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해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공지 드립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2024년 4월 26일부터 4월 2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표 축제 박람회, 에이크라운 코스프레 촬영장에서 저는 잘못된 플래시 사용으로 주변 촬영자 여러분에게 피해를 드렸습니다. 플래시 빛을 주변분 눈으로 쐈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절대 이번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념하겠습니다. 한 번 더 죄송합니다.
평소보다 일찍 쇼를 시작했지? 오늘 원래는 내 생애 최초 경마장에 가서 말을 찍어 본 이야기를 털 계획이었으나, 아니, 원죄부터 고백하고 가야 해. 부끄러워서 어제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어. ...내가 어떤 잘못을 했냐면, 주변 촬영자분 눈에 플래시 직광을 쏘고 있었다!
난 범행 사실을 촬영 다 끝나고 나서, 행사장에서 민폐란 민폐는 다 끼치고 나서, 집에 돌아와 잠들기 직전에야 깨달았어. ...먼지 묻은 몸을 씻고, 3일 고생한 촬영 장비를 정비하고, 그렇게 이번 행사를 회상하면서, 왜 이번 행사에 유독 주변 분들이 내 플래시 빛이 눈부시다고 그러셨을까? 고민했지.
양심 고백할게. 처음엔 반발심이 더 컸어. 왜냐하면 내가 이전에 TTL-3이나 1/128로 내 눈에 쏴 봤거든? 비록 직광으로 때리면 눈알이 얼얼하다만, 난 디퓨저를 사용한단 말야. 디퓨저를 거치면 전혀 눈이 시리지 않았어. 내가 사용한 디퓨저는 일명 ‘넙덕이’.
그렇게 마음에 점점 철면피를 쓰기 시작했어. 고작 이 정도 광량이 뭐가 민폐란 말인가, 다들 괜한 트집이시네요! ..지금 되돌아보면 아주 양심 내놓은 발상이었지. 죄송합니다.. 그러나 그때는 알량한 억울함밖에 없었어. 뻔뻔한 불량심을 해소하고자 오밤중에 플래시를 꺼내서 내 눈에 다시 쏴대기 시작했다? 광량 확인할 겸, 정말 눈부신지 검토할 겸, 세상을 향해 분풀이 할 겸.
달밤에 플래시로 눈을 해치고 있을 무렵, 눈 주변이 점점 멀어갈 무렵, 순간 심장이 서늘해지는 깨우침을 얻었어. 아테나 여신의 부엉이가 내 위장을 할퀴고 간 듯 했어. ..,그때서야 난 깨달았어. 내 잘못을. 내가 미친놈이었다는 사실을. ..난 주변분들 눈에 직광을 날리고 있었던 거였다! 아아아악!
좀 전에 언급했던 대로 나는 이번 행사에서 ‘넙덕이’, 위가 개방되어 있는 플래시 디퓨저를 사용했어. 로그 플래시밴더도 비슷한 방식이지. 이 방식의 문제가 뭐냐면,
서서 촬영할 때는 괜찮아. 그런데 무릎을 숙이거나, 양반다리로 주저앉아서 촬영할 경우,
내 뒤에 서 있는 분, 옆에 서 있는 분 눈으로 직광을 날려. 맙소사... 난 몰랐어. 정말 이럴 줄 몰랐어.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데! 상식인데! 그런데 난 예상을 전혀 못 했어! 플래시벤더 류 제품을 고를 때 내가 걱정한 거라곤 내 뒤에 서신 분 촬영 시야각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정도였다고! ...제가 바보였습니다. 어리석었습니다. 상식을 모르는 놈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어. 정말 죄송합니다. ...난 왜 이렇게 당연한 빛의 흐름을 망각했을까. 왜 빛이 천장으로 흩어질 것이라고만 단순하게 생각했을까. 그게 아닌데! 천장반사로 가야 할 빛이 내 주변에 계신 분 눈으로 들어가는데! 강타하는데! 이걸 왜 난 생각 못 했을까. 아악! 존슨! (짝!)
고맙습니다. 이런 저를 용인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행사장에서 살아 돌아온게 기적입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에이크라운 팬 여러분, 행사장에 오신 모든 분들에게 그랜절 올리겠습니다. ...죄를 대속하고자 제 눈에 300회 1/128 직광 날렸습니다. 미약하나마 조금이나마 노여움을 풀어 주시길 간곡히 빕니다.
