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로 LED 전광판 대응하기
오늘은 코스프레 행사장 사진 촬영에 대해 떠들어 보겠습니다. 더 정확히는 행사장 환경에 따른 대응책! 난 어떻게 카메라 설정을 바꿔야 할 것인가! ..마침 내일 진주시 경상대학교에서 행사가 열리는 터라, 오늘 미리 고민해 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말이지.
우선 행사 공지 확인하시고,
자세한 촬영 시간표는 알 수 없었어. 본 행사인 이스포츠 경기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열린다니까, 그 사이에 드문드문 포토타임이 있을 것 같아.
장소는 경상대 100주년 기념관. 그런데 100주년 기념관이 좀 넓어야지. 정확히 어디서 촬영회가 열리는지 모르겠어. 내 몇몇 장소를 추측해 봤거든?
첫째, 100주년 기념관 야외!
한낮 30도에 달하는 땡볕에서 촬영회가 열릴 것 같지는 않아. 그러나 혹시 모르잖아. 홍보 측면이나 시민과의 소통 면에서는 의외로 야외에서 코스프레를 펼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태양이 내리쬐는 곳에서 사진을 찍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림자가 칼같이 떨어지고, 강렬한 대비가 나타나겠지? 그렇다면 플래시를 쓰더라도 굳이 디퓨저를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그리고 조리개. 빛이 워낙 풍부해서 조리개를 최대개방으로 놓고 썼다간 과다노출이 될 것 같다야. 조심해야지.
둘째, 1층 현관?.
호오, 유력하구나. 코스프레 촬영에 쓰라는 듯한 공간이 있구나. 이 경우 배경지가 어떨지 궁금해. 사진처럼 이스포츠 경기장 홍보 문구가 들어갈지, 아니면 단색일지, 혹은 ‘에이크라운 배경지’일지.
내가 왜 배경지에 신경을 쓰냐면, 배경지에 따라 보정 난이도가 달라지거든. 예를 들어 보정하기에는 단색 배경지가 제일 편하지. 이음새 없는 배경을 ‘호리존’이라던가? 싸이크로라마 월? (Cyclorama wall)
반대로 에이크라운 배경지는 보정 난이도가 높아.
포토샵에서 픽셀유동화를 넣기 정말 조심스러워. 가슴을 키우고, 허리를 줄이고, 그럼 배경 벽돌이 대번에 공간왜곡을 일으켜. 물론 보정 잘 하시는 분들은 이마저 손쉽게 극복하시겠지만, 난 아냐. 난 손이 떨려. 그러니 내심 에이크라운 배경지는 피하고 싶어... 는, 아니! 이런 나약한 자식! 에이크라운 배경지? 오히려 좋아! 부족한 내 보정실력을 증진시킬 기회다! 이번 행사도 에이크라운 배경지어라!
셋째, 14층 스튜디오.
흰색 천장에다, 높이가 낮고, 거기다 큼직한 형광등이 달려 있어서 조명 조건이 좋을 것 같아. 거기다 커다란 조명장치가 따로 또 있네? 빛은 여기가 최고일 것 같은데? ...하지만 시민들과의 접촉면에서 불리할 것 같아. 시민 분들이 14층까지 올라오셔야 하니까.
말 나온 김에, 카메라 든 찍새로서 시민께 항상 죄송한 마음이야. 나란 놈이 시커먼 카메라 들고 모델 앞에서 셔터를 누르고 있는 터라, 일반인 여러분은 촬영장 근처에 접근도 안 하시는 경우가 종종 생겨서 말이지. 내 아무리 마음속으로, 전혀 그럴 실 필요가 없습니다! 맘껏 모델님과 사진 찍고 가세요! 외치고 싶다만, 어렵네... 그럼 내가 카메라 안 꺼내면 되는데, 응, 그럴 수는 없다! 나는 찍고 싶다! 어쩔! (짝!) ..죄송합니다.
넷째, 15층 카페!
남강이 보이는 카페래. 난 여기 분위기가 제일 마음에 들어! 여기서는 자연광을 십분 활용해서 찍으면 좋겠다야. 될 수 있으면 모델과 야외 풍경을 같이 담는 방법도 구상해야겠어. ...는, 역시 이곳도 접근성이 거시기하구나. 거기다 카페 장사하는데 방해가 되니까.
