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접속 : 7775   Lv. 82

Category

Profile

Counter

  • 오늘 : 365 명
  • 전체 : 3234606 명
  • Mypi Ver. 0.3.1 β
[칼린일상쇼] 눈으로만 즐기는 음식 (2) 2025/12/18 PM 11:48

눈으로만 즐기는 음식

 

 

매주 목요일 오후 5시에 넷플릭스에서 방영된다는 ‘미친맛집’. 부산의 음식점도 다루었더군. 내가 자주 가는 골목의 음식점을 다루었어. 바로 부산 중구 광복로에 위치한 ‘섬진강 재첩국’.

 


img/25/12/18/19b31ecdbdd254fa.jpg


재첩국 정식이 정말 맛있게 보인다.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재첩국 한 사발을 내장 속으로 들이키고 싶다.

 

하지만, 나는 재첩국을 눈으로만 즐길 테야. 딴에 내 주제를 알거든. 나는 재첩과 같은 어패류를 좋아하지 않아. 내 평생 부산 바다 옆에서 살아왔다만, 이상하리만큼 해산물을 잘 못 먹어.

 

마침 재첩국과 함께 제공되는 고등어조림 또한 마찬가지 이유로 나는 선호하지 않아.

 

어릴 때는 생선요리를 두고 엄마랑 시시 건건 싸웠어. 엄마는 대게 생선을 쪘어. 찌는 게 요리 과정이 비교적 간편하니까. 하지만 나는 엄마보고 생선을 구워달라 애원했지. 바싹 구워서 비린 맛을 쏙 뺀 생선이라야 그나마 내가 맛있게 먹을 수 있었으니까.

 

 

이참에,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음식을 나열해 보실까. 우선 생선구이.

 

집에서 구운 생선은 억지로나마 먹지만, 밖에서 파는 생선구이는 안 먹는 편이야. 비린 것에 더해, 생선 가시 고르기가 여간 까다로워야지. 참고로 나는 생선에 잔가시 하나까지 다 거른 다음에야 생선을 먹어..

 

 

또.. 굴!

 

영상으로 생굴을 먹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얼마나 맛있게 보이게요. 하지만 내가 직접 생굴을 먹진 못 해. 굴의 물컹하고 알싸짭짤한 촉감을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난 찌거나 튀긴 굴조차 취향이 아니더라고.

 

 

해산물 하니, 그 장면을 빼놓을 수 없지. 포항 사나이, 물회!

 

당장이라도 물회를 먹고 싶다. 하지만 아니! 난 안다. 내가 물회를 한 숟가락 떠먹는 순간 상상이 바사삭 사라질 것임을. 난 물회를 좋아하지 않아. ..난 오징어회, 오징어젓갈마저 꺼려하니까.

 

 

잠깐 주제를 바꿔서, 난 돼지머리국밥도 잘 못 먹어.

 

돼지국밥 가게 중 몇몇 곳은 내장이나 돼지머리 고기를 듬뿍 넣어주는 곳도 있거든. 중구 부평동 시장(깡통시장) 돼지국밥집이 그러했던 걸로 기억해. 돼지머리 고기를 좋아하시는 분에겐 별미의 장소이겠으나, 나로선 고역이지.

 

그나저나 내가 10대 이전에는 돼지국밥을 엄청 좋아했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니까 돼지국밥조차 비려서 기피해. 순 살코기 돼지국밥조차 말야. 뭔가 서글프네요.

 

 

그렇다고 내 순수한 입맛이 싫진 않아. 입맛이야 각자의 마음이니까. 다만 살다보면 내 입맛을 거스르고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있잖아? 지인과 같이 식사를 해야 한다거나, 친구와 같이 밥을 먹어야 한다거나, 그때는 내 식성에 한계를 느껴.

 

지인이 사준 장어구이를 식사 자리에선 어떻게든 다 먹어치웠으나, 결국 집에 오자마자 미식거리는 속을 부여잡고 토사물을 쏟아냈을 때의 심정이란. 정말 찝찝했다.

 

이럴 바에 차라리 식사 전에 미리 내 식성을 지인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 편이 좋을까? ..전 돈까스가 좋아요! 볶음밥, 탕수육 늘 먹던 걸로! 부산사람이라고 국밥에 다 섞어 먹지 않습니다! 전 국밥에 밥만 맙니다! 돼지 특수부위는 거부합니다! 생선무침도 금지! 회도 못 먹습니다! ..라고, 여러분 앞에서 대리 선언 해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독한 미식가’여만 하는 이유가 있구나.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 지갑 사정에 맞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자유를 누리려면 혼자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지금 팥빙수를 먹고 싶소! 이 겨울에! 내 맘이니까!




섬진강재첩국 - 네이버지도

신고

 

루리웹-죄수4926번호    친구신청

종로에 근40년된 재첩국집이 있는데...이번주엔 가봐야 겠네요 ㅎㅎ 국밥 스키!!

풍신의길    친구신청

종로에 오래된 재첩국집이 있군요! 말씀 들으니 재첩국을 한 번은 먹어볼까 고민됩니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