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금요일 귀환
2024 지스타 금요일. 살아 돌아 왔습니다. 보람도 있고, 후회도 남습니다. 오늘은 잡설이니, 대자대비의 마음을 가지신 분만 들어주기!
먼저 나는 인간답게 행동했나? 행사 다녀오면 마음에 걸리는 질문이야. 저 때문에 뭐라도 불편하셨을 분들에게 마음으로나마 사죄드립니다..
우선 복장. 내가 몸에 열이 많고, 카메라도 져야 하고, 애독자님도 반팔을 추천하셔서 원래라면 반팔에 바람막이를 입고 갈 작정이었어. 그런데 옷장을 뒤져봐도 바람막이가 없는 거야. 그제야 내가 얼마나 옷에 무관심한 놈인지 깨달았어. 결국 긴팔 셔츠를 입고 갔고, 너무나 더웠고, 일요일에는 반팔을 입고 갈 테다!
다음 사진 촬영. 난 처음부터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어. ‘플래시촬영설정 등록’으로 셔터 속도를 1/200초로 제한시킨 채 사진을 찍어댔어.
나는 점심시간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알아챘고, 이마저 카메라 오류인 줄 알았어. 분명 플래시에서는 HSS(고속 동조)를 켜두었는데, 셔속이 계속 1/200으로 제한받았으니까. ...는 내가 잘못했다! 플래시촬영설정에서 자기가 제한해 두었으면서! 지스타에 사진 찍으러 간다는 놈이 카메라 설정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니! ...오후 2시 이전에 찍은 사진은 모조리 노출에 문제가 생겼어. 너무나 슬픕니다.
원래라면 오늘 웹젠 부스에 상주하고, 일요일에는 지스타 곳곳을 돌아다닐 참이었으나, 내 실수로 계획이 뒤틀렸네. ...내가 웹젠 부스부터 가는 이유, 내가 좋아하는 모델이 거기 계시기 때문이야.
다만, 내가 너무 한 명의 모델에만 집착하나? 그 시간에 여러 모델을 사진에 담아야 하지 않나? 내게 포즈를 취해주시고, 나에게 시선을 보내주시는 모델분들에게 말야.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하지? 이 문제에 ‘바람직’한 선택이 존재하나? 이건 마치 걸그룹을 찍는다면서 단 1명의 멤버만 주구장창 따라다니는 격이랄까. ...죄송합니다. 기분이 울적해서 헛소리를 늘어놨습니다.
웹젠 부스. 인포메이션 모델.
인포메이션 모델? 관람객 분들을 도와드리고, 안내해드리는 역할을 맡나 봐. 의외인 점은 이 분들이 원래 ‘에이크라운’ 코스프레 팀 모델이라는 것! 난 오늘에서야 이 정보를 획득했어. 난 처음에 안내하는 곳에 김진, 넬리 님이 보이기에, 내가 착각한 줄 알았거든. 솔맹 님은 뵙지 못 했어. ...아닌가? 내가 봤는데 못 알아차린건가?
인포메이션 모델 분들도 사진 촬영하고 싶은데, 생각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어. 아무래도 인포메이션 모델은 관람객을 도와드리는 것이 주업무니까. 그나마 마감시간 근처 한적할 때 ‘웰’님을 찍을 수 있었어.
잠깐만, 그러고 보니 언뜻 '그잉'님을 본 것 같거든.
정신없이 촬영 중이라 제대로 보지 못 했지만, 그 목소리, 그 형태, 그잉님이 분명했거든. 딱 한 컷만 더 찍고 그잉님을 찾아나서자 했건만, 그 사이에 사라지셨어. 통탄입니다. 일요일에도 오시면 좋으련만.
이야기가 나왔으니, 만남. 안타깝게도 시부사와 코우(삼국지, 대항해시대 개발자) 씨는 만날 수 없었고, 김실장 님도 만나지 못 했어. ...하지만 짬타수아 님은 마침내 실물을 영접했지. 사인도 받았다!
문제는 나의 어리숙함. 짬타수아 님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 했어. 부끄러워서가 아냐. 내가 부끄러운 척 해서야. 이 놈의 가식! 제가 어떤 말을 하려는지 느낌 오시죠? (...) ...짬타수아 님께는 말이 아닌 글로나마 마음을 전달했어.
여하튼. 웹젠 코스프로 모델 사인회에서도 나는 동일했고, 나는 문제가 있다. 말 하는 연습부터 해야 하나? ...겁이 많은 것도 한몫해. 나는 과거 무심하게 내뱉은 말로, 혹은 내 딴에는 상대방을 위한다는 말로, 도리어 상황을 최악으로 만들었을 때가 종종 있었으니까. 이마저 변명인가? ...오늘 더 이야기했다간 사고 치겠다. 의식의 흐름대로 줄줄 내뱉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참, 끝내기 전에 지스타 야식당.
닭고기 케밥. 7천원. 난 만족 못 했다. 닭고기가 3분 카레에 들어간 소고기마냥 희미했다. ...잠깐, 이런 발언! 나는 아무 생각 없이 툭 내뱉는데, 장사하시는 분들에겐 치명적일 수 있잖아? 지적을 하더라도 상냥하게 지적하던가! 다행인 점, 그나마 지금의 나는 절제한다는 거야! 절제해서 그나마 이 수준이라는 거야! ...는, 입 다물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잡담은 여기까지. 후회도 여기까지. 내겐 일요일이 남았으니까! 내 끝장을 보겠소!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