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어머니께서 동남아 여행을 다녀오셨는데..
그 환전을 제가 대신 했었습니다. 외환은행 사이버환전으로요.
그랬더니 며칠 전에 무슨 환전이벤트 당첨 상품이라고,
[박카스 교환권]이란 이름의 문자가 왔더군요.
아마 박카스 가격인 800원짜리 상품권이었던거 같습니다.
박카스 내지 동일가격의 다른 걸로도 교환할 수 있다... 뭐 그런거더군요.
그래서 어제 밤에, 바깥에 나갔다가 편의점을 들렀는데 그게 생각나더군요.
해서 음료수 두 개를 사면서, 박카스도 가지고 카운터로 갔습니다.
카운터에는 어떤 아주머니가 계시더군요.
가끔 폰으로 온 기프티콘이나 상품권을 쓰려고, 화면에 띄워서 보여주곤 하는데...
젊은 알바인 경우엔 바로 익숙하게 처리하는 경우가 많죠.
근데 나이가 좀 있는 분들은 잘 몰라서 당황하거나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있더군요.
하지만 거기가 대학교 근처라서 괜찮겠지 싶었습니다.
근데 계산하면서 "박카스는 이걸로 계산해주세요."라며,
문자로 온 화면을 띄워서 보여드렸더니..
(그림파일 형식으로 바코드도 같이 보이는)
"이게 뭔데요?"라고... 좀 따지는 듯한 퉁명스러운 말투로 툭 쏘는겁니다.
'아... 이거 잘못 걸렸구나' 싶었지만 웃으면서
"아, 저도 선물로 받은 건데 여기 박카스 교환권이라고 되어 있더라고요."라고 대답했죠.
그러면서 직접 보시라고 폰을 건넸는데...
받고 가져가면서 조심을 안했는지 폰을 카운터에 쿵 떨어뜨렸습니다.
물론 2년도 넘은 노트2라 애지중지까진 안하지만,
떨어뜨린 것에 대해 미안하다거나하는 말 전혀 없이 여전히 귀찮은 표정으로 모른 척..
기분이 다시 한 번 나쁘더군요. 일행이 있어서 별 말은 안했지만...
그러더니 포스기를 삑삑 누르더니 폰에 뜬 바코드를 읽는데... 잘 안되나봅니다.
두어 번 그러더니,
"이거 기프티콘 맞아요?"하고 여전히 기분나쁘다는 톤으로 툭 던지더군요.
(부산 분이라면 억양이 상상 되실 듯도...)
'난 기프티콘이란 말 안했는데' 싶었지만, 폰 화면을 보니..
타이틀은 [박카스교환권]이지만 코드번호는 문화상품권으로 나온거 같더군요.
그래서 그걸 보시라고 카운터 테이블에 놓인 폰을 집어들려고 했더니,
"아 만지지마세요."
'내 폰 내가 만지는데 뭐 어쩌라고...'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더니 자기도 그게 문화상품권 코드인걸 봤는지,
"아니 이건 기프티콘이 아니고 문화상품권이네. 그러면 처음부터 그렇다고 말을 똑바로 해야죠."
하는겁니다.
"아니 내가 언제 기프티콘이라고 했어요? 아까부터 이 아줌마 웃기네.
외환은행에서 교환권이라고 적어 보냈으니까 교환권이라고 했지.
불만있으면 외환은행장한테 전화 넣어서 따지시든가."
....라고 말하고 싶은걸 간신히 참았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같이 갔던 일행이랑 눈이 마주쳤는데.. 표정이..
아마 제 표정도 비슷했겠죠.
결국 그냥 말없이 계산하고 나왔습니다.
보통은 어느 가게든 식당이든 나올땐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어제는 그냥 나왔을정도...
거기가 GS25였는데... 아마 앞으로 GS25는 간판만 봐도 기분이 나쁠 것 같습니다.
같이 갔던 일행은 앞으로 GS25는 안갈거라고 할 정도였죠.
상품권이든 뭐든 그걸로 결제했다고 엄청난 피해가 가는 것도 아닐텐데 왜 그랬을까요.
다른데서 욕먹고 우리한테 화풀이를 한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