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리웹에는 거의 회사원만 있는거 같습니다.
회사생활이 힘들다. 상사 누구누구가 싫다 이런글이 익히 보이는걸 보면 말이죠
경영자 입장에서 쓰는글을 거의 보지를 못해서
혹시나 재미삼아 보시라고 글을 남겨보겠습니다.
재주가 있는것도 아닌데 큰회사에 몇번 강연해준뒤로는
여기저기서 강연좀 해달라고 연락이 옵니다.
제가 주로 하는 강연은 경영혁신에 관련된 것이죠
자치제에서 연락이 왔길레 오늘도 시민회관에서 강연을 하고 왔습니다.
오늘 청강자들은 대부분 자동차 부품관련 중소기업의 CEO더군요
자동차부품 A/S시장에서 알만한 회사들은 다 온것 같습니다.
A/S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애프터서비스 생각하겠지만
자동차 부품은 완성차와 완성차 이후 사후관리 부품으로 나뉘는데
전자가 우리가 아는 OEM 후자는 AUOTPARTS SPARE라고 해서 A/S죠
각설하고..
A/S시장은 대부분이 중동인데 익히 아는 IS때문에 중동시장이 얼어붙어서
요즘은 거의 다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하는 경영혁신에 관한 강연을 들으러 일부러 찾아서 오셨다고들 하네요
그런데 사실 제가 하는 이야기는 별거 없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투자와 수익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지만 절대 배신을 하지 않는다' 입니다.
그 투자가 직원들 급료가 되었든 설비가 되었든
투자는 성공에 있어서 필요불가결이라는게 제 지론입니다.
그런데 오늘 제 강연을 들으신 사장님들은 못마땅해 하는 눈치더군요
한 사장님이 대뜸 '돈쓰라는 소린데 돈 안들어가게 하는 방법은 없소?' 라고 하시더군요
다르분들도 동감하는 눈치고요..
아니 제가 무슨 연금술사도 아니고 투자도 없이 수익을 늘리는 방법을 알았으면
다 때려치고 내가 하고 있지 이러고 있겠습니까??
-회사의 매출은 늘리고 싶다. 그런데 돈은 쓰기 싫다.-
이게 대부분의 사장님을 관통하는 마인드 입니다.
뭐 오늘 본 분들은 60명 약간 안되시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 CEO분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이게 아닐까 하네요...
어떤 사장님은 직원 100명 정도 되는 회사에 자기가 제일 먼저 출근해서
직원들 모아놓고 매일아침 애사심을 가지라고 일장연설을 하신답니다.
다른 사장님들은 그걸 듣고 감탄하고 있고요...
전 기가 막히더군요
제가 항상 하는 말중에 하나가
'애사심은 가지는것이 아니다. 생기는 것이다' 입니다.
월급을 많이 주던지 복지를 늘려주던지 하면 삐뚤어진 사람이 아닌 이상
애사심은 자연히 생기게 되었습니다.
애사심이 자연히 생기면 '아 이회사 오래 다녀야지' 라는 생각도 들게되고
그런생각이 이어지다 보면 자연히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지게 되지요
품질도 좋아지고 책임감도 충실해지고..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이루기 힘든겁니다.
이런걸 일장연설로 고취시킨다고 자랑하시는게 어이가 없더군요..
복지를 늘리는것도 인색합니다.
오늘 들은 회사들의 기준으로
아침에 8시에 출근해서 12시까지 일하고 12시부터 12시 30분까지 점심시간
그리고 3시부터 10분쉬고 5시부터 5시 30분까지 저녁시간 그리고 8시까지 일 일 일
제가 대뜸 물었습니가.
'식사시간 빼고 쉬는시간이 10분밖에 안됩니까?-
쉬는시간이 많아봤자 생산량이 저하되서 안된다고들 하십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복지가 늘어나면 생산량은 떨어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올라갑니다.
쉬는시간이 중간 중간 10분 계속 들어가있으면
일하는 중에 전화가 오거나 화장실 가고 싶어도
쉬는 시간에 가면되지 하고 업무에 집중할것이고
이게 자연히 품질과 생산량에 직결되지요
이건 가설이 아니라 익히 증명된 사실입니다.
이런걸 아무리 설명드려도
'자네가 제조회사를 운영못해서 잘 모르는것이네' 하고 넘어갑니다.
답답하기 그지 없네요
70~80년대를 힘들게 넘어오신 분들이라 생각이 보수적인건 이해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빡세던 70~80년대가 아니라 21세기죠
한 기업의 경영자 정도 되면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회사를 운영해가야 하는데 생각은 그 시절에 고정이 되어있네요...
삼성이 싫긴 하지만 고 이병철 회장이 하신 '사람이 재산이다.'라는 말은
정말 시대를 관통하는 명언입니다. 왜 이걸 모를까요?
몇몇분들은 회사가 힘들다고 부장급들을 대거 잘랐답니다.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산 부품으로 바꿨답니다.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에서 사원에서 부장까지 간정도면
눈감고도 회사일 돌아가는걸 알수 있을만큼의 스킬을 쌓았고
수많은 거래선들과 친구먹으면서 발주를 쉽게 쉽게 받아올 능력자들일텐데
회사가 조금 힘들어 졌다고 바로 그런 핵심인물들부터 자른다는데 말 다 했죠
그래놓고 들어보면 자기 처남인 상무 아들은 부사장은 철밥통입니다.
오히려 회사 나와서 커피만먹고 나가는 그런사람들을 먼저 정리하는게 인지상정일텐데
'뭐 회사가 힘들다고? 그럼 일단 우리 밥그릇은 챙기고.. 어디보자 월급 많이 받는 놈들이....'
이런식이라는겁니다.
이게 60세~70세 사장님들의 현실일겁니다.
안타깝고 답답하기 그지 없네요
뭐 몇달간 한 강연중에서 최악이었습니다.
말은 안통하고 오히려 가르치려 들고
말문 막히면 나이로 하대하고....
부디 여러분의 회사의 사장님은 이런분이 아니시길 빕니다.
하도 답답해서 징징거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