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카메라 AF 설정 관련 소소한 팁
토요일, 여지없이 카메라 이야기를 해 봅시다. 오늘 주제는 바로, 소니 카메라를 처음 사용해 보는 분들을 위한 소소한 팁.
우선 지난주에 김현수 작가님이 공연 행사 사진 관련 강의를 진행하셨거든. 그때 나온 AF 관련 팁이야. 보통 공연 행사 촬영 시에는 ‘AF 얼굴 눈 우선’을 향상 켜놓고 촬영하는 편이거든?
그런데 얼굴 눈 우선을 켜 놓을 경우 의도치 않은 사람에게 초점이 맞는 경우가 생겨. 이 경우처럼.
촬영자가 돌아선 앞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고 싶은데, 카메라는 뒷사람 얼굴을 인식해서 그쪽에 초점을 맞추었지. 이때 등을 돌리고 있는 앞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려면 ‘AF 얼굴 눈 우선’을 끄면 된다!
그럼 카메라는 무조건 가장 앞선 사람에게 초점을 맞춘다. ...간단하다면 간단한 팁이다만, 아니! 난 여태 행사 사진을 찍을 때 ‘AF 얼굴 눈 우선’을 끈다는 사고 자체를 못 했어. 고정관념 타파! 김현수 작가님 고맙습니다.
그럼 김현수 작가님이 알려주신 팁을 사용할 것인가? 나는 아냐. 나는 못 해. 왜냐하면 해당 팁을 행사장에서 즉각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AF 얼굴 눈 우선’ 기능을 카메라 버튼 중 하나에 할당을 해야 하니까. 그래야 일일이 메뉴 찾아 들어가는 일 없이 버튼 한 방에 얼굴 눈 우선 기능을 켜고 끌 수 있으니까.
문제는, AF 얼굴 눈 우선 기능을 할당할 여유 버튼이 없다! 내 경우는 이미 모든 버튼에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할당해 둔 터라, 더 이상 새 기능을 넣을 자리가 없어. ...그렇다면 행사 사진 찍을 때만 기능키 할당을 살짝 바꾸는 건 어떠하냐? 이것도 애매한 게, 난 이미 나만의 버튼 배치에 손이 익어버렸걸랑. 마치 키보드를 외운 것 마냥. 따흑.
버튼 및 기능키 할당에 대한 얘기가 나온 김에, 난 렌즈 버튼에는 중요한 기능을 할당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모든 렌즈에 버튼이 달려 있지 않으니까. 자기는 버튼 달린 렌즈만 쓸 거다! 다짐하더라도 사람 앞날은 알 수 없다고. 언제 어디서 버튼이 달려 있지 않는 렌즈를 쓰게 될지 모른다고.
버튼이 없는 렌즈라면 대표적으로 28-60mm F4-5.6 신번들렌즈.
그리고 몇몇 렌즈는 버튼이 달려 있음에도 누르기 버거울 것 같아. 가령 400GM, 600GM!
2KG이 넘는 렌즈를 드는 동시에 저 앞단에 단추를 누르려면 손가락이 꼬이지 않을까? 물론 400GM, 600GM이 흔한 렌즈가 아니다만, 난 아직 실물을 구경조차 못 해봤다만, 그래도 사람일이 모르잖아. 우리도 400GM, 600GM 쓸 날이 올지도 모른다! 로또 1등 기원!
아참, 버튼에 기능을 배치할 때는 세로그립 장착 유무도 고려하는 편이 좋았어.
세로그립을 장착한 상태에서, 세로 사진을 찍을 때, 뒷면 다이얼을 조작하려면 손가락이 잘 안 닿았어. 그런데 여기에 촬영 시 자주 쓰는 기능을 배당해 놓았다면 불편할 거야.
다시 AF 이야기로 돌아와서, 나는 김현수 작가님과 살짝 다른 방식으로 인물의 뒷모습을 잡아. 우선 나는 초점 영역을 ‘스팟’ 아니면 ‘확장 스팟’만 사용해.
