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카메라로 인물을 찍을 때는 연속AF를 쓰기로 한 나
2024 지스타가 끝난 지 어언 1달이 지나서야, 나는 지스타에서 찍어 왔던 사진을 모두 정리했어. 사진을 정리하는 중에 나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지. 바로 50mm로 찍은 사진 98%가 초점이 나갔다.
왜 50mm로 찍은 사진은 죄다 초점이 나갔을까? 렌즈가 고장 나서? 내가 설정을 잘못 만져서?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고자 오늘 초점 방식을 바꿔가며 성모상을 찍어 봤어.
* 용어 정의
실험 1. 50mm로 촬영.
전체 사진으로 보면 괜찮아. 하지만 초점위치 (눈동자)를 확대하면
단일AF는 초점이 부정확한 나머지 눈동자가 흐릿해. 반면 연속AF와 추적AF는 초점이 맞았다.
나는 해당 결과를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었어. 그럴 게, 나는 지레짐작 단일AF가 연속AF 및 추적AF보다 정확도가 뛰어날 거라 믿고 살아왔거든.(정적인 상황에서) 그런데 현실은 아니네!
실험 2. 인물이 아닌 대상을 촬영할 때. 50mm.
셋을 구분하기 힘들만큼 비등비등해. 굳이 최고점을 고르자면 나는 단일AF를 꼽을게.
실험 3. 135mm로 인물을 촬영할 때.
135mm로 촬영하자 단일, 연속, 추적 모두 초점이 눈동자에 맞았어. 여기까지의 결과를 보고 나는 50mm 렌즈가 고장 났다고 의심했지. 하지만 이상한 게, 50mm 렌즈가 고장 났다면 연속 AF에서도 초점을 제대로 못 잡아야 하잖아? 그런데 단일AF에서만 문제가 생기는 건 왤까?
멍하니 초점위치를 보던 중, 나는 깨달았어! 초점이 눈동자에 정확히 맞지 않은 사진은 ‘눈동자 인식’ 이 아닌 ‘얼굴 인식’에 그쳤다는 것을!
얼굴 전체에 초점 영역이 뜨느냐, 눈동자에 뜨느냐로 둘을 구분할 수 있어.
실험 4. 135mm로 인물을 촬영하되, 단일AF는 눈동자 인식이 아닌 얼굴 인식으로 찍었을 때.
얼굴인식 단일AF 사진은 초점이 나갔어.
그런데 왜 동일 위치에서 단일AF는 얼굴인식을 하고, 연속 및 추적AF는 눈인식을 하는가? 단일AF는 연속AF에 비해 눈인식 가능 최대 거리가 짧더군.
실험 5. AF방식에 따른 눈인식 최대 거리.
단일AF는 피사체와 센서면 사이 거리가 55cm. 연속AF는 72cm 까지 눈인식을 할 수 있었어.
잠깐, 생각해 보니 성모상을 상대로 측정한 거리 차이보다, 성모상의 비율 차이를 따지는 것이 더 유용하겠구나. 단일AF는 인물 허리 위만 나올 때까지 대상에 접근해야 하고, 연속AF는 허벅지까지는 나올 수 있는 구도일까나.
실험 6. 모두 얼굴 인식으로 찍었을 때.
나는 모든 초점방식에서 흐릿한 사진이 나올 거라 예상했어. 하지만 결과는 단일초점만 흐릿하고, 연속AF와 추적AF는 눈에 초점이 맞았어. 이 말인 즉, 인물을 찍을 때는 연속 또는 추적AF를 사용하는 편이 유리하다!
실험7. 모두 눈인식으로 찍었을 때.
동일한 상황임에도 단일AF는 성모상의 왼쪽 눈을, 연속AF와 추적AF는 오른쪽 눈에 초점을 잡았어. 똑같은 EYE AF라 할지라도 단일과 연속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뜻일까?
아무튼. 눈동자인식이 된 상태에서는 단일AF도 정확하게 눈동자에 초점을 맞추었어. 그 선명함이 연속AF를 뛰어넘는 것 같아.
번외. 인물 촬영 시 단일AF와 연속AF 간 노출 차이.
단일AF가 연속AF일 때보다 1/3스탑 더 밝아. (ISO가 차이남) 이 사실을 김현수 작가님에게 언뜻 들었던 기억이 나.
AF방식에 따라 노출차이가 나는 점은 RX10M4에서도 똑같았어.
설정 값은 똑같지만, 단일AF가 연속AF보다 더 밝지?
사실 RX10M4로도 AF방식에 따라 EYE AF 정확도에 차이가 나는지 실험해 보고 싶었으나, RX10M4는 1인치 센서 깊은 심도 탓인지, AF방식에 따른 선명도 차이를 체감할 수 없었어.
