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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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 夢(몽) - 꿈 (구) (0) 2012/09/30 PM 06:31
어두 컴컴한 도시의 뒷골목

그곳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도망가며 반항하는 한 남자를 향해 여러무리의 후드를 두른자들이 쫓고 있었다.

도망중인 남자는 점점 체력의 한계를 느꼈으나 조금이라도 속도가 느려지면

뒤에서 쫓아오는 무리들에게 잡힐것이 보지 않아도 충분히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날아오는 총알을 피하랴 앞의 장애물을 살피랴 정신 없던 남자는

결국 막다른 길에 가로막혀 더이상 도망칠 수 없었다.

후드를 두른 남자들은 이미 도망갈곳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더이상 총을 쏘진 않았지만

남자에게 겨눈 총은 한시도 남자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순간 도망치던 남자는 갑자기 하늘을 노려보더니

온 힘을 다해 점프를 뛰었다.

점프를 뛴 순간 후드를 두른 남자들은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고

총을 다시 난사해 봤지만 이미 멀어진 남자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하늘로 날아간 남자는 아래를 보자 후드 남자들이 점점 흐릿해지는것을 볼수 있었다.

"오늘 꿈은 여기까지인가..."

갑자기 눈이떠진 남자는 원룸의 낡은 침대위에서 잠이 깻다.

"아무리 자각몽이라지만 날이갈수록 너무 독해지는걸..."

남자는 중얼거리며 머리를 몇번 흔들더니 물을 한잔 마시고 곰곰히 생각했다.

자각몽...

사람들은 흔히 알고 있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매우 힘들다.

이미 꿈속에서 꿈이라고 느끼기는 하지만 그 상황에서 상황을 급반전 하거나

이어지는 꿈에 대해 속수무책으로 따라가기에 바빠 차마 자신의 의지대로 할수 있는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 자각몽으로 꿈에서 원하는 능력을 사용하고

위기에서 전혀 다른 방법으로 탈출하는건 이 남자와 몇몇 안되는 인간들이었다.

어렸을때부터 꿈에서 자신을 조종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이 남자는

올해로 25살 대학을 모두 졸업하고 막연히 할일이 없어서 아르바이트로 근근히 살아가는 남자였다.

전체적으로 마른 외형의 몸매와 확실히 다른사람보다 큰 눈크기 그리고 오똑한 콧날과

살짝 돌출형인 얼굴은 어딜가나 그저 평범한 얼굴이었다.

시계를 보니 아직 아르바이트 갈 시간은 아직 멀었다.

난리법석 떠는 꿈을 꾸는 바람에 일찍 깨버렸는데

이건 아무리 해도 따로 방법이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꿈이라는 것은 사람이 잠을 잘때

깨기전 잠에서 거의 깰때 꾸는것으로 꿈을 많이 꿀수록 수면에는 좋지 않다는것은

흔히 알려진 이야기다.

한수진...이것이 현실에서 불려지는 이 남자의 이름이었다.

하지만 꿈속에서는 자신의 이름이 불린적이 한번도 없었다.

가끔 술자리에서 꿈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신의 이름을 불러서 쳐다보면

아무것도 없거나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이 따라온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이름이 불려진적이 한번도 없었다.

어차피 잠이 달아난 수진은 욕실로 가서 샤워를 하고 냉장고안에 있던 캔맥주를 꺼내

자리에 앉아 TV를 켰다.

"오늘 오전 10시쯤 인기가수 00양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자살한것을 이웃주민이 발견하여..."

TV에서는 이름이 나오지 않지만 대충 누군지는 감이 왔다.

인기 아이돌로 데뷔를 한 그녀는 솔로로 활동을 시작하며 많은 히트곡을 내고

드라마와 예능에서도 발군의 능력을 보여 많은 인기를 얻던 가수였다.

하지만 솔로데뷔때 성상납 사실이 갑자기 퍼지기 시작하며

그녀의 개인홈페이지와 SNS초토화가 될정도로 안티가 증가하였고

그녀의 기사에는 항상 악플이 달려 본인이 매우 힘들어 하고 있었다.

솔직히 수진의 입장에서는 그저 티비안의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슬퍼질일도

가슴아플일도 없었다. 그도 그저 티비에 나오면 "아 쟤 나오는 구나" 였지

나오는 프로그램마다 일일히 챙겨보고 음반마다 구입하여 듣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뭐 사실 팬이라고 해도 끽해봐야 장례식장에 가봐야 입구에서 막혀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볼수 있는것도 아니고

광팬들때문에 난리법석일 것이 눈에 뻔히 보였다.

"띵동"

"뭐야..이 시간에 날 찾아올 사람도 없는데.."

수진은 궁시렁 거리며 나가기도 귀찮아 그자리에 앉아 응답했다.

"누구세요?"

"한수진씨 택배왔습니다."

택배라는 소리에 광속으로 달려가 문을 냉큼열고 택배를 받아 들었다.

"이상하네....보낼만한 사람도 없는데 보내는 사람 주소가 없으니 원..."

부모님은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나 하는 아들에게 정나미가 떨어졌는지

연락한번 먼저하는 법이 없었고, 다른 자취생들 처럼 밑반찬들을 해서 보내시지도 않았다.

혼자서 어렵게 생활하다보면 알아서 내려와 집안일이나 도울꺼라고 생각한 부모님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수진을 더 자립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해서는 번듯한 직장을 구해 어렵게 자신을 기르신 부모님께 보답하고자 했지만

면접때마다 악몽에 시달려 컨디션이 나빠지는 통에 좋은 결과는 얻지를 못했다.

수진은 별 대수롭지 않게 택배를 뜯어 무엇이 들었는지 상자안을 보았다.

상자 안에는 겉표지부터 속지까지 모두 검은색을 띈 책이 있었고

금빛으로 夢 이라고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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