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S9 비판하기
어제였지. 파나소닉이 신제품을 출시했어. 루믹스 S9. 일단 간단히 사양 확인하시고.
가격은 카메라 본체 단독이 1498달러, 20-60mm F3.5-5.6 번들킷이 1800달러.
1498달러면 오늘자 1361원 환율로 204만원이고, 여기에 각종 세금이 붙어서 최종 정식 발매가는 230만 원 정도가 될 것 같아.
아무튼 나는 S9에 매우 비관적인 입장이야. 내가 왜 S9을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그 이유를 차례차례 풀어볼게.
첫째, 오직 전자식 셔터만 있다. 적층형 센서도 아닌데! ..너무 치명적인 단점이라 한탄밖에 안 나와. 전자식 셔터만 있는 게 왜 문제냐면, 우선 줄무늬 증상.
광량이 낮은 환경에서, 일정 셔터속도 이상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시, 결과물에 줄무늬가 생겨. 센서 읽기 속도가 비교적 빠르다는 적층형 카메라조차 셔터속도 1/400초 이상이면 줄무늬가 생기거든? 하물며 일반 센서를 채용한 S9은 더 느린 셔터속도에서부터, 더 선명하게 줄무늬가 나타날 거야.
이 말인 즉, S9에는 조명 쓰지 마라! 정 어둑한 실내 카페에서 촬영하려면 셔터속도를 꾸역꾸역 낮춰라. ..당연 플래시를 쓰기도 극도로 어려울 거야. 플래시 동조속도가 1/10초는 나올까? (...) 황당한 점, 파나소닉도 자기들 치부를 알아서인지, 사양표에서 플래시 항목을 아예 비워두었어.
둘째, 상단 슈, 카메라와 전기적 접점이 있는 ‘핫슈’가 아니다. 그저 모양만 슈인 ‘콜드슈’다.
이로써 S9은 만천하에 선포한 거야. S9은 플래시를 감당할 여력도 안 되고, 플래시를 꼽을 장소조차 없다! ...플래시만 못 꼽게요. 전자식 뷰파인더 또한 S9에 꼽을 방법이 없지.
슈 이야기가 나온 김에, 다른 부분도 살펴보자고. 우선 좌측. 오직 마이크 단자만 있어.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현재 녹화하고 있는 소리를 청취 할 수 없어. ...뭐, S9으로 현장소리까지 확인하며 녹화하진 않을 테니까, 그러라고 만든 카메라가 아니니까, 이 부분은 넘어가겠습니다.
우측에는 10Gbps USC C와 ‘마이크로 HDMI’ 단자가 뚫려 있어.
내 마이크로 HDMI는 못 넘어가겠다! 아래위로 널린 게 공간인데, 왜 저 조박만한 마이크로 HDMI를 채택했는가! 걸핏하면 단자 부러지고, 고장 나고, 어이! 아무리 경박단소를 목표로 한카메라지만, 기본은 지키고 나서 경량화를 해야지!
셋째, 파나소닉치고 영상촬영 능력이 그저 그런 것 같다. (...)
그럴 게, 4K는 최대 30P밖에 안 돼. 이마저 크롭이었던가? ...비트레이트 역시 150Mbps로 살짝 아쉽고. ...하지만 S9에는 이 정도 단점은 아무것도 아닌 약점이 도사렸으니,
넷째, 영상 녹화시간 제한! 6K 10분! 4K 15분!
어처구니가 없다. 2020년 이전으로 시대가 역행한 기분이야. ..물론 파나소닉이 급 나누기를 위해 일부러 녹화시간 제한을 건 것 같지는 않아. 그 보다 기술적 문제, 발열을 해결할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제약을 둔 것 같아. ...잠깐, 이럼 파나소닉에게 더 치욕적인 일인가? 발열 하나 제대로 해결 못 해서, 15분 속사의 카메라를 세상에 내놓으면 어쩌자는 거야! (짝!)
다섯째, S9에 어울리는 렌즈가 생각보다 드물다. (...) 내 이번에 L마운트 경량 렌즈를 살펴봤거든? 시그마에서 나온 200그램대 F2.8 몇몇 렌즈가 보인다만, 그 이상의 초경량 렌즈는 찾을 수 없었어.
다행히 S9 출시와 함께 18-40mm F4.5-6.3, 그리고 26mm F8이 같이 나온다는데,
F8은 너무하지 않니? 대낮에 야외에서 찍는 거 아닌 이상, 이 어두운 조리개를 감당할 수 있을까? ...특히 S9은 조명을 사용할 수 없는 카메라잖아? 어쩌자는 거지? ...아! S9과 26mm F8 렌즈로는 태양 빛나는 곳에서만 찍으라는 뜻이구나? ...혹은 삼각대 세워서 느린 셔터속도로 찍거나? ..는 근데 S9에 삼각대를 달기엔 거시기한데. 이 가벼운 카메라를 들고 그 무거운 삼각대를 짊어지라고? 안 될 말이지.
