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R1이 선사한 경외 (소니 이대로 괜찮은가)
평온한 일요일 저녁 보내고 계신가. 여기 부산은 무더위가 시작됐어. 살려줘.
아무튼.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소니 a9m3! 이대로 가서야 쓰겠는가! 소니는 a9m3의 파지부를 개선해야 한다! 또, AF를 개선해야 한다!
우선 파지부 설계.
부산 소니센터 매장에서 찍어 온 a9m3 파지부 모습이야. 스트랩 연결용 삼각고리가 옆으로 톡 튀어나왔지? 바로 이거였어! a9m3를 잡았을 때 불편했던 이유! 삼각고리가 손바닥 및 손가락을 찔러! 동선을 방해해!
반면 이전 기종, 예를 들어 a1의 경우,
삼각고리를 아래로 완전히 붙일 수 있어. 그렇기에 a9m3보다 편안하게 카메라를 잡을 수 있어.
물론 삼각고리를 쓰지 않는다면 문제될 거 없지. 픽디자인이나 블랙래피드 같은 스트랩은 삼각고리를 쓰지 않아도 되니까, 그들 제품을 사용하면 되지. 하지만 모든 소비자가 사제 스트랩을 사는 건 아니잖아? 많은 분들이 기본 스트랩을 사용할 터인데, 그런데 카메라 파지부 설계를 이따위로 하면 어쩌자는 거니! 이럴 거 차라리 파지부 은색 돌기를 없애 버려라!
한편 a9m3 은색 돌기가 45도로 누워 있기 때문에,
몇몇 핸드그립 스트랩은 a9m3에 장착할 수 없을 것 같아.
대표적으로
JJC라든지, 스파이더 프로 핸드 스트랩이라든지, 소위 ‘베이스 플레이트’를 카메라에 연결해야 하는 스트랩들은 a9m3에 연결할 수 없겠는 걸.
그나저나 내가 왜 사지도 않을 a9m3 파지부에 이렇게까지 민감한 반응을 보이냐면, 앞으로 나올 대다수의 소니 풀프레임 카메라가 a9m3 외관 기반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야. 소니의 외장 우려먹기야 유명하지 않습니까.
부디 소니여! 다음에 나올 카메라는 파지부를 개선해서 내놓아라!
다음 AF. 난 a9m3의 AF에 감탄 했었어. 광고에 나오는 이 장면을 보고 말야.
어두운 환경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체조 선수의 눈을 포착하다니! 대단하다! 역시 소니! AF만큼은 최고구나!
그러나 역사는 바뀌었다. 캐논 R1이 AF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었다.
그래, 이게 AI지. 어지러이 움직이고 있는 농구 선수들 사이로 정확히 주 대상을 추적하는 AF. 이 정도는 돼야 AI AF라 할 수 있지.
이실직고 할게. 소니의 AI AF? AI가 맞긴 한 건가! (짝!) 내가 a9m3는 충분히 체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논외로 칠 게. 그러나 AI AF가 들어갔다는 a7R5, a7C2, a7CR. 이들 카메라로 AF를 실험해 봤을 때 별 발전을 느끼지 못 했어. 여전히 복잡한 배경에서는 AF가 왔다갔다 정신을 못 차리고, 추적AF는 도중에 끊어지기 일쑤고, 사람 눈이 아닌 속눈썹에 초점을 맞추고!
소니는 지금 당장 AF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중국 해커를 모시든, 애플 기술자를 고용하든, 캐논 개발진을 납치하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AF의 최고봉을 탈환해야 한다! 최신 공정 프로세서를 도입하고, 혁신적인 AF 알고리즘을 도입해야 한다! AF마저 밀린 소니 카메라를 그 누가 쓰겠는가! 난 안 써! 너도 안 써!
어쨌든, 캐논 R1을 보고 두려움마저 느꼈어. 괜히 캐논 이찌방이 아니구나. 소니가 날고 기어봤자 캐논 손바닥 안이구나. 그야 소니는 a9m3에 글로벌 셔터 센서를 집어넣었다만, 이 부분은 소니가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a9m3의 글로벌 셔터보다 캐논 R1의 미친 AF가 더 충격이었어.
그렇습니다.. 더운 날씨에 이렇게까지 열 낼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열변을 토했네요. 나도 어쩔 수 없는 소니 카메라 사용자인가 봐. 평소 소니를 그렇게 힐책했건만, 정작 진짜 위기가 닥쳐오자 소니 앞날을 걱정하니 말야.
이상. 다음 한 주도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부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