다섯째, 1층 주무대!
주무대에서는 주로 경기가 치러지겠지만, 그래도 잠깐이나마 여기서 코스프레 촬영회를 열지 않을까? 내가 모델이라면 경기가 모두 끝난 후 늦은 시각에라도 기필코 주무대에 서고 싶어.
그럴 게, 천장을 가득 채운 조명 봐봐. 크흑! 모든 조명이 ‘플리커 프리’라 믿어 의심치 않아. 아무렴. 경기장 짓는데 100억이나 썼다는데, 당연 플리커 프리 조명이겠지. ..조명이겠지? 에이, 혹시나 플리커 뜨면 내 실망을 금치 못할 거다. 공사비 빼 먹었다고 의심할 거다! (짝!) ..참고로 그 고급지다는 부산 엘시티, 전망대 조명이 플리커 프리가 아냐. 캬하하!
한편 무대 뒤를 가득 채우는 LED 화면이 신경 쓰여. LED 전광판이 사진에는 독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더라고. 이를테면 자글자글 ‘모아레’ 현상.
촬영 각도를 변경하거나, 혹은 얕은 심도를 통해 모아레를 줄여야 한다고 해. 아니면 보정으로 펴거나.
색이 뒤틀릴 수도 있지.
SLR클럽 [D5&R5]OliViA 님이 찍은 사진입니다. ...LED 전광판에 따라 RGB를 한 번에 송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대. 인간의 눈은 빨강, 초록, 파랑이 시간차를 두고 나오더라도 자연스럽게 색을 섞는다만, 카메라는 사정이 다르지.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카메라는 적나라하게 전광판 색상을 담아버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카메라 셔터 속도를 최대한 늦추래. 1/60 정도면 색 뒤틀림이 나타나지 않는다는데, 이럼 또 셔터속도가 너무 느리잖아? 아무리 숙련된 모델이더라 하더라도 호흡을 하고, 몸을 떨고, 눈을 깜빡이는데, 1/60초로 찍었다간 흔들린 사진이 나올 거야. 쓰읍... 난 믿어. 경기장 짓는데 100억이나 사용했으니까, 전광판 또한 RGB를 동시에 뿜어내는 고급일 거라고! 진주 시장님! (...)
LED 전광판의 또 다른 문제. 줄무늬가 생겨.
23년 지스타 웹젠 부스 사진이야. 대체 이 줄무늬들은 뭘까? 플리커인가? 모아레인가? 아니면 LED 광원의 단차인가? 아시는 분? (...) 이 증상 역시 셔터속도를 느리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흐음...
그렇다고 내가 셔터속도를 낮출 거냐면, 아니! 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인물 촬영 시 셔터 속도를 1/500 이하로 낮추지 않는다! 왜냐! 그냥 내 취향이다! (...) ...아잇, 내 똥고집을 버려야 할까.. 알았어. 이번에는 셔속 1/200 이하로 찍어 볼게.
이상! 내일 촬영을 앞두고 상황별 대처를 상상해 봤어. 부디 내일 무탈하게 촬영할 수 있길 바라면서, 모두 내게 힘을 빌어줘! 사진 많이 찍어 올게! 끝으로 무려 진주특별시 공식 영상, 진주 맛집 탐방하는 귀멸의 칼날 ‘네즈코‘ 보며, 오늘은 여기까지.
‘제3회 진주시장배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 오는 15일 개최 - 경남뉴스투데이 (knnewstoday.co.kr)
진주에 ‘경남 e-스포츠 경기장’개소..전국 네 번째 상설경기장 (youtube.com)
플리커 - 나무위키 (namu.wiki)
LED 화면의 모아레 현상을 해결하는 3가지 방법 (onedisplaygroup.com)
LED 전광판..?을 촬영했는데 색이 뭔가 너무 비정상적으로 깨지네요 ㅠㅠ 무슨이유일까요 - SLR클럽 (slrclub.com)
코스프레 모델 팀 에이크라운 - South Korea Cosplay Team Acrown | Facebook
여돌 팬싸장 가서 포토타임 가졌을때 찍은 경험들로는 대충 1/200~1/320정도로 잡고 찍었네요. 1/200정도만 되도 제 손때문에 모션 블러 생길 일은 없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