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대로 기술해 본다.
버거 주인장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과거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마이피에 올라오는 버거 가게 일지를 보고 관심을 가졌다...
사진을 기가 막히게 찍어서, 일단 군침 돌게 만드는 것도 있었고.
아마 나와 같은 이유로 그 마이피를 눈여겨 보고 있던 사람 많을 것이다.
루리웹의 정으로 가서 먹어보고 싶었지만, 너무 멀어서 가보지는 못하고
언젠가 그 근처에 가면 꼭 들러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졌고,
어느순간 부터 죽을동 살동한 글들이 주된 주제가 되었다.
사태가 사태이기도 해서, 장사가 안된 그 글들에 대해 대부분 측은지심이 발동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 주인장이 일은 열심히 하는데 운이 없구나' 란 베이스를 깔고...
마음 같아서는 먹어서 도와주고 싶었지만, 코로나 사태에 서울을 가로질러 간다는 것은
가족까지 있는 입장에서는 불가능 했기에,
그 당시에 종종 응원 댓글을 달아서 격려해주었다.
죽을동 살동의 주 원인은 가게세였다.
다른 곳은 건물주가 양보도 하는데, 여기 건물주는 그런거 전혀 없는 냉혈한이라 곧 쫗겨나게 생겼다는 내용이었다.
역시 이때도 종종 응원 댓글을 달고, 배달이나 그런 것들도 나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권유 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한달 정도 지나고,
주인장 말로는 운명의 두달 째로 넘어갈 때 쯔음이었던 것 같다. 한 달은 어떻게 넘겼는데 이번 달에 못내면 끝이라고.
그리고 그 때쯤 문제의 펀딩이 시작되었다.
지금에서야 문제의 펀딩이지 그 당시에 그 펀딩을 보고 살릴 수 있겠다고 안도한 사람이 더 많았다.
물론 나도 그런 사람 중 한명이었고, 펀딩이 올라오자 마자 얼마를 입금할까 생각했을 정도 였다.
아무튼
그런 마음을 가지고 펀딩 게시물을 읽는데 먼가 싸한 느낌이 들었다.
이게, 이후 몇번 든 싸한 느낌들 중 첫번 째였다.
싸한 느낌의 원인은 펀딩을 시작한다는 게시글은 있는데 목표 금액이 없는 것이었다.
당시 펀딩을 응원하던 사람들은 펀딩으로 가게세를 넘겨서 위기를 넘기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고,
두달치 가게세라는게 실 금액은 그리 높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 히스토리를 가진 펀딩인데 목표 금액이 없으니 싸한 느낌이 들 수 밖에.
그래서 댓글로 목표 금액을 물어봤는데 답변이 없다가,
다른 사람이 다시 물어보니 답변을 달았다.
이 것을 계기로 좀더 지켜본 이후에 입금하기로 마음을 바꿔먹었다.
사실 대단한 일이 아니었기에 잠시 보다가 바로 입금하고, 식권받아서 시간날 때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몇 번의 싸한 느낌이 찾아 오면서 결국 펀딩에 참여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원인 몇가지를 보면
펀딩을 받았는데, 얼마를 받았고 어떻게 썼는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게세를 갚은 이후에도 펀딩은 지속 되었는데 여전히 얼마를 모은다가 없고, 얼마를 후원 받았다도 없고, 어떻게 사용했다도 없다.
이런 부분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니 펀딩에 참여하기가 꺼려졌다.
햄버거의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장사가 안된다고 난리치는 글에비해 햄버거의 가격이 말도 안되게 비쌌다.
이 정도면, 동네 장사가 아니라 굳이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맛집 단골 장사를 해야할 가격이었다.
그리고 몸이 아픈지 어떤지는 몰라도, 가게 오픈이 취미생활 마냥 비 정기적이란 것은
가게앞까지 갔다가 문 닫아서 못 들어간 댓글로도 쉽게 추측할 수 있었다.
가게란 약속된 시간에 열려있는게 기본이고, 이게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첫번 째 인데
글만 보면 지금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그런 시기일 것 같은데
보여지지 않는 면은 전혀 다른 그런 이질감이 느껴졌다.
어느 날인가 정산 영수증이 올라온 적이 있는데, 매출이 0원 인걸 보여주기 위한 영수증이었다.
이걸 보고 놀란게, 희미한 기억을 돌이켜 보면
일단 알고있던 11시를 넘어서 문을 열었고, 14시 경에 문을 닫고 정산을 한거였다.
이런 일련의 싸한 느낌을 겪으면서 결국 펀딩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래도, 사람이 글만 보고 알 수 없기에 언젠가 그 근처에 가면 꼭 들러서 먹어야지란 생각은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힘들 가능성이 생겼다.
결국, 식당을 망하게 한 것은 건물주나 가게세가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
강형욱의 '세나개'가 생각났다.
개를 고치러 갔더니 주인이 문제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