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사회로부터 배운 점
양봉과 유튜브를 함께 하시는 ‘푸응’님. 최근에 푸응님 영상을 정주행 했거든. 귀욤 살벌한 꿀벌 사회를 보며 마치 우리네 인간 군락을 보는 듯 했어.
첫째 깨달음. 여왕벌이 산란에 문제가 생기자 숙청해 버리는 꿀벌들.
난 여왕벌이면 평생 호화생활 누리다 생을 마감하는 줄 알았어.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구나. 여왕은 알을 생산하는 역할일 뿐,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가차 없이 폐위 당하는구나. 레볼루숑!
둘째 깨달음, 여왕벌이 없어진 틈에 몇몇 일벌이 여왕벌 행세를 한 것에 대해서,
태생적 한계 때문에 일벌은 아무리 여왕벌 행세를 한대도 제대로 된 알을 깔 수 없었어. 결국 해당 벌통은 서서히 공멸의 장으로 변하더군.
안타까웠어. 일벌은 결코 로열 젤리에 이르지 못한다는 사실이 불편했거든. 그러나 우리 인간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왕후장상의 씨가 어찌 따로 있단 말인가! ..한편 난 해당 사건을 ‘개혁적’ 시각으로 해석했어. 왕의 자질이 없는 자가 왕 행세를 하면 그 사회는 망한다. 갑자기 윤석열 대통령님 손바닥 왕자 사건이 생각나네. (짝!)
셋째 깨달음. 벌들 또한 바이러스, 세균 및 진드기에 시달린다.
진드기 떼 줘야 하고, 벌통 주변 소독해 줘야 하고, 때로는 벌통 전체를 소각해야 하고, 양봉이란 세심함과 부지런함이 필요하구나. 내 감히 예상하건데 미래에는 통제된 무균 환경에서 양봉을 하지 않을까 싶어. 마치 중국의 돼지 사육 빌딩처럼.
아닌가? 차라리 배양육 마냥 배양꿀을 만드는 편이 경제적일까? 흐음.
넷째 깨달음. 사양벌꿀이란 꿀벌이 설탕물을 먹고 생산한 꿀이다.
내 오늘에서야 사양벌꿀의 정확한 정의를 알았어. 여태 난 사양벌꿀이 더 고급 꿀인 줄 착각하고 살았어!
그런데 사실 사양벌꿀이나 천연꿀이나 맛은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비슷하대. 단 향기만큼은 결정적 차이가 난다고 하는군. 천연꿀은 꽃향기가 한껏 난대. ...갑자기 현타가 몰려와. 나 그간 먹어온 꿀에서 꽃향기가 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 이 말인 즉 내가 지금까지 먹어왔던 꿀은 죄다 사양벌꿀이었단 소리잖아! 따흑.
다섯째 깨달음, 벌통 온난화로 전멸한 꿀벌들.
이건 푸응 님 잘못도 있다! 벌통 위에 비닐을 덮어 둔 것에 더해 출입구마저 막아둔 탓에, 그 안에서 강성하게 자라던 군단이 열기에 전멸했대. ...우리도 이처럼 될까? 벌들의 몰락을 보며 기후위기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했어.
끝으로 여섯째, 길바닥에 버려진 여왕벌 주워서 다른 벌통 여왕으로 즉위시키기.
여왕이 없는 벌통에 여왕벌을 즉위시키는 작업이던데, 일벌들이 여왕을 받아들일 때도 있고, 아니면 침입자로 규정해 처형하기도 한대. 내가 궁금한 것은 무엇이 수락 여부를 가리는가?
추측하건데, 최초의 어느 일벌, 그 일벌이 여왕을 받아들이며 주변에 일벌들도 따라서 여왕을 모시는 것 같아. 반대로 최초의 어떤 일벌이 여왕을 공격하면 사단 나는 거고. 내가 왜 이렇게 생각 하냐면, 꿀벌 또한 우리 인간처럼 군중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사회더라고. 어느 한 마리의 결정과 움직임에 따라 군단이 행동하는 경우가 많았거든.
여하튼, 난 군중이고 싶지 않다! 역사의 기로에서 선택자이고 싶다! 그러니, 주체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은 해 봐야지! 야너두? (...)
이상, 꿀벌로부터 배운 가르침이었고요, 우리 모두에게 꽃향기 가득한 꿀 가득하여라!
설탕과 꿀의 차이점 (youtube.com) (승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