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사업을 꿈꾸다
여러분은 언제 마지막으로 목욕탕에 가 봤어? 난, 기억이 안나. 그 만큼 오래됐어. 그나마 목욕탕 비슷한 곳에 간 경험을 말하자면, 재작년에 친구와 부산 해운대 신세계 센텀 스파랜드에 가 본 게 마지막이야.
목욕탕이라? 난 사춘기 이후에는 거의 가지 않았어. 왜냐하면 부끄러우니까. 왜 그때는 민감한 시기잖아. 고추에 털만 나도 부끄러웠던 시절, 앙? ...어른이 되어서는 부끄러움을 극복했다만, 이제는 ‘세균’걱정 때문에 대중탕을 꺼리게 돼. 공용 수건에, 공용 바닥에, 여러 사람이 쓴 탕에 내 몸을 맡기기 꺼리침해서. 나도 내가 이렇게나 하남자인 줄 몰랐어. 꼬꼬마 시절에는 온탕에 잠수해서 얼마나 눈 오래 뜨고 있는지 도전했던 용자였건만, 그깟 세균 배웠다고 이제는 나약해졌어. 야너두? (...)
시작부터 웬 목욕탕 이야기냐면, 동네 목욕탕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거든. 일례로 부산은 2000년에 1260개였던 목욕탕이 올해 5월에는 687개로 줄었대. 물론, 목욕탕 준 게 어때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는 게 어때서? 라고 물으시면 할 말이 없다만, 뭐랄까.
목욕탕은 몸을 씻는 곳 이상의 공간이더라고. 집에 샤워 시설이 없거나, 온수가 안 나오거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목욕탕에 가야만 하는 분들이 계셨어. 솔직히 난 이 진실을 코로나 시기를 거치고 나서야 알았어.
기억나? 코로나가 한창 유행했을 때, 식당마저 인원 제한에 들어갔을 때, 이상하게 정부가 목욕탕은 막지 않더군. 난 이해할 수 없었어. ..목욕탕이야말로 감염에 노출된 곳 아닌가? 몸 씻느라 마스크조차 제대로 쓰지 못할 터인데?
하지만 정부가 괜히 목욕탕은 예외로 두는 게 아니었지. 목욕탕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분들을 위해 열어놓아야 한다... 나 그때 진심으로 부끄러웠어. 딴에 세상을 알고, 가난을 안다고 생각했던 나였건만, 실상은 입만 번지르르 떠벌리는 놈이었지. 난 세상을 제대로 몰랐어. 모든 집에 욕조가 있다고 착각했어. 반성합니다.
워워.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몸을 씻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목욕탕은 유지되어야 하지 않을까? 국가가 나서서라도 말야. ...아잇, 또 나는 사회 시설의 국영화를 부르짖는구나. 그래서 어쩔! 나라가 이 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나저나 요즘 목욕탕 입장료 얼마인지 아시는 분? (..,)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대략적인 가격이 나오던데,
내 고장 부산 기준 8천원이구나. 제법 비싼 걸. 더더욱 목욕탕에 가고 싶지 않은 걸. (짝!)
딴에 목욕탕의 고급화 전략을 상상해 봐. 나 같은 소심이를 위한 1인 1탕 구조! 어때? (..,) 아니면 선남선녀를 위한 2인 혼탕은 어떨까! (짝!) 농담 아냐! 나 진지해. 커플들이 모텔에서 대실로 그 잠깐 사랑을 나누는 것 보다야, 혼탕에서! 어차피 옷은 다 벗을 거잖아! 서로 등 밀어 주고, 젤리 듬뿍 쏟아도 걱정이 없어요! 거사 치르고 나서는 시원하게 바나나 우유 마시고, 얼마나 좋아. 이러면 출생율 마저 치솟을 거다. ...잠깐 이거 일본에 그거랑 똑같은가? 소프랜드? (짝!)
...알겠습니다. 멍멍이 소리 그만하겠습니다. 그래도 솔깃했죠? 내 구상은 창대하나, 그것을 실현할 자본이 없는 게 통탄이로다. 저랑 혼탕 사업 해 보실 분! 끼요옷!
숙박시설에 부속된 목욕시설은 법령에 제외되어
모텔등의 욕탕에서 연인끼리 부대 끼즌 말던 상관없지만
목욕업이 주인 시설은 법령에 따라 풍속을 저해하는 행위나 영업이
이뤄질경우 관계 시나 군기관의 명령하에 영업제한 할수있다네요
즉 목욕업은 목욕만 하게 해야하고
이를 관리자 즉 영업주가 관리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연인끼리 와서 2인실이든 뭐든 끌어안고 옷만 벗어도 영업정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