이상, 파나소닉 S9에 대해 내 비관적 시각을 털어놔 봤어. 사실 지적하고 싶은 점이야 더 많아. 이를 테면 소형화를 위해 버튼 및 조이스틱을 빼버린 점이나, 뷰파인더가 없는 것도 난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야. 허나 S9의 취지, 가볍게 들고 찍을 수 있는 카메라란 점을 고려해서 더 이상 따지지 않으려고.
그래서 S9은 누구를 위한 카메라지? 작고 가벼운 풀프레임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원하는 사람? ...은, 난 잘 모르겠어. 렌즈교환식 풀프레임 치고 S9은 깊이가 너무 얕아. (...) 그러니까, 사용자의 발전을 가로막는 카메라랄까? 센서 크기만 풀프레임일 뿐 여타 기능은 똑딱이보다 못 해. (짝!) S9으로 조명을 칠 수 있길 하나, 플래시를 쓸 수 있길 하나, 그렇다고 영상은 녹화시간 제한에, 롤링 셔터 증상에, 뭐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으니까.
그렇다면 아싸리 자동에 특화된 카메라면 좋겠다만, 그건 또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이번에 파나소닉에서 대대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LUMIX LAB LUT 기능.
카메라에서 LUT을 바꾸고, 분위기를 바꾸고, 여기까지는 좋아. 그래서 LUT만 손보면 브이로그가 완성되나? 아니잖아! 지금 폰으로는 실시간 즉석 성형을 하는 마당에! 적어도 DJI ‘글래머’ 같은 기능을 넣었어야지. 인정? (...)
끝으로 경쟁품을 살펴보자고.
쓰읍, 가격 빼고 썩 끌리는 점이 없는데? (짝!) 소신발언! 난 차라리 AF를 포기할지언정 시그마 FP가 더 끌린다!
여하튼, 난 파나소닉 S9의 의의를 모르겠어. ..글쎄다, 내가 너무 꼰대스럽게 S9을 평가한 걸까? ..그렇다하기엔 사실 걱정부터 돼. S9의 깜찍한 외모만 보고, 그럴듯한 LUT기능만 보고, 풀프레임 상징성만 보고, 덜컥 장비 입문자분들이 S9을 지르실까봐... 에라이! 이렇게 된 거 본심을 드러낼게! 난 S9을 평가절하 한다! 함부로 사면 안 되는 카메라! 이도저도 아닌 카메라! 파나소닉의 재고떨이! (짝!)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지금 나보고 경박단소 렌즈교환식 풀프레임을 딱 하나 고르라고 한다면... 소니 a7CR에 40mm F2.5 G렌즈? ...아니, 난 a7s 1세대에 35mm F2.8 자이스를 고르겠소!
오해하실라. 순전히 내 개인적 경험 때문에 a7s를 고른 거야. 절대 여러분께 추천할 수 없는 카메라야. a7s가 나온 지 10년이 넘은 카메라니까, 언제 고장 날지 모르거든. 서비스센터에서마저 수리를 거부할 지도 몰라. 교체 부품이 없어서...
그런데도 난 왜 a7s에 35mm 2.8 자이스를 골랐는가! ..추억 때문이야. 카메라와 렌즈 총합 609그램.. 진퉁 1200만 화소가 보여주는 특유의 느낌! ..거기다 1세대 기계식 셔터는 유독 우렁차거든. 철컥! 셔터 손맛이 찰집니다. ..그리고 35mm 2.8 자이스 파란방패! 이것이 감성! ...지금은 중고로 쳐분 했다만, 항상 새록새록 떠오르는 조합이야.
워워, 개인 감상은 그만! 내 말만 듣고 a7s 사는 건 절대 비추야! 파지감 꽝에, 움직이는 물체는 AF로 잡을 수 없어! 거기다 NP-FW50 배터리 악명은 자자하니까. 예비 배터리를 항상 들고 다녀야 합니다. ...그래, 현실적으로는 a7CR에 40mm F2.5 G가 최고일 것 같아! 그런데 a7CR은 비싸니까, 대신 a7C2? a7C2도 비싸긴 마찬가지인가...
아참, 아무리 작고 귀여운 카메라라 한들 결국 거추장스러운 건 매한가지다? (...) 진짜야! 무겁지, 공간 차지하지, 한 손 못 쓰지, 얼마나 불편하게요. ...그리고, 아무리 작고 귀여워봤자 카메라는 폭력적이었어. 카메라를 향한 경계의 눈빛을 결코 지울 수 없었거든...아잇, 뭔 애기하다 주제 넘는 소리를 하고 있담.
그래서 파나소닉 S9! 전 강력하게 비추천합니다! (짝!)
LUMIX S Full Frame Cameras DC-S9 - Panasonic UK & Ireland
The Panasonic S9 is Small, Pretty, and Utterly Baffling (youtube.com) (PetaPixel)
고속 싱크로 촬영 중 화면에 밴딩이 나타남 | 소니 미국 (sony.com)
Compare Panasonic S9 vs Sony A7C II vs Sony ZV-E1 vs Sigma fp (bhphotovide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