이제 행사장에서 플래시벤더류 제품, 그러니까 위가 뻥 뚫린 제품, 천장 반사를 일으키는 제품은 절대 사용하지 않을 거야... 그나저나 이런 사실을 누구도 내게 가르쳐 주지 않았어. 이게 다 선생님들 탓입니다. (짝!)
굳이 행사장에서 플래시벤더를 쓴다면 ‘소프트박스’킷까지 모두 구매해야겠어.
소프트박스 킷을 덧대면 적어도 직광을 주변 분들에게 쏴대는 일은 막을 수 있을 테니까 말야. ..그렇다고 내가 플래시벤더를 쓰겠다는 뜻은 아냐. 아무리 플래시벤더에 소프트박스킷을 장착한 들, 뒷사람 촬영 시야각을 방해하는 문제는 해결할 수 없으니까.
또 뭐가 있을까... 아! 바운스 카드!
바운스 카드는 많이 치명적인데... 바운스 카드야 플래시에 기본 내장되어 있을 만큼 대중적으로 쓰이는 장치이고, 고독스 V1처럼 원형 플래시에도 전용 바운스 카드가 나와 있을 정도잖아.
이렇게 된 거 바운스 카드를 쓸 때는 반드시 몸을 꼿꼿이 세운 상태에서 사용해야 하나? 그래야 주변분들 눈에 직광을 쏘지 않을 수 있나. ...는, 그런데 행사장에서 촬영에 집중하다보면 다 까먹어. 당장 앉고, 서고, 셔터 한 번이라도 더 눌러야 하는 상황에서 바운스 카드 신경 쓸 여유가 없을 거야... 푸아하... 에라이! 결심했다! 행사장에서 바운스카드 안 쓴다! 땅땅!
그러고 보니 맥모드 맥바운스도 좀 위험하지 않나?
글쎄다. 앞으로 살짝 꺾여 있는 덕에 괜찮을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해? (...)
살펴볼 겸 맥모드 맥스피어는 어떨까?
적어도 직광을 주변에 쏘는 일은 없을 테지만, 그래도 너무 광범위하게 빛을 뿌리는데? 이 역시 주변 촬영자의 시선을 방해할까나? ...어렵네. 난 판단 못 하겠어. 난 눈알을 카메라 뷰파인더에 처박고 촬영하는 터라, 주변에서 빛을 터뜨려도 인지를 못 해. ...잠깐, 그래서 이번 사태가 터졌구나! 내가 터뜨리는 플래시조차 내가 인지를 못 했으니까! 아악! 반성합니다..
여하튼. 행사장에서 사용하기 그나마 덜 민폐인 디퓨저를 찾아내야만 해. 일단은 무난무난한 소프트박스 형태를 고려하고 있어.
빛을 정면 모델을 향해서 발사하지, 플래시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장착하는 터라 비교적 뒷사람 시야를 방해하지 않지, 어때? 괜찮지? (...) 에휴, 결국 돌고 돌아 미니 소프트박스로 회귀했구나. 뭐 괜찮아. 필 플래시로 빛을 활용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빛의 방향과 각도는 포기했어.
문제는, 내가 사용하고 있는 소니 HVL-F60RM2에 장착할 수 있는 미니 소프트박스가 희소하다는 거야. F60RM2 플래시 머리가 커서 미니 소프트박스에 들어가질 않아. 몇몇 소프트박스로 실험을 해 봤거든? SMDV 제품 안 들어가고, JJC 안 들어가고, 알리발 중국제 노브랜드 안 들어가고, 큰일이네... 이렇게 된 거 구멍을 칼로 째서 써야 하나....
맘 같아선 맨프로토 이지박스 조 맥날리 버전을 쓰고 싶다만.
너무 크다야. 뒷사람 시야 가리는 것 동시에 내 렌즈 앞까지 막을 지도 몰라. 거기다 무진장 비싸. 14만원이 넘던데! 에라이!
이상. 플래시 디퓨저로 내가 몇날 며칠을 고민한지, 우리 칼린쇼 애청자들은 아시죠? ...넙덕이가 내 구세주일 줄 알았어. 헌데 아니었네. 행사장 민폐남으로 등극했을 뿐, 흑흑... 끝으로,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한 번 더 그랜절 올리겠습니다. 행사장에 오신 모든 분들께 사죄의 인사 올립니다. ...제 눈에 플래시를 더 터뜨릴까요? 100번 더 터뜨리겠습니다. ...터뜨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소니 F60RM, F60RM2에 장착할 수 있는 미니 소프트박스 찾습니다.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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