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한심한 기분이 듭니다.
지역적인 얘기나 뭐 그런게 아니라,
선거에 출마한 사람들과 그들이 보는 국민의 수준에 대해서요.
오늘 보수동 쪽을 걸어서 출근하는데, 이제 여기저기 현수막들이 즐비하죠.
그 중에 언뜻 눈에 띈 것을 보고, 정말 이어폰을 끼고 걷다가 미친놈처럼 빵 터졌습니다.
교육감 선거에 나온, 현 교육감인 어떤 여성후보의 현수막이었는데요.
지난 교육감 선거에 당선되었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교육감은 정당소속이 아닌지라, 당시 선거용 기호를 추첨으로 했는데..
그 때 추첨식에서 1번 자리를 뽑았다고,
정말 미친듯이 환호하고 만세부르며 난리치던걸 보고.. 실소했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1번 = 당선]이라는 수준의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는거죠.
그리고 그걸 남들 앞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에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인격체라는 뜻이고요.
어쨌건, 그건 그거고.... 현수막 얘긴데요.
요즘은 현수막도 여러 버전을 만들어서 다양하게 걸곤 하더군요.
그 중 하나에 적힌 문구가...
[좌파교육, 절.대. 안돼요!]
...................................뭐... 이런 거였습니다.
이걸 보고 그 앞에 멈춰서서 정말 한동안 빵 터져서 웃었는데요.
우선 좌파라는 건, 우파라는 단어랑 마찬가지로 그 자체는 잘못된게 아니죠?
그걸 핑계로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비뚤어진 이념에 사로잡혀 본말전도의 행동을 하면 문제지만.
그런데 소위 교육감을 할거란 사람이 [좌파 = 범죄] 수준의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좌파교육이란게 도대체 뭘까요?
그렇게 죄악시하는걸 보면,
초중고 교육과정에 무슨 주체사상이라도 의무적으로 교육시키나요?
아니면 반 정부 사상이나 무정부주의라도 주입시키는지?
무상급식이니 그런 얘기면, 차라리 그냥 재정에 대해서 문제를 삼든가...
[복지 = 좌파 = 나쁜것 = 빨갱이]
이런 수준의 인식을 가진 것만으로도 한심한데...
그걸 떡하니 남에게 공개적으로 밝히고,
심지어 그게 선거에서 플러스가 될거라 생각하고 자빠졌습니다.
물론 저런거에 낚이는 자동 거수기 수준의 사람들도 딱하긴 마찬가지고요.
이런 사람이 한 대도시 교육의 수장을 맡아도 되나요?
진보니 보수니 지역이니, 그런 문제가 아니라...
이런 천박하고 편협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 교육을 입에 담을 자격이 있습니까?
위정자가 되겠다는 사람들 수준의 밑바닥을 보는 것 같아서 한심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