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의 뒷면
여러분은 ‘입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 나는 입양을 너무나 단순하게 생각했어. ..내가 결혼을 못 하고, 자식을 못 낳고, 그럼 그때 최후의 수단으로 입양을 고려해 보자. 예쁘고 착한 여자 아이면 좋겠다.. 하!
다행히 내 천진난만한 생각은 이내 고쳐먹었어. 입양에 대해 알아볼수록 그 무게감이 느껴지기 시작했거든.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입양 정보, 몇몇은 돈벌이 수단으로 아이를 주고받았고, 걔 중에는 소아성애자에게 아이가 팔려가기까지 했어.
해외 입양의 경우 아이는 더욱 정체성에 혼란을 겪을 거야. 피부색으로 차별받고, 다른 외모로 무시 받을 수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인종을 넘어선 입양이 과연 아이에게 행복을 가져다줄까? ..적어도 난 피부 색이 다른 아이를 입양 못 하겠어. 아이가 학교에서 혹 상처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떻게 아이를 위로해 줄지조차 모르겠으니까.
솔직히 내가 입양을 한다면 중동 혹은 남미 아기를 들이고 싶었어. 왜냐하면, 색다르니까. 혼혈은 외모가 예쁘다고 하니까. ...반성합니다. 난 참으로 내 욕심만 챙겼구나. 아이의 인생을 책임질 각오는 하지 않은 채, 게임 속 포켓몬 키우는 것 마냥 생각했구나.
세계적으로 해외 입양을 금지하는 추세래. 입양과정에서 벌어지는 불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아이에게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 말야. ..그러나 해외 입양이 사라지고 있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는 것 같아. 서양에서는 이민 문제와 엮여서 해외 입양을 막는 추세고, 더해 중국은 인구유출을 막기 위해 자국 아이가 해외로 나가는 것을 중지시켰어. 입양마저 정치 경제적 요인이 중요하구나. 씁쓸한 걸.
이번에 안 사실. 우리나라가 세계 아동 ‘수출국’ 3위였어. 아이를 ‘수출’한다니, 이 낱말을 써도 되나? (...) 2020년 기준 콜롬비아, 우크라이나에 이어 266명의 아이를 해외로 보냈대.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출생율 0.7명을 찍은 대한민국 아니었나? 그나마 낳은 아이조차 해외로 보내는 거야? ...그만큼 우리나라가 아이를 키울 수 없는 환경이란 뜻인가.
그렇다고 무작정 해외 입양을 막는 것도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세상에 ‘고아’는 태어날 것이고, 그 아이들이 부모 보호 없이 살아가느니, 해외 입양을 통해 안정적 가정에서 성장하는 편이 좋지 않나? ...어렵네.
답답함에 ‘그들’에게 화풀이를 하고 싶어. 책임감 없이 아이를 가진 부모들, 아이를 포기한 부모들! 처음부터 낳지를 말지! ...는 아닙니다. 그 분들 나름대로 사정이 있을 텐데, 난 왜 이렇게 세상을 단순하게 바라보려 하는가..
낙태를 장려하면 해외 입양을 줄일 수 있을까? ..이딴 살벌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내 스스로가 무서워... 사실 난 임신 3개월 이전의 낙태는 찬성해. 아직 태아가 인간으로서 형태를 갖추기 전에 낙태는 득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그 득이란 범죄율 하락 및 사회 안정. 미국에서는 낙태율이 높은 주일수록 범죄율이 낮대. 불안한 환경에서 아이를 키울 바에 죽여 버리는 것... 난 세상을 정말 무심히도 저울질하구나. 이런 놈이 아이를 갖고 싶다, 입양을 해서라도 갖고 싶다 열망하다니..
죄송합니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었습니다. 더 깊이 고민해야 그나마 간신히 입양에 대해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제 이야기가 입양 가정, 미혼부, 미혼모, 여타 모든 분께 상처가 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세계 아동 수출국 3위 오명 벗을까…변화하는 '해외입양' | 연합뉴스 (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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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해외 입양 전면 금지에 美 예비 부모들 ‘절규’ | 서울신문 (seoul.co.kr)
[추적60분 은행강도, 학대, 파양...미국에서도 추방되어야 했던 입양인들의 삶 | KBS 170104 방송 (youtube.com)
[full] 3천 달러의 삶 - 해외입양 잔혹사 | 시사직격 139회 KBS 221028 방송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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