오늘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첫째, 단일AF, 얼굴인식 상태에서 인물을 찍었다간 초점이 나갈 수 있다.
둘째, 단일AF로 인물 눈동자를 담을 거라면 눈동자 인식 범위 내로 근접해야 한다.
셋째, 연속AF 및 추적AF는 얼굴인식 상태에서도 눈동자 초점을 비교적 잘 잡는다.
넷째, 정물에서는 단일AF와 연속AF간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고로 이제 난 연속AF를 주력으로 쓸 거다! 특히 인물을 찍을 때는 무조건이리만큼 연속AF를 쓸 거다! ...한편 내가 이번 지스타에서 유독 눈동자 초점을 놓친 이유를 알아냈어. 이전까지 나는 인물을 찍을 때 추적AF가 주력이었으나, 2024 지스타에서는 단일AF를 많이 사용했거든. 이 파고였구나!
비고. 오늘 실험은 카메라를 모노포드에 올려놓고 찍었어. 나 나름 정확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했다만, 부족한 점이 많아. (집에 삼각대가 없음) ...더해, 나는 조리개 수치가 낮은 단렌즈로 인물 눈동자를 잡아내고 싶은 터라, 초점 문제를 과민하게 따졌어.
솔직히 이 정도면 소니가 석고대죄 해야 할 사안 아닌가? 그야 아직 문제의 원인을 깔끔하게 알아낸 것은 아니지. 혹 소니는 아무 잘못 없고, 내가 괜히 잘못된 설정으로 의심만 부풀린 것일 수도 있지. 부디 그렇지 않기를 바래.
지금 내가 궁금한 것은 AI AF가 들어간 기종의 경우.
과연 다른 경향을 보일 것인가? 그럴 게, 오늘 실험은 AI AF가 안 들어간 카메라로 진행했거든. 내 시간 나는 되는 대로 염치불구 소니 부산센터에 가서 실험해 볼게! 그야 소니센터에서 허락을 해주셔야 실험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 예단하자면, 나는 AI AF가 들어간 기종들 또한 비슷한 경향을 보일 거라 생각해. 더해 AI AF가 들어갔다 한들 살짝 아쉬운 눈초점을 보일 거라 생각해. 왜냐하면,
예전에 a7CR 체험회에서 찍어 온 사진.
a7CR은 AI장치가 들어간 기종이야. 눈동자 초점이 기존 대비 향상됐다고 해. 허나 여전히 속눈썹에 초점을 맞췄어. ...안타깝게도 당시 내가 어떤 초점방식으로 사진을 찍었는지 기억이 안나. (사진 정보는 체험회 기준, 제작 및 저작권은 송철의 작가님 정보)
눈초점 애기가 나와서 말인데, ‘소니 제품 갤러리‘에도 속눈썹에 초점이 맞은 사진이 있다면 믿겨?
70-200mm F2.8 GM2 견본 사진인데, 속눈썹에 초점이 맞았어. ..별 거 아니라면 별거 아닌 문제지만, 굳이 사진을 확대하고 확대해서 눈동자를 따지는 게 무슨 의미인지 물으신다면 할 말 없다만, ...그래도 난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사랑하거든! 모든 요소가 구름처럼 흩어져 흘러가는 가운데, 초신성마냥 선명하게 빛나는 눈동자. (얕은 심도, 눈동자에 정확한 초점)
여하튼. 여태 난 단일AF를 기본으로 사용했다만, 이제는 연속AF를 주력으로 쓰기로 했어. 내겐 정말 중대한 변화야. 조작 방식이며 조작 단추를 다시 배치해야 하니까.
다만, 단일AF만의 맛을 더 이상 체험하지 못할까 아쉬워. 초점이 맞음과 동시에 렌즈 모터가 고요하게 멈추는 맛 말야. 더해 연속AF에서는 AF 보조광을 사용할 수 없대.
저조도 상황에서는 단일AF가 유리한가? 신재국 작가님(소니 프로 기술 지원 팀장)은 AF보조광이 크게 쓸모없다고 말씀하시긴 했다만 말야.
이상. 카메라 장비 이야기를 하니, 식어버렸던 사진에 대한 열정이 조금은 불타올라. 나는 다시 신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나!
일요일 저녁 간단히 썰을 푼다는 게 말이 길었습니다. 다음 한 주도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부자 되세요!
소니 Eye AF | 잊을 수 없는 인물 사진의 비밀 | Sony Korea
Sony | α | Real-time EYE AF & Real-time Tracking
[사진강좌] 초점모드와 초점영역의 효율적인 선택과 이해 (김철 작가님, 니콘)
S-AF하고 C-AF도 각각 한번 테스트 해보세요. 소니 바디라면 보통 C-AF 사용하실테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