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결과는 냉혹한 법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옛일을 회상하지. 나의 시간은 점점 빠르게 흐르고, 어제에 거대했던 공간은 어느덧 익숙한 소경으로 바뀌었어. (...) 시작부터 웬 궁상이냐면, 내 몸이 늙어감을 숫자로 명확하게 통보받았기 때문이야. 청력과 시력이 점점 노쇠화 되고 있어.
우선 청력. 부산과학체험관에서 가청주파수 실험을 받아 봤는데, 이거랑 비슷한 거야.
난 1만 2천 헤르쯔만 되어도 소리가 안 들리더라고. 1만 2천 헤르쯔면 50대 수준의 청각이라래. 마음이 씁쓸해. 내가 노안일지언정 50대는 결코 아니란 말야. 믿어주세요. .,.왜 이렇게 됐을까? 그래도 나 청력 관리는 잘 해왔다고 생각했거든? 적정 음량 밑으로만 소리를 들어왔어. 그래도 노화는 어쩔 수 없는가...
뭐, 잘 됐어. 앞으로 굳이 1만 6천 헤르쯔 이상 초고음까지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이어폰이 살 필요가 없겠네. 아무리 이어폰이 찢어지게 고음을 재생한들, 내 귀가 그 소리를 담지 못할 테니까. 하하하! 즐겁다! ...즐겁다..
한편 시력. 작년에 측정한 바로는 왼쪽 눈이 0.5, 오른쪽 눈이 0.8 나왔어. 이미 나빴지. 양쪽 눈 시력차가 나는 부동시, 부동시의 우려도 있었고 말야. ..,그리고 최근 들어 시력검사를 다시 받았어. 마침 내가 올해 운전면허 적성검사 갱신년이더라고. 장롱면허가 벌써 10년을 맞이했다니, 시간 참 빠르다야.
그래서 운전면허 적성검사. 별 거 없더만? 신체장애 있는지 확인하고, 시력 일정 수준 넘기면 바로 통과더만? 1종 보통, 2종 보통은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고 말야.
그러나 난 인터넷으로 적성검사를 마무리 할 수 없었어. 시력이 미달이라 부적격자로 분류됐거든. ..다행히 교정시력, 안경을 쓰고 측정한 시력도 인정해 준다기에 급하게 안경을 맞추고 실력검사를 받았어. 집근처 다비치 안경점에서 1만 2천원에 맞췄습니다. 대한민국 안경점은 세계 제일!
그렇게 안경을 쓰고 측정한 내 시력은요, 좌안 1.2! 우안 1.0이 나왔어. 신기해! 시력이 더 나빴던 왼쪽 눈이 안경을 끼니 더 좋아지다니 말야. ...문제는 안경을 벗었을 때 시력. 간호사 선생님이 겸사겸사 안경을 벗은 상태에서도 시력을 측정해 주셨거든? 얼마 나왔게요? (...) ..좌안 0.3. 우안 0.7. 왼쪽 눈이 작년보다 0.2 더 떨어졌어. 후우...
이게 다 카메라 때문이다! 전자식 뷰파인더에 왼쪽 눈알을 들이미니 부동시가 와 버렸구나! 흑흑... 사실 작년부터 시력보호를 위해 뷰파인더 쓰지 말자고 다짐했건만, 그런데 카메라를 잡으면 어느새 눈을 뷰파인더 가져다 대는 걸 어떡해. LCD로는 사진 못 찍겠어. 으아아악!
그렇다면 왜 난 뷰파인더의 노예가 되었는가? ...대다수의 작가님들이 뷰파인더를 쓰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뷰파인더에 눈을 딱 붙이고, 카메라를 든든하게 양손으로 받치고, 삼각대 마냥 3방향으로 카메라를 파지했을 때 가장 안정적인 촬영 자세를 잡을 수 있으니까!
선생님들 원망하는 거 아냐. 떨림 없는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확실히 뷰파인더를 보고 사진을 찍는 편이 좋으니까.. 그런데 난 여러분께 감히 뷰파인더로 사진을 찍으라 추천 못 하겠어. 눈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까. 특히 요즘은 다 전자식 뷰파인더잖아. 눈이 더 빨리 나빠질 거야.
아무튼. 신체 곳곳이 점점 낡아가는구나. 상승곡선을 찍는 것은 혈압과 몸무게뿐이구나. 아참, 나 고혈압 판정까지 받았어. 수축기 혈압이 140으로 정상보다 20 더 높대. 흑흑... 그래도 나는 이런 나를 사랑한다! 아무렴! 여러분도 여러분 사랑하시죠?
끝으로 개운해지는 영상 보고 마무리합시다. 130살 먹은 재봉틀이 새롭게 탈바꿈 되는 영상! 언젠가 우리 유기체도 새로운 몸으로 복원될 수 있는 날이 올 것인가!
부산과학체험관 (pen.go.kr) (부산 동구 중앙대로 260번길 11)
[생로병사의 비밀] 712회 핫클립👀 - 나이가 들면서 왜 고음부터 못 듣게 되는 걸까❓ (youtube.com)
소리가 너무 작아서 안 들릴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