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해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4월 26일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대한민국 대표 축제 박람회’가 열렸어. 코스프레 팀 에이크라운이 행사에 출전했고, 이 몸 3일 모두 벡스코로 출동했다! 오늘은 행사 소회를 풀어보려고 해. 참고로 오늘 코스프레는
내 시간이 없어서 에반 님 밖에 찍지 못 했어... 죄송합니다. 변명하자면, 40분 정도 찍고 난 벡스코를 떠나야 했거든. 어쨌든.
첫째, 죄송합니다. 주변 분들에게 광공해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플래시 팡팡 터뜨렸습니다. ...변명하자면, 나 그래도 TTL-3, 이마저 고속 동조까지 켜가며 최소 발광량으로 터뜨린 거야! 내 눈에 직접 터뜨려 보고, 이 정도면 별 문제 없겠다 해서 터뜨린 거야! ...그래도 옆에 분들이 눈부시다 하셨어. 죄송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행사장에서 플래시를 안 터뜨리지 아니하지 아니하지 아니할 것입니다. (...) 대신 좀 더 효율적으로 터뜨리겠습니다. 옆으로 빛이 옆으로 새지 않도록, 그래서 옆 사람 촬영에 방해가 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내겠습니다. 이게 제 마지노선입니다. 어쩌라고. (짝!)
둘째, 또 죄송합니다. 행사장에서 ‘넙덕이’를 쓰면 안 됐습니다.
난 이 제품에 ‘넙덕이’라는 애칭을 붙였어. 싸지, 가볍지, 필 플래시용으로 제법 유용하지. 그러나 행사장에서는 쓰면 안 됐어. 넙덕이 특성상 플래시 머리를 세운 상태에서 다시 위로 14cm 가량 부채꼴로 올라가는 형태니까, 내 뒤에서 촬영하시는 분들 시야를 상당히 가렸나 봐...
변명하자면, 넙덕이 정도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세상에는 넙덕이보다 더 거대한 디퓨저들이 많잖아요. 인정? (...) 인정해! 일례로 로그 플래시벤더.
제가 로그 플래시벤더를 사용하지 않은 것을 감사히 여기십시오. (짝!) ...죄송합니다. 앞으로 여러 사람이 촬영하는 행사장에서는 넙덕이를 쓰지 않겠습니다.
그렇다면 직광을 쓸 거냐? 당연히 아니지. 디퓨저는 필수로 달아야 한다! 왜냐! 직광은 TTL-3조차 살짝 눈이 부셔. 이래봬도 내가 양심은 있어서 내 눈에 플래시 다 쏴보고 사용한다, 이 말이야. 모델님이 눈이 부시지 않도록 각별히 디퓨저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 말이야. ...단지 옆에 촬영자의 눈까지는 신경 쓰지 못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옆 사람의 눈부심도 조금은 신경 쓰겠습니다. 조금은요. 전 모델님 눈만 보호하면 됩니다. 어쩔. (짝!)
아무튼. 넙덕이나 플래시벤더처럼 플래시 머리를 편 상태에서 부착하는 디퓨저가 아니라, 머리를 꺾은 상태에서 그대로 장착할 수 있는 디퓨저를 알아볼 참이야. 최대한 뒷사람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디퓨저 말야. 미니 소프트박스 중에 F60RM2에 꼽을 수 있는 녀석이 있어야 할 텐데, 고민이네.
이상. 농담처럼 넌지시 풀었다만, 사실은 나 지금 뒷골이 서늘해. 괜히 민감한 주제 건드려서 욕바가지로 먹을까 봐. ...아니다. 어차피 먹을 욕, 확실히 먹는 게 낫지.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하해와 같은 도량에 제가 버팁니다! (짝!)
그 밖에 소감을 풀자면... 이번에 아이들이 행사장에 많이 왔거든? 사고 없이 무사히 치러서 정말 다행이야. ...한편 죄송함은 늘 갖고 있어. 모델, 촬영자, 관람객 모든 분들에게 말야. 카메라라는 게, 뭐랄까,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가 폭력적이잖아... 제가 무슨 얘기하려는지 이해하시죠?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해석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이제 남은 사진 분류하고 정리해야지. 사진을 정리하며 부디 절망과 후회가 아닌, 행복과 희망이 솟길 간절히 빌어. ...아참, 이번 행사는 에이크라운 측에서 직접 운영했어. 지스타 때랑 확실히 다르더라. 뭔가 좀 더 친숙한 느낌이랄까. 그러고 보니 모델님 명함을 획득했지롱! 미노 님과 튜나 님은 부산 코믹월드 때 받았고, 댱이 님, 웰 님, 에반 님은 이번 행사로 획득했어. 얼마나 기쁘게요. 자랑입니다. 모두 배아파 해 주십시오. (...)
..그, 잠깐 또 또 또 죄송합니다. 댱이 님이 치지직에서 방송을 시작하셨습니다. 이미 4월 25일 첫 방송을 하셨습니다. 난 그것도 모르고 별 이상한 소리를 해댔습니다. 댱이 님께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댱이 님께 그랜절 올리겠습니다... 진짜로 올렸습니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에이크라운 측에서 촬영자 배려도 해 주시고, 시간표 변동 사항이 생기면 즉각 통보해 주시고, 사인회도 열어주시고. 정말 좋았어. 반면 지스타는, 지스타 참가사 몇몇은, 내 불만이 그득그득 끓지만 말을 줄일게... 는 개뿔! 웹젠 망해라! (짝!) 내가 작년 웹젠 행사 진행을 생각하면 아직도 이가 갈려! (짝!) ...는 죄송합니다.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웹젠 뮤 아크엔젤, 바닥 확률 논란을 극복하고 대박 나십시오. 근데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던데요? (짝!) ...죄송합니다.
이상! 어제 시무룩했던 놈 치고, 3일차 행사 마친 놈 치고, 심지어 오늘은 오전만 코스프레 촬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놈 치고, 오늘 유달리 팔팔한 이유! 난 오늘 행복했기 때문이다! 인생에 뜻깊은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 소니센터 부산에서 주최한 경마 촬영 세미나!
참석했다! 내 인생 최초로 경마장에 가 봤다! 달리는 말을 보았다! 김현수 작가님과 만났다! 이 이야기는 내일 합시다! 모두 다음 한 주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부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