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에 시달리며 내뱉는 잡담
안녕하신가. 나는 안녕 못하다. 편두통이 심하게 왔어. 속이 미식거리고, 오른쪽 어깻죽지부터 뒷골까지 띵해. 얼마나 아팠으면 점심 때 근처 돈가스 가게를 그냥 지나쳤어. 나 같은 대식가가! ..대신 팥빙수, 수박이 당기네. 몸에 열이 차서 그런가?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오늘은 잡담을 나눕시다! ...우선 오늘 알리익스프레스 광군절. 할인율이 별로더군.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거대했어. 지금의 내 심정을 영상으로 표현하자면,
제5원소, 기대에 부풀어 상자를 열어보았지만, 텅 빈 내용물을 보며 오열하는 ‘게리 올드만’. ...잠깐, 이거 영화 내용 누설인가? 1997년에 나온 영화인데 괜찮겠지? (...) 아무튼, 오히려 돈 아끼고 좋네!
다음. 어제 게임 ‘데스스트랜딩’ 도전과제를 완료했어.
하다 보니 게임에 애정이 자라났고, 도전과제를 완료하자는 욕심까지 생겼지. 하지만 이제와 돌이켜 보건데 괜히 도전과제를 완료한 것 같아. 과제 완수 중에 오히려 게임에 대한 사랑이 떨어졌거든.
나는 데스스트랜딩을 할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요소가 바로 미지의 장소를 향해 ‘걸어서’ 나아가는 것이었어. 그 사이에 데스스트랜딩 속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지. 진흙탕, 눈밭, 돌무더기, 설산, 죽음이 떠도는 폐허, 평화로운 들풀, 강가, 때로는 범죄자가 득실대는 지역까지. 그 모든 장소를 한발 한발 걸어가며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 나를 반기는 사람들. 로망 넘치지 않습니까?
그런데 도전과제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걸어가면 안 돼. 걸어서는 신속배송을 할 수 없어. 점수화 된 고객의 만족도를 얻을 수 없어. 그저 앞만 보고, 갔던 장소를 기계처럼 왕복하며 화물을 날라야 해. 집라인을 타고, 트럭을 타고, 속도 최대로! ...그 순간 단순반복에 불과한 게임이 돼버렸어.
다행히 데스스트랜딩2는 배달 보다 ‘모험’에 좀 더 초점을 맞춘 것 같아. 예고편에서,
(우리의 목표는) 네트워크에 새로운 지역을 추가하려는 거지... ‘브리지스’는 더 이상 배송을 감독하지 않아. 네트워크 범위 안에서는 인간 운반인에게 의지할 필요가 없으니까. 배달은 로봇이 처리할 수 있으니까.
그나저나 데스스트랜딩 노래들이 하나같이 매력적이더라. ‘Low Roar‘라는 아이슬란드 밴드 음악이 많이 쓰였어.
안타깝게도 ‘로우 로어’의 주요 가수(메인 보컬)이자 리더인 ‘라이언 카라지야’가 2022년에 40세의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대. 사인은 폐렴 합병증.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상, 여러분과 이야기하고 있다 보니 편두통이 호전된 것 같아. ...엇! 진짜 안 아프다! 기적인가! 쇼 와중에 근심 걱정거리를 모두 잊어서 편두통이 가셨나 봐.
그런 의미에서 마무리 곡은, W&Whale의 로켓 펀치 제너레이션 (R.P.G) Shine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