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엔딩을 본 후, 한 동안 여운에 잠겨있었다. 엔딩을 본 시간이 자정 쯤이었는데, 그 날 잠을 거의 못잤다. 잠깐 잠이 든 순간에도 엘리가 꿈에 나왔다.
덕분에 다음날 회사에서는 졸음과의 전투를 벌여야 했지만.
딸가진 아니 딸바보 아빠와 코로나 팬데믹 상황. 이 게임을 몰입하기에 놀랍도록 뛰어난 환경이다.
감정적으로 깊이 몰입했고, 게임을 넘어선 여운을 가지고 플레이스테이션의 전원을 껐다.
언차티드 시리즈를 통해 쌓아온 너티독의 스토리 텔링 노하우가 라스트오브어스에서 폭발했다. 스토리가 뛰어나다를 넘어 연기와 연출 등은 거의 영화수준이다. 더해서 게임만이 줄수 있는 경험까지. 왜 게임이 종합 예술인가? 답이 여기에 있다.
누군가는 이 게임을 그해 가장 뛰어난 영화라 표현했다. 틀린 말이 아니라 본다. 이 게임의 비교 영역은 게임이 아니라 스토리를 이야기 하는 모든 매체이다.
특히 딸을 가진 아빠라면 심상치 않은 오프닝 부터 엔딩에 이르기 까지, 극도의 감정적 몰입을 느낄 것이다.
기술적으로도 빼어나다.
그래픽도 어마어마 하지만 너티독이 순수 그래픽 기술이란 측면에서는 세계최고가 아니다(일류가 아니라는 소리가 아니다.). 상호작용이 제한적이고 맵도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보여주고자 하는 비주얼에 집중할 수있는 환경이다. 보통 이런 경우, 기술자보다 그래픽 디자이너가 갈려나간다.
너티독의 기술이 세계최고인 영역은 스토리를 끌어나가는 부분이다. 스토리를 부각시키기 위한 다양한 게임 플레이적 장치는 그냥 미쳤다고 보일만큼 독보적이다. 게임 내에 딱 한번 나오는 가성비 떨어지는 컨텐츠 조차도 미칠듯한 퀄리티를자랑한다. 개발자들의 고생이 눈 앞에 그려지는 듯 하다.
게임이 예술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게임은 몇몇이 있다. 그 리스트에 ‘라스트 오브 어스’도 올라가야 마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