째 개가 인간인 나보다 더 호강하는 것 같아. ...엇? 잠깐만. 수의사도 스케일링을 할 수 있네? 잘 하시네? 굳이 스케일링 받으러 치과 갈 필요 없네? 스탠딩 코미디의 농담으로만 받아들였던 일이 실현 가능했을 줄이야.
역시 미국이야. ‘알론소 보든’ 저 사람은 아프면 수의사를 찾아갈 거라잖아. 경악할 의료비를 낼 바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치료해주는 수의사에게, 안락사의 자유를 주는 수의사에게! 어? 방금 전 발언은 죄송합니다. 수의사 여러분께 머리 박겠습니다. (...)
개그는 개그일 뿐, 다행히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이 존재하니, 사람이 동물병원에 갈 필요가 없더라! 1년에 1번 스케일링 비용까지 지원 해 주더라! 찬양하라 건강보험! 길이 보전하세!
[땀사보도] "제발 이렇게 닦으세요" 치석 쌓일 틈이 없는 신기한 양치법 (youtube.com)
한눈에 딱 보이는 워터픽과 치실 비교 실험!! | 워터픽 쓰는 것이 좋을까요? (youtube.com)
치과의사 끝장 토론 !!! 치실 vs 치간칫솔 무엇을 써야할까요? (youtube.com)
스케일링 ‘1년 1회’ 건보 적용, 이달 안에 받으세요 (hani.co.kr)
샤워할 때만 하게 되더라구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