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브렐러 아카데미를 보게 된 계기가 시즌2가 정말 재미있다는 풍문이었다.
이런 계기 없이 시즌1부터 시작했으면 시즌2를 볼 가능성이 아주 현저히 적어졌을 것이다.
일단 시즌1을 끝까지 다 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크기에.
시즌2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에 시즌1을 다 볼 수 있었고, 탄력 받아서 시즌2까지 다 보게 되었다.
시즌1이 9개의 에피동안 고개마 전개를 하다가 마지막 에피에서 급전개가 진행되었었는데
시즌2 역시 불행하게도 같은 패턴이다.
9개의 에피 동안 고구마와 짜증을 반복하다가 마지막 에피에서 단박에 모든걸 전개하고 끝내버린다.
시즌1과의 차이점이라면 시즌1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마지막까지 별로라는 생각과 함께 끝났다면
시즌2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만족 스러웠다는 것.
이 마지막 에피소드 하나 때문에 시즌2는 시즌1보다 더 재미있게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재미는 있었지만 크게 보면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더 많았다.
일단 슈퍼히어로물이지만 슈퍼 히어로물이 아니다.
파이브와 클라우스 빼면 자신의 능력 쓰는 면이 그리 부각되지 않는데다가
클라우스는 개인적인 용도로 쓰니 세상을 구하기 위해 능력을 동분서주하면서 초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파이브 밖에 없다.
시즌2 에피1에서 모두가 초능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하여 세상을 구하는 슈퍼히어로물 시청자가 바라는 그림을 잠깐 보여줬지만 그게 끝이었다.
때문에 슈퍼히어로물의 개념으로 접근하면 실망할 여지가 더 크다.
악당이 악당 같지 않다.
종말을 빼면 커미션과 커미션 요원이 악당일텐데
커미션 요원의 경우 도무지 이 인간들이 임무를 성공할 것 같은 기대가 안든다.
맨날 총만 갈기지만 시즌1과 시즌2 통틀어 이 인간들이 임무를 성공한 경우를 못본 것 같다.
그러니 자연스레 긴장이 떨어질 수 밖에.
전개는 고구마 이전에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시즌1에서도 그렇지만 아무리 봐도 일반인이냐 히어로냐를 떠나서 종말을 직전에 둔 사람의 심리상태가 아니다.
몇일 후면 세계의 종말인대 각자 하는 행동을 보면 종말은 안중에도 없는 듯 하다.
가장 종말을 앞둔 사람으로 보여줬던 것은 시즌1에 애인과 함께 도망치던 헤이즐이었다.
당장 멸망하면 자시과 어디를 가장 가고 싶냐고 묻던 헤이즐에게서 종말이 코 앞에 닥쳐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정작 엄브렐러 아카데미에서 파이브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10개의 에피소드 중 9개의 에피소드는 결국 갈등을 개별적으로 보여주는데 쓰고
그 갈등을 보여주면서 갖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더 바쁘다고 할 수 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거야 나쁘지 않지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런 구조를 짰다고 느껴질 만큼 작위적이고 곁다리 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 10개의 에피소드가 통일성 있게 빌드업 되지 않고 산만하게 전개된다.
스토리 자체는 짜임새가 있는 것 같은데, 그 스토리를 풀어쓴 역량이 따라가지 못한 느낌이다.
더 많은 불만족이 있었지만 앞서 말했듯
마지막 에피소드 만큼은 개인적으로 대 만족이었다.
마지막 에피소드를 위해 앞의19개의 에피소드가 빌드업을 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시즌3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미성숙아처럼 행동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결과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은 시리즈였고 시즌3가 나온다면, 어떤 계기가 있다면 보겠지만
꼭 챙겨 보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