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算 MY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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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문득 저번 후쿠오카 갔을 때가 생각나네요. (2) 2014/03/20 PM 10:09
정말 뜬금없는 잡생각입니다만....
오늘 부산에 비가 왔습니다.
낮에 좀 나갈 일이 있어서 영도 쪽을 갔었는데, 정말 순간적으로 장대비가 오더군요.
다행히 우산이 있었지만,
그래도 비가 쏟아지다 잦아들다 하는 길을 한동안 추적추적 걸었습니다.
그러면서 바다랑 배도 눈에 들어오고 하다보니..
지난 1월에 동생이랑 후쿠오카에 다녀온게 생각나네요.

두 번째로 가는거라, 조금 여유를 부리고 싶었는지...
첫 날에 하카타역을 나와서 살인 탄탄멘을 먹고, 짐을 맡긴 후 무작정 걸었습니다.
막연한 예정으론, 후쿠오카 돔이랑 타워나 가보자는 정도?
처음 왔을때도 텐진 쪽은 여러 번 걸어서 오간지라, 거기까지는 소화도 시킬 겸 당연히 걸어서 갔고...
츠타야를 한번 둘러본 뒤 목적지까지 어떻게 갈까를 고민 했는데요.

평소 걷는 것도 좋아하고 해서, 길도 모르지만 "그냥 걸어서 가자!"로 결정했습니다.
사전에 구글 지도로 약간의 약도 정도는 확보한 상태였지만요.
텐진 - 오호리공원 - 도진마치역 정도를 이정표 삼아 가기로 했는데.....
중간에 비가 오더군요. 우산은 짐이랑 같이 호텔에 있는데....
처음엔 약간 오는 정도라 그냥 걸었습니다만,
대로를 따라 직진만 하면 된다곤 해도.. 외국이고 초행이라 어디쯤 온건지 감각도 없고요.
점점 비도 더 오는 듯 해 중간에 돌아가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중간에 이름모를 종교시설 풍의 건물 처마에서 한동안 둘이 서있었죠.
언제 그치냐, 우산 가져올걸 하는 얘길 하면서, 내리는 비 보며, 오가는 버스랑 사람들 보며....
쫄딱 비는 맞은 꼴로, 편의점서 산, 100ml 증량됐다는 캔 콜라를 하나씩 들고 홀짝거리면서요.
결국 비가 그치는 듯해 무사히 후쿠오카 돔이랑 타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한 층 더해진 자신감을 업고 돌아올 때도 걸어서 왔죠.
한 번 가본데라 그런지, 신기하게도 돌아오는 길은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그 날은 딱히 시간도 재지 않고, 중간중간 멈춰 서서 별 것 아닌데도 구경하고...
쓸데없이 서로 아는 척도 해가며 느긋하게 걸어갔다 왔는데요.
오늘 문득 그 날이 생각나 구글지도로 검색하니 왕복 3시간이 넘는 길이었군요.

지금 생각하니, 첫 날이라 그런지 그 때의 큐슈 여행중에 가장 기억에 남은 날입니다.
그 땐 그냥 평범한 거리고, 비도 오고 해서 사진을 찍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그 날 걸어서 오간 사진을 찍지 않은게 문득 조금 아쉽게 느껴집니다.
다음에 가면, 또 걸어서 다녀오면서 사진을 찍어볼까 싶지만....
그 때는 또... 지금 느껴지는 그 날 같은 기분이 아니겠죠.
이미 와 본 곳이고 사진을 찍자는 마음을 먹고 찍은 거니까요.

갑자기 괜히 쓸데없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몇 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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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미치★    친구신청

지나고 보면 의미있던 시간들이었다고 뒤늦게 느낄때가 많은것 같아요. 저도 글쓴님과 비슷한 생각을 한적이 많네요.

MIREADE_MK2    친구신청

저도 후쿠오카에 간 게 첫일본 여행인데... 1박2일에 시간도 얼마 없었고
일본어도 못 해서 아쉬움만 남는 여행이였습니다.
다음에 시간이 되면 또 가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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