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FE 24-50mm F2.8 G
오늘 역시 장비 이야기야. 주인공은 바로 소니 FE 24-50mm F2.8 G.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24-50에 실망했어. 내가 왜 실망했는지 이유를 따져보자고.
첫째, 조리개링 잠금 장치가 없다.
예시는 24-70mm GM2이야. 보다시피 IRIS LOCK. 그러니까 조리개링 잠금 장치가 24-70mm에는 존재해. 20-70mm에도 역시 존재하고 말야. 그런데 24-50에는 이 작고 긴요한 버튼이 없어. ..아니, 이건, 좀, 소니! ...조리개 잠금 장치가 은근 요긴하거든. 실수로 조리개링이 A에서 F22로 돌아가는 걸 방지할 수 있거든. ...최신 소니 렌즈들은 IRIS LOCK을 탑재해서 나오던데, 왜 뺐지? 거참...
둘째, 렌즈 상단에 초점 고정 버튼이 없다.
‘FE 2.8/24-50G‘ 여기에 렌즈 이름이 박혀 있을 게 아니라, 초점 고정 버튼이 뚫려 있어야지. 그래야 세로 촬영 할 때도 렌즈에 달린 버튼을 누르기 편하지. ..최근에 출시한 소니 렌즈들은 대부분 렌즈 상단에 초점 고정 버튼이 있거든? 그런대 뺐네? 허참...
이건 퇴행 아니니? 내가 얼마나 기가 찼으면 음모론까지 상상했어. ..CP+ 개최를 맞아 소니가 신제품을 선보이긴 해야 할 텐데, 마땅히 내놓을 제품은 없고, 그러다 보니 예전에 상품성 없다고 폐기처분한 24-50mm를 억지로 부활시켜서 내놓은 것 같다니까.
셋째, 최신 XD리니어 모터가 들어가지 않았다. ...그야 렌즈 설계자들이 판단하건데, XD리니어를 쓰지 않더라도 충분하기에 일반 리니어 모터를 채택했겠다만, 그래도 서운해. 최근에 나온 G렌즈들은 거의 XD리니어 모터를 달고 나왔으니까. 이를테면 20mm F1.8 G, 16-35 F4 G, 70-200 F4 매크로 G, 그리고 20-70 F4 G에도 역시나 XD리니어 모터가 쓰였어. 헌데 왜 24-50만 XD를 뺐대요? 대체!
넷째, 화형후드다.
난 원형후드를 선호해. 후드를 끼운 상태에서 렌즈를 바닥에 툭툭 두기 편하니까. ...물론 24mm 광각단을 고려하면, 옆면이 트인 화형후드를 택하는 것이 당연하겠다만, 그래도 나는 아쉽네! 후드 부분은 내 억지투정이었고요.
다섯째, 24mm단 왜곡이 심하다. 비네팅 또한 심하다.
술통처럼 가운데가 통통하게 튀어나오는 왜곡을 영어로 ‘배럴 디스토션’이라 그랬던가? ...마치 내 배를 바라보는 것 마냥 너무 튀어나왔는데. 쓰읍. ..그야 카메라에서 왜곡을 자동으로 보정해 주겠지만, 보정하는 가운데 화질에 손해를 볼 거야. 참고로 24-50의 해상력은 24-70 GM과 24-70GM2 사이래.
여섯째, 빛망울이 예쁘지 않다.
렌즈 주변부 빛망울 형체가 고양이 눈처럼 응축되는 거야 이해해. 이것마저 까버릴 정도로 나 냉혹한 사람 아냐. ...그런데, 빛망울 내부 연삭흔은 넘어갈 수가 없다! 양파를 반으로 쪼갠 듯이 지저분하게 휘날리는 줄무늬! 뭡니까! ...내가 G렌즈에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걸까? GM에만 들어가는 XA, 익스트림 에스빼리깔, XA유리알이 들어가야 비교적 깨끗한 빛망울이 나오니까... 이런 거 보면 소니가 급 나누기는 철저해요.
일곱째, 미국가 1098달러, 비싸다.
단순 오늘자 환율로 1098달러는 146만원이고, 여기에 부가세 및 소니코리아 중간 마진을 붙이면 대략 소비자가는 160만 원일 것 같아. 이 돈이면 2070을 사는 편이 낫지 않니? 아니면 탐론 2040은 어떨까? 탐론 2040은 80만 원이더만? 반값이더만!
난 소니가 24-50을 100만 원 이하로 팔아주길 기대해. 그럴 게, XD 리니어 모터도 뺐어, 각종 편의 버튼도 뺐어, 그렇다고 XA 유리알을 넣기를 했나, 비쌀 이유가 없잖아? 그런데 왜 2070이랑 같은 값을 받을까? 참... 에잇! 난 본전 생각에서라도 2070이 더 끌린다!
여덟째, 코가 나온다.
칼린 애청자님들은 제 렌즈 고집 아시죠? (...) 그렇습니다. 저는 경통 나오는 렌즈를 취급하지 않아요! 내 취향이 그래! 어쩔! 이걸로 24-50은 내 관심에서 완전히 떨어졌어! ...참고로 50mm일 때 코가 들어가고, 24mm일 때 코가 가장 튀어나온대.
사실, 난 24-50 출시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을 때부터 기대를 많이 했어. 왜냐하면 루머에서는 24-50 경통이 튀어나오지 않을 거라 했으니까. 이 말인 즉, 24-50이야말로 나의 첫 표준줌 렌즈가 될지도 모른다! 나 인터널성애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표준줌 렌즈! ...그런데 아니었죠, 망했죠, 돈 굳었죠. 기쁘다! 어차피 돈 없어서 못 샀을 건데! 캬하하! (...)
이상, 소니 FE 24-50mm F2.8 G를 삐딱한 시선으로 평가해 봤어. ...글쎄다, 난 조리개가 1스탑이라도 더 개방되는 렌즈를 선호하거든? 그러니 2070 F4보다 2450 F2.8을 더 좋아해야 할 터인데, 현실은 정반대야. 2070을 다시 봤어. 다시 보니 선녀다! 물론 마음은 24-70 GM2를 바라지만 말야... 그러나 나는 2470GM2를 사지 않겠소! 비싸서 못 사! 게다가 2470GM2조차 코가 나오니까, 이쯤하면 나도 광인이지. 왜 이렇게 경통이 튀어나오는 걸 싫어할까.
아무튼. 24-50 F2.8... 누구에게 필요한 렌즈인지 모르겠어... 여행용 렌즈로 쓰기에는 경쟁자 2070이 너무 강력한데... 야간이나 실내 촬영이 많은 분들에게 유용하려나? 그런데 막상 어두운 곳에서는 F2.8조차 어둡지 않니? 나라면 단렌즈로 갈 것 같은데... 쓰읍. 애매하네. 난 답을 찾지 못 했어.
끝으로 24-50 경쟁자들과 비교표를 보면서, 오늘은 여기까지.
FE 24-50mm F2.8 G | SEL2450G | Sony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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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2070G I FE 20-70mm F4 G 카메라 렌즈 | 소니코리아 (son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