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식객’이란 별칭으로 유명한 고 임지호 요리사님의 요리와 방랑을 주제로 만든 다큐멘터리.
역마살 제대로 껴서, 평생을 방랑하며 살아온 요리사가 길에서 만난 노인 분에게 얻어 먹는 밥한끼에 큰 정을 느낀다.
임지호 요리사가 왜 방랑을 하는지, 왜 그렇게 사람과 정을 채우려하는지가 다큐멘터리에서 담담하게 이야기 된다.
정에 굶주린 임지호 요리사의 삶에 공감이 되는 동시에, 그 정을 왜 가족으로 채우지 못하셨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함께 했다.
고 임지호 요리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아주 예전에 방송한 ‘방랑식객’이란 다큐를 우연히 보면서 였다.
길을 가다가 평소에 잡초인줄 알았던 식물을 뜯어서 요리 한다거나, 산에서 상상도 못한 무언가를 가지고 근사한 요리를 뚝딱 만든 후, 또 주변에서 가지고 온 걸로 말도 안되게 멋진 플레이팅을 하는 그 모습은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미디어에 요리사가 판치는 지금까지도 그 이상의 파격을 보지는 못했다.
영국의 ‘제이미 올리버’와 느낌이 비슷하지만 내가 보기엔 재료의 독창성이나 광범위함 면에서는 임지호님이 한수 위란 생각이 든다. 요리를 잘하는 것과는 별개로...
임지호란 캐릭터가 워낙 매력적이어서 재미있게 봤으나
다큐 그 자체는 임지호란 캐릭터의 매력에 미치지 못한다.
멋드러진 풍경을 제대로 담지 못한 평범한 화면
임지호란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중구난방에다가 편집도 중구난방이어서 흐름을 알기 어렵고
무엇보다 가장 궁금한 요리하는 과정을 너무 안보여준다.
임지호란 인물이 중심을 잘 잡았지만, 다큐 그 자체는 중심이 없는 느낌이다.
작년 쯤 임지호 요리사님이 세상을 떠나셨다.
안타까움과 궁금함이 함께한다.
궁금함이란, 임지호 요리사님이 돌아다니면서 하셨던 요리와 발견한 재료에 대한 기록이 어딘가에 남아있을까, 아니면 임지호님과 함께 사라졌을까?
임지호 님이 가진 지식은 한국 요리를 생각할 때, 그냥 잊혀지기엔 너무 아쉽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사우디에 계실 때 임지호 님과 꽤 연이 깊다고 했고
예전에 잘먹고 잘사는 법 나오면서부터 아버지가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해서
제가 미국에서 돌아왔을때 그때 운영했던 산당에가서 인사도 드리고 했던 기억이있네요
사우디에 계실때도 요리를 정말 잘하셨다고.. 아버지는 일반 노동자가 아니어서 임지호 님이 해주던 특별한걸 자주 드셨다고 했네요. 그 덕에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임지호님도 저희 아버지를 기억하셨고요
그 이후로 자주 뵙진 못해도 강화에 식당오픈했을때도 가고 그랬었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좀 벙찐 기억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