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둘이서 작은 휴대폰 판매점을 하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요즘 말도 탈도 많은 업종인데요...
[폰팔이와는 다르다! 폰팔이와는!!]을 슬로건(?)으로 영업 중입니다.
근데... 악순환이란게 얼마나 무서운지를 요 근래 자주 느낍니다.
특히 저는 한달 남짓 전에 이걸 시작할때까지, 직접 매장에서 일해본적은 없었는데요.
동생은 어찌어찌 한다리 건너 아는 사람의 소개로 한 매장에서 몇 달 일했었습니다.
일을 배운다는 명목이라 돈을 못 받았는데요...
분명히 돈을 벌기는 꽤 버는 곳이었지만, 소위 폰팔이 스킬이 충만한 곳이었죠.
그래서 동생이 말하길 "이건 나도 해야지"는 못배웠지만, "저건 안해야지"는 많이 배웠다고 하더군요.
어쨌거나 그걸 반면교사로 삼아서, 판매상담을 할땐 최대한 양심적으로, 솔직하게 하고 있습니다.
통신사 요금할인은 따로 말씀드려서, 대표적 스킬인 "요금제 얼마 쓰시면 공짜"를 하지 않고...
굳이 그렇게 설명해달라는 손님께는 '그건 진짜 공짜는 아니지만'이란 말을 전제로 설명하고요.
부가세와 할부이자도 꼭 포함해서 요금을 말씀드리고 있죠.
출고가 얼마에, 얼마 할인해서 할부원금이 얼마..라는 점도 처음에 말씀드리곤 합니다.
출고가가 내려갔으면 슬쩍 내가 깎아주는척 하지 않고, 출고가 할인된 폰이라는 말씀을 드리고요.
하지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저 집에선 요금제 얼마 쓰면 공짜라던데 여긴 아닌가보네?" 입니다..^^;
"요금제 52 쓰면 52,000원 나와야지 왜 여긴 57,200원이라고 해요? 여기 비싸네?"
이런 말도 듣곤 합니다.
오늘도 어떤 아주머니께서 피처폰이 고장났다며 스마트폰 가격을 물어보러 오셨는데..
이리저리 얘기를 하다보니 갤럭시S3를 보여달라시더군요.
그래서 이게 얼마짜리에 얼마 할인해서 얼마고, 통신요금 할인이 얼마 되고...
이런 얘기를 동생이 하고 있으려니..
"옆에 저 집은 5만원 요금제 쓰면 10만원이라던데 갤럭시3가? 여긴 좀 비싸네?"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아무리 오프라인에서 보조금이 나온대도 할부원금이 10만원일리가 없어서 생각해보니...
52요금제 쓸때 나오는 50여만원의 요금할인을, 할부금에 넣은거 같더군요.
일단 얼마 요금제를 쓰면 공짜, 라는 표현이 들어간 시점에서 아마 그거겠죠.
그래서 그 부분을 말씀드리고 그건 진짜 10만원인게 아니라고 했지만...
결국 또 "무슨 소리냐, 그 집은 분명히 10만원이라던데." 하더니 비싸다며 나가버리셨습니다.
소위 그동안 업자들이 폰팔이 스킬을 쓴 결과로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런걸 솔직하게 설명해주면 오히려 이상한 집, 비싼집이란 말을 듣는다니 기분이 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