이 상태에서 AF-S, 또는 AF-C로 인물의 뒷모습을 잡으면 돼. 그럼 ‘AF 얼굴 눈 우선’을 켜 놔도 우선적으로 지정한 초점영역에 초점을 잡아.
단, 주의할 것. 아무리 초점 영역을 스팟이나 확장스팟으로 좁혀 놓았다 한들, ‘추적’을 사용하면 자칫 눈이나 얼굴에 초점이 갈 수 있어. 추적 상태에서는 초점영역이 사람 몸에만 닿아도 해당 인물의 눈을 추적하거든. 또, 아무리 추적이 아니라 한들 초점영역을 사람 얼굴 근처(얼굴 네모박스 내)에 위치시키면 그때는 얼굴과 눈에 AF를 잡아.
아잇, 영상으로 시연하면 간단할 거, 말로 전달하려니 괜히 복잡하네. 죄송합니다.
초점 영역과 관련해서, 영역 내에 가장 앞에 있는 피사체에 초점을 맞춰. 당연한 소리인가? 그런데 난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어. 그럴 게,
앞에 있는 아이언맨 어깨가 살짝 영역에 걸렸다고 카메라는 초점을 앞에 잡아.
영역을 ‘스팟 S’로 가장 좁게 한 다음에야, 앞에 서 있는 아이언맨 어깨에 초점영역이 닿지 않은 상태에서야 뒤쪽 아이언맨 얼굴에 초점을 잡을 수 있어.
이래서일까, 길거리에서 꽃이나 고양이를 많이 찍는 나로선 초점영역을 스팟 또는 확장스팟으로 조여 놓고 써. 와이드나 존으로 쓰는 경우, 내가 원하는 곳에 초점을 맞추기 어렵더라고. 배경이 복잡한 곳에서는 스팟 조차 못 믿어서 ‘초점 확대’까지 하는 경우가 많아.
해당 기능을 손쉽게 쓰려면 버튼에 ‘초점 부분 확대’를 배치해 두면 돼.
스팟 초점영역을 고집하는 나지만, 와이드를 안 쓰는 건 아냐. 피사체를 스팟으로 잡을 재간이 없을 때는 와이드로 놓고 써. 눈 깜빡할 사이 활공하는 제비나, 꽃밭에 팔랑거리며 요리조리 날아다니는 나비는 도저히 스팟 영역에 잡을 수가 없더라고.
더불어 초점을 잡기 어려운 대상, 이를테면 배경이 복잡하거나, 너무 빨리 지나가거나, 너무 작은 피사체에 초점을 잡을 때는 ‘추적’을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았어.
소니가 자랑하는 리얼타임 트래킹. 최신 카메라에는 AI AF까지 들어가서 더욱 추적능력이 좋아졌어. 그러나 소신발언. AI AF가 들어간 카메라조차 아직이다! 추적은 아직 멀었다! 사람 얼굴은 제법 잘 추적해! 그러나 그 외는 여전히 인식률이 아쉽고, 추적이 부정확하고, 카메라가 정신을 못 차렸어. ...AI AF? 난 현존 캐논 R1만 AI AF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상, 짧게 하고 끝낸다는 것이 말이 길어졌네. 오늘 한 얘기는 순전히 내 경험에서 우러나온 못 미더울 팁이니까 주의하시라! 카메라 설정은 사람마다 다 선호가 다르니까! 참고만 해 주십시오!
아직 소니 카메라 설정과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이 남았는데, 이건 내일 할까! 계속.
📸 만족스러운 공연&행사 사진을 담는 노하우 | A7CR & A7C2 | 김현수 작가 | 4K 알파 랜선 세미나 (youtube.com)
초점 검출의 모든 것! AF 성능보다 중요한 촬영자의 센스 | 소니 미러리스 초점 강의 (youtube.com)
펑션키가 너무 모자랍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