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만난 어떤 김여사가 워낙 유니크(?)해서 한 번 얘기해볼까 합니다.
음... 동생과 같이 서면 CGV쪽을 걷고 있었습니다.
부산 분 중에선 아는 분도 있겠습니다만, 서면CGV에서 황령터널로 가는 길이 있죠.
신호가 이상한건지, 도로가 많이 얽혀서인지 종종 막히기도 하는 곳인데요.
말로 설명하기 애매하니 지도를 첨부해볼게요.
잘 나올지 모르겠지만... 검은색으로 동그라미를 친 부분입니다.
신호를 기다리다가 파란불(보행신호)가 켜지기에 횡단보도로 나갔는데..
사람이 막 건너려고하면 액셀을 꽉 밟고 먼저 지나가려는 차들이 있죠?
그런 속셈이었던거 같습니다만, 저희가 먼저 횡단보도로 나온지라 실패하고 꿀렁하며 급정거하더군요.
당연히 저희도 살짝 멈칫 했다가 다시 건너려고 했죠.
근데 그 멈칫 한 사이에, 기어이 지나가려고 또 액셀을 왕 하고 밟았다가..
저희가 안 멈추고 계속 건너자 다시 브레이크를 밟으며 꿀렁,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설명이 좀 장황하지만 어떤 건지는 상상이 되실런지...^^;
좀 화가 나서 운전자를 봤는데, 어떤 아줌마더군요. 한 50대...?
당연히 저희는 건너가면서 운전자를 보면서 궁시렁거렸습니다.
그러자 창문이 윙 하고 열리더군요.
저희는 미안하다고 손이라도 들려나 생각했습니다만....
아줌마가 한 말은
"왜, 나랑 싸우고 싶어?"
....였습니다.
보통은 길에서 시비를 안 붙는 저지만 워낙 어처구니 없이 뻔뻔한 소리를 하는지라(그것도 반말로)
"지금 저 신호등 무슨 색입니까? 예? 무슨 색인지 보이시죠? 무슨 색입니까?"
그러자 돌아오는 대답은
"못 봤어."
"아니 못 본게 뭐가 자랑이라고요. 그걸 변명이라고 합니까? 파란불에 차가 지나가게 돼있어요?"
"나 지나갈땐 빨간불이었는데 방금 바뀐거네."
방귀껴놓고 성내는 꼴에다 아까는 신호를 못봤다더니 이젠 자기 지나갈땐 빨간불이었다...
게다가 처음부터 반말까지 하니, 듣고 있던 동생도 기가 차서
"아니 왜 반말을 합니까. 그것도 잘못한 사람이."
"나 참 우리나라 말에 반말이 욕이가? 어? 반말 좀 하면 어때서?"
그러길래 뭐 저도 이건 김여사를 넘어서 미친년이구나 싶어서
"아 그래? 어휴 그랬구나. 근데 왜 파란불에 밀고 들어왔어? 왜 그랬노."
그랬더니 조금 멈칫 하더군요.
아마 자기가 잘못했어도 초장부터 반말하며 뻔뻔하게 나오면,
대개 젊은 사람들은 궁시렁이나 대며 갈 길을 가든가 해서 거기 맛이 들린 모양이었겠죠.
그건 바로 대답 못하고 좀 더듬거리다가
"아니 어디서 젊은게 어른한테 반말을 하노!"
그러자 동생이 "아까 반말은 욕 아니라서 괜찮다매? 미친년봐라 이거."로 시작해서....
그냥 대로변에서 그 김여사한테 쌍욕을 발사했습니다..;;
따로 적긴 좀 그렇지만 부산 사투리로 다양한 어휘(?)들이 구사되었다고 보시면...
저는 운전석 바로 옆에 있었는데..
김여사는 완전히 예상 외의 전개인지, 당황해서 입술이랑 손이 조금씩 떨리더군요.
당연히 그 즈음엔 뒤에 차들이 빵빵거리고 난리났죠.
그러자 또 그걸 가지고
"저거 봐라. 뒤에 차들도 난리다 아이가! 어?"
"저거 아줌마 당신한테 그라는건데? 니보고 하는거다 그냥 죄송합니다 하고 꺼지라고"
"어휴 한국말이 그렇게 쓰라고 있는게 아닌데 어른한테 참.."
"이야 그렇나? 근데 차도 그렇게 몰라고 있는게 아닐건데 니는 왜 그래 모는데?"
그랬더니 뭐 뒤에 차때문에 안되겠네 하면서 가려고 하더군요.
이런 미친년은 그냥 보낼 수 없지 하며, 저랑 동생은 도로 옆을 따라가면서 계속 퍼부어줬습니다.
저는 그따위로 하고 다니지 말라고, 동생은 쌍욕을...;;
아마 이런 김여사 얘길 누가 경험담이라고 올렸으면.. 저도 안 믿었을거같습니다만...
세상엔 정말 별 미친놈, 미친년들이 많네요.
근데 지금 생각하니 좀 아쉽습니다.
그걸 동영상으로 찍어서 올렸어야 하는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