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초등학교 고학년 때 필독 도서였던 것 같은데..
아무튼 집에 있길래 읽기 시작.
독일의 한 흑인 소년이 받는 차별을 이야기하며, 차이를 인정하고 차별을 하지 말자라는 교육적인 내용인데…
아이들은 어떨지 몰라도 어른인 내가 읽어 보니 묘한 거부감이 왔다. 익숙한 느낌이다 했더니, 헐리웃의 전형적인 PC 선전 영화를 볼 때 느꼈던 그 거부감이다.
초반 부, 흑인 소년 샘이 받는 억울한 사건과 학교에서 보리스의 놀림으로 고생 하는 전개에서 어느정도 공감대를 이끌어내지만,
빌런이라 할 수 있는 보리스가 샘을 싫어 하는 이유가 나오면서 부터 자연스러움은 와장창 무너진다.
본래 반의 일등은 보리스 였는데
어느 날 샘이 전학와서 그 일등 자리를 모조리 차지해 버린다.
공부 뿐만 아니라 운동도 일등.
게다가, 보리스가 어려워하는 피아노 연주도, 샘은 단 한 번에 연주해 버린다.
이 정도면 인종과 상관 없이 보리스 입장에서 샘이 미울 것 같다. 샘이 백인었어도 미웠을 거다. 혈기왕성한 학창시절 이런 상황에서 화가 안난다면 이미 인생 2회차일거다.
흑인 샘을 맥락없이 완벽남으로 만드는 순간 이야기는 궤도를 벗어나기 시작한다. 일등 다툼만 아니었다면, 보리스도 샘을 친구로 사귀었을지 누가 알겠는가?
그 결과,
아이러니 하게도 이 소설에서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인물는 흑인 소년 샘 밖에 없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의도가 공감되는 것이 아닌,
작가의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어쩌면 우리가 당연하다 생각하는 걸 굳이 설명해야 하는 조건 속에 만들어진 것들에 대해 위화감- 작위성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아요.
즉 PC에 대한 거부감은 그들이 행하는 것들이 우리의 사고로는 구시대의 산물로 느껴지기 때문 아닐까요. 물론 아직도 사회는 차별적 요소를 지니고 있고, 그로 인해 문제를 내재하고 있지만 말이예요.
방법 역시 시대에 따라 바뀌고 진화해야 하지만, 과거의 그대로를 그들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억지로 들이밀다보니 반감이 더 커진 건 아닐지.
다시 책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 어떤 학생 필독도서도 혼자서만 읽기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이란 목적을 위해 쓰여졌고, 그 목적이란 것을 위해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편햔되거나 무리할 때도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교사나 부모의 지도가 꼭 뒤따라야 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주인장님이 걱정하시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