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는 영국인이다.
서양여자 하면 흔히 생각나는 금발의 쭉빵미녀가 아니라
아시아계 영국인이라 그냥 보면 한국사람처럼 보이는 영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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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운전경력이 얼마 안된다.
영국에서 겨우 5개월 정도 운전하다가
바로 한국와서 사실상 초보
실제로 한국에서 운전시작한것도 겨우 작년일이다.
한국은 대중교통이 참 좋다고 하면서 이리저리 뚜벅이 생활하다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운전하겠다고 난리를 피웠다.
뭐 어찌어찌 한국서 운전면허증 받고
운전시작하는데 이게 잘 될리가 있나
영국서도 겨우 초보딱지 뗄랑말랑할때 그만둔데다가
영국서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어서
우회전신호 받으려고 한참 서있다가 뒤에서 욕먹는다던지
좌회전 신호도 안받고 걍 들어가다 사고 날뻔한거라던지
익숙해지는데까지 사고가 안난게 다행일지경
완전 김여사다 김여사
그러고 차를 사줬는데 이건 뭔 헛바람이 불었는지
겨우 마트가는데 선글라스 끼고 나들이옷 거하게 차려입고
무슨 드라마 촬영마냥 요란떨면서 다니는데
참 웃긴다. 근데 아직도 그런다는게 함정
여기저기 일 도와주는게 있어서 차타고 다니는게 그렇게 편한지
언젠가 동생부부를 만났을때도 차 타는거 편하다고 그렇게 수다를 떨드만..
결국 제수씨가 낚였다.
제수씨도 자기 차 사달라고 징징징 거리는데
동생놈이 한방에 툭 사주더라 스파크로.... (올 역시 대기업 부장... 쩔어)
근데 동생놈이 워낙 시크한데가 깐깐해서 차는 훌쩍 사줬는데
운전연수 하느라 제수씨가 모진소리를 엄청 들었나봐
울상이 된 얼굴로 와서 아내에게 연수 해달라고 하드라
아내는 바로 콜...
그러더니 아줌마 둘이서 겨우 운전연수 하는거 가지고
뭔 전용쿠션이네 운전용 에스까다 선글라스네
운전하기 편한복장이라고 백화점가서 옷 사고
차동자 실내장식용 인형이니 뭐니 이것저것 다 사서 붙이고
벼라별 유난을 다 떨드라... 여자들은 원래 그런가?
암튼 뭐 내가 하는것도 아니겠다
동생도 마침 귀찮은거 떠넘겼겠다 싶어서 냅뒀는데
한동안 둘이 죽이 잘맞아서 다니드라
어디 맛집이네 자동차 극장이네 뭐 암튼 그랬다.
그렇게 지내다가
어찌 어찌 날이 맞아서 동생부부랑 삽교천에 외식하러 가기로 했다.
애들도 서로 부모님집에 맡기고 완전 오붓하게 부부동반
내차로 갈까 (포드익스플로러) 동생차로 갈까 (알페온) 하다가
아무래도 승차감 좋은 세단이 나을거 같아서 동생차로 가기로 결정
그냥 스윽하고 바람이 쐬러 가는거라 생각해서 동생과 나는 완전 털털하게 입고 나왔는데
이 아줌마들은 아 글쎄 완전무장.... 우리 몰래 어디 맞선보러가나?
그러더니 제수씨가 대뜸 자기가 운전한다고 들이민다.
'여보 아주버님 걱정마세요 형님께 운전 잘 배웠어요'
그말듣고 아내는 절대고수 제자를 둔 사부마냥 흐믓한 표정.. 얼씨구?
그렇게 제수씨가 운전대를 잡고 아내가 조수석에 타고
남자 둘이 뒤에서 불안하게 가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스파크 몰던 초보아주머니가 대형세단을 모는데
이게 잘 될리가 있나?
운전도 불안불안 급브레이크 밟기 일쑤도
동생과 나는 정말 불안해서 뒤질거 같았다.
이게 외식하러 가는건지 도살장에 끌려가는건지...
근데 앞에서 쉴세없이 빵빵터트리는 아줌마 둘때문에
절라 무서운데 절라 웃긴 그런 드라이브가 됬었다.
코믹호러야? 와 완전 쩔었어...
'동생 빠꾸할때는 빽미러 잘봐'
'아 안되! 안되 브렉끼!!! 브렉끼!!!!'
'여기서 핸들!!! 핸들 이빠이 꺾어!!!'
아 빵빵터져.... 영국인 맞아????
거기에 날아온 피니쉬 블로우
'조심하라고 했잖아... 아~~ 동생 이제 나한테 쿠사리 그만먹을때 되지 않았어?'
뭐? 쿠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