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열등을 찾아서
여러분은 백열등 전구 밑에서 사진을 찍어 본 적이 있어? 난 없어. 그래서 더욱 백열등 빛이 들어간 사진을 찍어 보고 싶어.
뜬금없이 내가 백열등 조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유, Markus 씨의 영상을 보고 나서야. Markus 씨는 LED 조명보다 텅스텐 백열등 조명이 인물촬영에 더 효과적이라 주장했어. 왜냐하면 LED 조명은 푸른 파장과 노란 파장이 과하게 들어가는 편이고,
파란 파장과 노란 파장이 합쳐져 조명을 받는 피사체에 녹색 끼가 낀다는 거야. 일반적으로 인물 피부가 녹녹한 걸 선호하지 않으니까.
반면 백열등은 붉은 파장이 풍부했어. 피부에 살짝 붉은 끼가 끼면 건강미를 강조할 수 있으니까.
참고로 각 조명별 파장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태양광이 가시광선 전 영역을 골고루 담는구나. 아무리 CRI (Color Rendering Index, 연색성 지수), TLCI (Television Lighting Consistency Index, 텔레비전 조명 일관성 지수) 수치가 높은 LED 조명을 쓴다 한들 태양광의 풍부함에는 못 미치는구나.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내가 백열등에 흥미가 간 것은 비단 Markus 씨 영상 때문만은 아냐. 김철 작가님의 야경 강의 영상을 보고도 백열등에 구미가 당겼어.
김철 작가님 왈, 필라멘트 조명(백열등)이 LED보다 빛 갈라짐이 예쁘다. 필라멘트 조명은 점차 사라지는 추세고, 어쩌면 지금이 필라멘트 조명을 촬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열심히 야경 사진 찍으시라!
여기서 질문, 왜 필라멘트 조명이 LED보다 빛 갈라짐이 예쁜지, 원리를 아시는 분? 문과인 저에게 쉽게 설명해 주실 분? (...) 설마 빛 갈라짐 또한 각 조명이 뿜는 빛의 파장과 연관이 있나? 흐음...
여하튼. 백열등 조명의 매력을 직접 체험하고 싶어. 문제는 요즘 백열등을 찾으려야 찾을 수가 없다는 것! 에디슨이 발명한 이래로 인류를 비추어왔던 그 많던 백열등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는, 알고 보니 백열등은 2014년부터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생산 및 수입이 전면 금지됐네! 금지 이유, 환경을 위해서,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 ...백열등의 전력 효율은 10 ~ 15%인 반면, LED는 60 ~ 80% 압도적 전광비를 가졌대. 일례로 60W 백열전구를 8W LED로 대체할 수 있다네? 백열등이 법적으로 금지될 만 했구나.
그럼에도 나는 백열등의 마지막 모습을 찍고 싶다! 선선한 가을이 찾아오면 동네를 돌아다니며 백열등을 찾아봐야겠어. 부디 남아 있길 기원하며, 그나저나 맨눈으로 백열등을 어떻게 구분하지? 아시는 분!
백열등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도심 야경 촬영, 빛의 증폭과 통제 / 김 철 작가 (youtube.com)
백열전구를 만드는 과정. 60년된 한국의 마지막 전구 공장 (youtube.com)
내년부터 국내서 백열전구 생산·수입 금지 - 이투데이 (etoday.co.kr) (2013년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