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한 환율에 해외 직구를 서두르는 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했을 때, 나는 짐짓 러시아를 비난하고, 전쟁을 비난하고, 푸틴을 비탄했으나, 그러나 진정으로 세계 평화를 갈구하지 않았어. ..물론 러시아 병사가, 우크라이나 병사가, 우리와 같은 젊은이가 자살드론에 끝내 폭사하는 영상을 볼 때면 잠깐이나마 전쟁의 참혹성을 생각했다만, 곧 잊어버렸어.
그러다 딱 한 번,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이 심각하게 다가온 적이 있다? ..바로 우크라이나 곡창지대에서 생산된 밀이 전쟁 때문에 판로가 막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세계적으로 식품료가 오를지도 모른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그때는 진심으로 걱정했어. 전쟁 반대를 가슴 놓아 여념 했어..
한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무참히 보복했을 때, 나는 짐짓 하마스를 비난하고, 이스라엘도 비난하고, 평화롭게 삽시다 떠들었다만, 그러나 진정으로 평화를 갈구하지 않았어. 내 일이 아니니까. 가자 지구에서 아이가 굶어 죽든, 총에 맞아 죽든, 미사일에 터져 죽든, 나랑은 별 상관이 없었으니까.
그러다 이스라엘이 이란 영사관까지 폭격하고, 그에 따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날리고, 앞으로 어쩌면 중동 석유로가 막히고, 세계가 고유가에 고통 받고, 특히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이 가장 타격을 볼 테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러서야 나는 가슴을 졸이기 시작했어. 제발 전쟁 나지 마라..
...나 소시오패스인가? 아참, 소시오패스였지.. ..천벌인가? 전쟁을 진심으로 반대하지 않았던 나를 향해, 신이 내린 응징? ...워워, 오늘 왜 이러니. 내 지갑사정이 달린 문제다 보니 너무 심각하게 생각했나 봐. 죄송합니다.
아무튼. 고유가의 공포가 스멀스멀 다가오는 가운데, 난 오늘 알리에서 태양광 발전기를 살펴봤어. 빛이 좋은 곳에 설치하면 스마트폰 배터리 정도야 충전할 수 있겠더라고. 예전이야 호기심에 태양광판을 살펴봤다지만, 지금은 호기심이 아니네. 푸아하...
전쟁위기와 함께 환율 또한 겁나. 방금 전 환율 확인해 볼까.
1388원이라, 하! 아찔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어떻게 대비해야 하지? 각종 경제지에서는 1400원도 충분히 넘을 수 있다, 1400원이 일상이 될 것이다, 오히려 수출기업에게는 고환율이 유리하다, 이딴 기사를 내뱉던데! 야이! 그럼 우리네 서민들은 어떻게 하라고! 그나마 알리, 테무에서 직구로 먹고 사는 우리는! (짝!)
지난 주말에만 원 달러 환율이 15원 가까이 올랐어. 원화가 비트코인도 아니고, 하루만에 15원이 뛴다는 게 말이 될 소리냐? 외환당국은 대체 뭘 하고 있는가? 손 놓고 보고 있을 참인가? 자유 자유 외치는 어느 높으신 분이 외환시장 자유롭게 놔두라고 지시했답디까? (짝!) 내 대통령 말하는 거 아니야! 자칭 경제통들! 추경호, 최상목 기재부 장관들! 이 싸갈스 님들을 비난하는 거야!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도 까고 싶다만, 에잇. 그만합시다.
여하튼. 환율이 오르니까 더욱 돈을 쓰고 싶어. 정확히는 원화를 물 쓰듯이 쓰고 싶어. 1달러당 1400원까지 간다며? 그럼 1385원인 지금 당장 이것저것 지르는 편이 낫잖아? 그래서 내 오늘 알리에서 무려 5만원치나 쇼핑했다고. 5만원이면 내 가용 자산 거의 대부분을 투여한 거야. 에헴. ...근데 앞으로도 살 거 많은데, 그래픽카드도 바꿔야 하고, CPU도 바꿔야 하고, 카메라 장비도 사고 싶고, 죄다 수입으로 들어올 거 앞날이 캄캄하다! 에라이! ...흑흑...
이상, 주말 사이 갑자기 걱정이 늘어나서 여러분께 하소연 늘어놨어.. 죄송합니다. 웃겨야 할 놈이 걱정만 전파했네요! 뭐, 오늘 같은 날도 있고 그런 거죠! 그랜절! ...이 심드렁한 마음을 추스르고자, ‘별 빛이 내린다’ 듣겠습니다. ...다 내려라! 환율! 물가! 전쟁위험! 그리고 대한민국 부동산까지! 나락 나락!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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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7개월만에 최고인데…당국은 왜 개입 안하나[Why&next] - 아시아경제 (asiae.co.kr)
원·달러 환율 1385원 터치···1400원 가나 < 국제경제 < 국제 < 기사본문 - 시사저널e (sisajournal-e.com)
한은의 ‘3.5%’ 줄타기... 금통위의 가계부채 우려는 강했다 < 경제 < 기사본문 - 주간조선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