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사진 각도 찾기
오늘은 ‘사진’ 이야기를 나눠 봅시다. 카메라 높이에 따른 인물 전신 사진의 분위기 변화!
식상한 주제일 수도 있다만, 아니, 나는 여전히 인물 촬영을 할 때 카메라를 어느 높이에 둬야 할지 혼란스러워. 카메라를 인물 눈높이보다 낮게 두자니 모델 시선이 마치 관람자를 내려깔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그렇다고 카메라를 높이 들어서 촬영을 하면 모델 다리가 짧게 나오고, 어렵네.
급한 김에 소녀상을 상대로 연습 해 봤거든? 우선 왜곡이 쉽게 드러나는 24mm.
조금의 높이차 때문에 사진 분위기가 확 달라지네. ..일단 촬영자 눈높이, 내 키는 178cm야. 찍기 가장 편해. 무릎 허리 쫙 펴고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되니까. 그런데 결과물을 보니 뭔가가 아니다야. 모델이 ‘꼬마’처럼 보여. 얼굴은 크게, 다리는 짧게, 귀욤귀욤하게. 오히려 귀여운 캐릭터를 연출하려면 ‘고각’으로 찍는 게 도움이 되려나?
난 모델 눈높이에 카메라를 둔 결과물이 가장 마음에 들어. 안정적이네. 그런데 모델 눈높이에 카메라를 두기 꽤나 까다롭더군. 만약 내가 170cm 모델을 촬영한다 쳐. 그럼 나는 꼿꼿이 선 상태에서 10cm 가량 몸을 낮춰야 하는데, 이게 무릎을 어중간하게 접어야 할지, 허리를 숙이듯 말 듯 할지, 정말 애매하더라고. 어중간해서 힘이 더 들어.
그럼 몸은 그대로 둔 체로, 카메라를 잡은 팔만 낮추면 되지 않느냐? ...가로로 촬영할 때는 가능해. 카메라를 촬영자 시선 아래로 두고, 카메라 LCD만 위로 기울이면 되니까. 그런데 세로로 찍을 때가 문제야. 인물 사진은 세로로 찍을 때가 많잖아? ... 안타깝게도 내가 쓰고 있는 카메라는 LCD를 세로로 기울일 수 없어... 소니 강아지아기! 제발 차세대 카메라부터는 후지 GFX 틸트 방식을 채택해 달라! (...)
한편 카메라를 모델 눈높이에 맞추었을 때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는데, 다리가 잘려.
소녀상보다 키가 큰 할머니 상. 할머니 눈높이에 카메라를 두면 다리를 담을 수 없더라고. 그래서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이러니 전신을 모두 담을 수 있긴 한데, 이제는 인물이 전체 사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작아. 이래서야 아무리 고화소 카메라를 쓴다 한들 인물 눈동자를 선명하게 살릴 수 없지 않을까? 나 눈동자성애자는 이 사태를 용납 못한다.
...내가 처음부터 잘못 생각한 걸까? 전신 촬영을 할 때, 카메라를 모델 눈높이에 맞춘다는 것 자체가 어리숙한 행위일까? ...어? 잠깐만! 카메라를 모델 눈높이에 둔다? 이 말인 즉, 모델 얼굴이 사진 정 가운데에 온다는 뜻이잖아? 결국 머리 위로 엄청난 여유가 남아돌고, 모델 전신을 사진의 50%만으로 담아야 한다는 뜻이네! ...죄송합니다. 이 단순한 사실을 저는 방금에서야 깨달았습니다. 따흑.
아무튼 그래서, 나는 차선책으로 ‘무릎앉아’ 촬영을 주력으로 쓸까 해. 무릎보호대만 차면 무릎앉아가 은근 편하걸랑. 그야 무릎보호대를 썼음에도 촬영 후에는 무릎이 시뻘겋게 일어나지만 말야. ..그래서 내 무릎앉아 높이는 124cm. 살짝 저각이지? 뭐,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
단, 무릎앉아 찍을 때는 모델님 시선이 문제야. 촬영자가 내려앉았으니 모델님 시선이 절로 아래로 올 거잖아? 이럼 모델이 카메라를 위로 올려다보듯이 노려보는 눈빛은 담을 수 없는 거 아닌가? 난 살짝 치켜든 눈빛을 좋아하거든.. 후우.. 난 모르겠어. ...머리가 복잡해서 뒤죽박죽 중구난방 떠들어서 죄송합니다.
