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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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아픈 새벽에 떠올린 상상 (0) 2024/12/26 PM 10:44




아픈 새벽에 떠올린 상상

 

 

오늘 역시 개인사 하소연입니다! 들어줄 분만 남기!

 

어젯밤, 나는 홍역을 치렀어. 부산 서면 번화가에 다녀온 뒤로 감기인 듯, 독감인 듯, 아픈 기운이 엄습했거든. 비강 사이에 소금물을 들이붓는 듯한 통증과 함께 몸 전체가 뜨겁게 쳐졌거든.

 

이 느낌은 마치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감각이야. 불안한 마음에 집에 오자마자 샤워하고, 양치하고, 코 풀고, 옷을 세탁하고, 카메라장비는 알코올로 다 닦아 냈어. 환기를 시키기 위해 창문은 살짝 열어두었지. 그리고 방에서 자체 격리에 들어갔다.

 

이렇게까지 과도하리만큼 방역에 신경 쓴 이유, 혹시나 나 때문에 가족이 아플 수 있으니까. 그 찝찝함을 짊어지기 싫었어. 나야 조용한 연말을 보내지만, 가족은 다르거든. 엄마는 매일 지인 분들과 만나고 있으니까. 이럴 때일수록 건강해야지.. 가족만큼은.

 

아무튼, 어제 밤에는 아파서 2번 깼어. 새벽 3시 45분, 새벽 5시 20분. 깨고 나서 다시 잠에 들기 힘들었어. 하도 아프니까 분노가 일더군. 나에 대한 분노가 말야.

 

나는 어제 마스크를 구비하고 다녔어. 그러나 귀찮다는 이유로 안 쓰고 다녔지. 더해 나는 어제 인구 과밀 지역에 날 밀어 넣었어. 이를테면 빡빡한 엘리베이터, 대중교통, 식당가. 그냥 얌전히 삼정타워 16층 한적한 곳에서 머물 걸!

 

하지만 이번 아픔이 고통만 남겼던 건 아냐. 인생의 큰 깨달음을 줬어. ...내게 천사님이 내려와 성탄절에 만난다 쳐. 그럼 평소보다 더욱 고요한 곳으로 가겠어! 예배가 끝난 성당이라든지, 겨울바람이 부는 공원이라든지, 바다 내음 나는 해변길이라든지. 어떤 곳이라도 좋아. 그곳이 인적 없는 곳이라면.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말인 즉, 병원체 또한 없다는 뜻이고, 우리 둘은 건강하게 성탄절을 보낼 수 있을 거다, 이 말이야! 그래서 건강한 육체와 맑은 정신으로 사랑할 수 있을 거다, 그 말이야! 성관계도 건강해야 하지! 어디 감염된 생체주사기를 사랑하는 이에게 삽입하려고 해!

 

 

...라는 망상을 어제 새벽에 아픈 머리를 부여잡으며 했어. ...웃긴 점, 오늘 아침 8시 30분, 평소보다 늦게 눈을 떴는데 몸이 상쾌했다! 거짓말처럼 병이 다 나았어! 이 급격한 상황 변화는 무슨 연유일까? ..그저 고마워. 장하다 내 몸 안에 면역계. 침입자를 끝장냈구나.

 

부끄럽게도 내가 살만해지자 그제야 남 걱정을 시작했어. 어제 부산 서면 삼정타워에 오셨던 분들,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아니, 전국의 모든 이가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는 현재 나라 망치고 있는 분들 빼고! 오늘자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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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5원. 화가 난다! 나라가 아프구나!




우리는 염증을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서울대병원 이승훈 교수)
우리는 감기에 대해 완전히 잘못 알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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