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카메라 셔터버튼에 미치다
비오는 토요일, 신명나게 카메라 이야기를 나눠봅시다. 오늘의 주제, 소니 카메라 셔터 버튼 감촉은 세계 최악!
소니 카메라 셔터 버튼에 대해서 일전에 내가 칼린쇼에서 지적을 했지? 셔터 버튼을 누를 때플라스틱 갈리는 듯한 느낌이 난다. 삐걱삐걱 소리마저 들린다. 이 증상은 a7S3, a1, a7m4, a7R5에서 나타났다. a7S3 이전에 나온 카메라, 이를테면 a7R4, a9m2는 해당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내 주장이 확실한지 확인할 겸, 오늘 한 번 더 부산 소니매장을 찾았어. 민폐를 무릅쓰고 온갖 카메라 셔터 버튼을 눌러댔어. 그리고 나는 이제 단언해. a7S3부터 a7R5까지 소위 5세대 소니 카메라 셔터 버튼은 눌리는 감이 더럽다! 미묘하게 걸린다!
한낱 장비가인 내가 감히 해당 문제 원인을 추측하건데, 소니 카메라 셔터 버튼은 깊이가 너무 깊어. 반셔터를 잡을 때 넉넉잡아 2mm가량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이렇다 보니 셔터 버튼과 그 주변의 플라스틱이 마찰을 일으키면서 불쾌의 골짜기를 발생시키는 것 같아.
내 오늘은 소니매장 뿐만 아니라 옆에 줌인 매장에서 타사 카메라 셔터 버튼까지 확인했거든? 니콘 Z9, 후지 GFX 100m2, 캐논 R3 셔터 버튼을 주구장창 눌러 봤어.
결과는요, 니콘, 후지, 캐논 모두 셔터 버튼 감각이 탁월하다! 걸림이 없다! 반셔터를 잡을 때도 셔터를 누른 듯 만 듯 슬쩍 누르기만 하면 된다. ...제품 사진을 봐봐. 차이가 느껴지지? 유달리 소니 셔터 버튼만 높이가 높지? 그치? (...)
별거 아니라면 별거 아닌 문제인데, 아니! 내겐 정말 중요한 문제야. 내가 괜히 그제 언급한 문제를 또 꺼내는 게 아니라니까. 셔터 버튼을 누를 때마다 감촉이 좋지 않다니, 이 무슨 카메라 집어 던지고 싶은 상황이냐? 소니에게 사기당한 기분이라고.
참... 내가 너무 예민하게 따지는 걸까? 다들 아무 불만 없이 잘 쓰고 있는데, 괜히 나만 긁어 부스럼을 일으키고 있는 걸까? ...아니! 내 지적은 합당하다! 제 아무리 날고 기는 카메라라 한들 셔터 버튼 감촉이 꽝이면 누가 쓰고 싶어 할까!
오히려 나는 소니 제품 개발진, 소니 프로 작가님들에게 원망을 돌리겠어! 왜 이 중대한 문제를 방치하신 겁니까! (짝!) 아니 그렇잖아. 제품 하나의 문제라면 실수라고 넘어갈 수 있어. 그러나 a7S3이래 a1, a7M4, a7R5까지 4대의 카메라에 동일한 증상이 나타났잖아. 이 정도면 직무유기 아닙니까! (짝!)
다행히, 다행히, a9m3부터는 셔터 버튼이 달라졌더군.
제발 a9m3부터는 버튼 감촉이 개선됐길 기대해... 안 그럼 소니에게 미래는 없어! 당장 나부터 니콘으로 넘어갈 거야! 찬양하라 Z9! 내 꿈의 카메라 Z9! 펌웨어 5.0까지 지원 받은 Z9! 그러나 나는 살 수 없는 Z9. 너무 비싼 Z9, 흑흑..
...내가 전에 소니 카메라를 ‘도시 카메라’라고 칭했던가? 거친 야생에서 쓰기에는 아직 등빨이 너무 작은 카메라, 겨울철 방한장갑만 껴도 렌즈와 그립 사이에 손가락이 껴버리는 카메라. ...그리고 이번 일로 다시 한 번 더 느꼈어. 소니 카메라는 도시 카메라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곳에서는 셔터 버튼 감촉을 느낄 새가 없는 터라 그냥 넘어갈 수 있어. 그러나 고요한 시골길에서는, 나와 바람과 작은 꽃이 있는 곳에서는 소니 카메라를 쓰고 싶지 않아. 미묘한 셔터 갈림이 날 번잡하게 하니까...
이게 뭐니. 셔터 버튼 감촉에 정신이 팔려서 정작 즐거운 장비 생활을 못 누리고! 사진도 안 찍고! ...절에 들어가서 3천배라도 드려야 하나. 그러면 나도 셔터버튼 감촉 따위 상관 않고 지낼 수 있을까? 무념무상의 경지, 어이!
이상. 하소연은 여기까지! 당신의 소니 카메라 셔터 버튼은 안녕하십니까! 응, 너님 카메라도 예외일 수가 없죠! 당신도 이제 나처럼 셔터 버튼 감촉만 확인하고 있을 테죠! 감염돼 버렸죠! 하하하! (짝!) ...소니, 쏘니! 미쳐가고 있어!
암튼 제 개인적으론
전원 온오프 더럽게 느리고, 전원 오프되면 뷰파인더로 아무것도 못보는 미러리스 카메라들은
전원버튼을 셔터위치에 달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수로 조작 잘못해서 전원 껐을 때
SLR들은 전원 꺼져도 파인더는 보이니까 전원 켜면서 부팅되는 동안 구도 잡으면 되는데
미러리스들은 아예 볼 수도 없어서 로스되는 타임이 너무 많이 커져요...
어떤 스위치던 실수로 잘못 조작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손가락이 잘 닿지 못하는 위치에 있는 게 맞아서
소니 DSLR시절에 있었던 위치나 캐논 DSLR 5시리즈급 이상의 위치(지금 사진의 R3 전원스위치 위치)에 있는게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전원버튼을 무리하게 셔터 위치에 다니까 셔터의 조작감도 구리고 고장날 가능성도 더 생기고 해서
생각난 김에 이야기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