이번에는 50mm!
24mm에 비해 왜곡이 덜 보이구나. 그러나 고각과 저각의 성향은 24mm랑 똑같구나! 50mm라고 해서 몸 편하게 내 눈 높이로 모델을 찍기보다는, 되도록 모델 높이에 카메라를 맞춰서 찍어야겠구나. 일반적으로는 말야.
왜곡만 고려한다면, 인물 전신을 찍을 때 24mm보다 50mm가 유리한 것 같아. ...그런데 지스타처럼 사람 많은 행사장에서는 50mm조차 쓰기 버거울 때가 많잖아? 50mm로 모델 전신을 담으려면 모델과 3미터는 간격을 둬야 할 터인데, 3미터? 확보가 어렵습니다. 인파에 휩쓸립니다. 민폐입니다...
아무튼. 모델 전신 담기, 일단 나는 무릎앉아 찍기, 그러니까 124cm 가량 높이에서 찍기로 했어. ...나야 인물 사진을 찍는다 해봤자 코스프레 모델님 정도니까, 웬만해서는 고각으로 ‘꼬마’마냥 모델을 표현할 일이 없을 것 같아. ...아닌가? 몇몇 앙증맞은 캐릭터는 일부러 고각으로 찍어야 하는가! 뭐지! ...횡설수설 죄송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전신이 아닌 상반신 사진을 찍을 때는 또 내가 선호하는 각도가 달라지더라고. 가령, 권학봉 님의 자료를 보면
이때는 난 고각이 좋아! 살짝 치켜드는 듯한 눈빛! ...어렵다야. 고각으로 찍으려면 아싸리 확실하게 높은 곳에서 찍어야 맛이 사나? ...그렇네? 반신이면 다리가 안 나오잖아? 고각으로서 얼굴과 가슴을 강조하고, 허리를 얇게 표현할 수 있잖아? 헤에!
이번에는 Manny Ortiz님 자료.
오티즈 센세 왈, 되도록 허리춤 높이에 카메라를 두지 말래. 허리 높이에 카메라를 두면 허리가 가장 강조되고, 가장 커 보이고, 이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진이 아니래. 호오... 그렇구나.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 커 보이게 하고 싶은 부분에 카메라를 가까이 위치시키면 정답인가? 그럼 카메라를 가슴에? (짝!)
이어서 얼굴 근접 사진.
세상에, 얼굴에서조차 카메라 각도가 영향을 꽤나 주네. 이번에도 난 ‘모델 눈높이’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어. ...여태 모델 턱을 작게 보이게 하기 위해 일부러 카메라를 높이 위치시켰는데, 잘못했구나. 의도를 갖고 고각을 유지했으면 몰라, 그냥 턱 깎으려고 카메라를 높이 드는 행위는 그만두겠소!
이상. 카메라 높이와 각도에 따른 인물의 느낌 변화를 알아봤어. 알아보기는 했으나 체득은 못 했어. 큰일 났다야... 평소 즐거운 장비 생활만 하던 녀석이 왜 뜬금없이 인물사진을 궁리하고 있냐면, 바로 다음 주 금요일, 4월 26일! 그분들이 부산 벡스코에 강림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도키도키하다능! 하악하악! (짝!) ...금요일 전까지 조금이나마 연습해야지. 그렇습니다.. 절 응원해 주십시오! 사진 왕창 찍어 오겠습니다! 행운의 여신은 초보에게도 미소 짓나니, 계속 찍다 보면 몇 컷은 건지겠죠!
다음 한 주도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부자 되세요! 여러분에게 축복 있으라!
This is the PERFECT Camera height for Portraits and HERE'S WHY. (youtube.com) (Manny Ortiz)
Ultimate Guide to Camera Angles: Every Camera Shot Explained [Shot List, Ep. 3] (youtube.com)
인물각도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