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영화 [덕혜옹주]를 봤습니다.
동생이랑 저는 그런 분위기의 영화는 취향이 아닙니다만..
어머니께서 원작 소설을 읽으셔서, 관심이 있어하셨거든요.
뭐 영화 자체는 무난하게 괜찮았습니다.
원작을 읽은 어머니는 소설에 비해 이런저런 아쉬움이 있으셨지만요.
정작 문제는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이었는데요...
영화가 영화라 그런지.. 상대적으로 고연령층 관객이 많았습니다.
일전에 [국제시장] 시사회에서의 기억이 떠올라 약간 불안했지만.. 설마 했는데요.
1. 스포츠 중계하듯, 장면장면의 소감과 의견을 외치는 할머니들.
이건 마치... 뭐랄까..
스포츠나, 집에서 드라마 볼 때, 다들 이런저런 감상이나 의견을 말하곤 하잖아요.
극장에서 그걸 하는겁니다.
"아이고 저기 독 탔나보네."
"저저 죽일놈 봐라 저거"
"아유 나쁜놈이네"
"내가 전에 뭘 봤는데 어쩌고.."
등등..
그나마 제 바로 뒤에서 실황 중계를 하던 할머니들은,
중간에 못 참은 제가 뒤돌아보면서 눈살 좀 찌푸리니까 조용해졌는데요.
몇 줄 뒤에서 전라도 사투리로 외치던 할머니는 진짜...
"으메 저거"
"저걸 으째쓰까잉~"
하는 소리들을 영화 내내 들었습니다.
2. 당당히 스피커폰으로 전화 통화...
중간중간에, 전화벨도 몇 번이나 울렸습니다.
당연히 바로 끄지도 않고... 한동안 울리곤 했었고요.
급기야 어떤 할아버지 한 명은 아예 전화를 받아버리더군요.
그것도 스피커폰으로.....
게다가 뭐라뭐라 한동안 통화까지 했는데, 상대방은 딸내미거나 뭐 그런 아줌마인듯.
결국 나중에 끊으면서는 "나 영화보는 중이라 끊는다." 했는데...
상대방도 생각이 있으면 아차 싶어 끊어야 할텐데,
"응~ 영화 보고 있어?"
"어~ 그래~"
"응~ 그럼 끊을게?"
"어~"
"응~ 끊어~"
이렇게 쩌렁쩌렁한 음량의 스피커폰 통화를 만끽했습니다.
그 외에도 뭐, 스마트폰 화면이 켜지고 만지작 거린다든가.. 그런건 다반사였고요.
진짜 최악의 극장 경험이었습니다.
어린애들이 떠드는 것보다 훨씬 정신적인 데미지가 심하네요...
어린애들은 뭘 몰라서 그런다고나 하지.............
노인네들이랑 영화 같이 못 보겠단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저도 예전에 편의점에서 봉지 과자 여러개 사와서 2시간동안 부시럭거리면서 영화보는 개념없는 노인분들 때문에 짜증난 적이 많아서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