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뻐서 한동안 글을 못올렸네요
뭐 사실 올릴만한 글도 없었습니다.
이런저런 일은 많았지만 어차피 우리네 사는건 힘든건 마찬가지..
마이피에는 최대한 재미있는것만 올리자 해서 나름 선별(?)해서 올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재미있게 만드려고 좀 과장되게 올린건 있지만
거짓말은 한적이 없는데 거짓말쟁이로 모시는 분들도 꽤 있네요
회사 사장이라고 계속 강조하는게 못마땅하셨나 봅니다.
제가 다시 읽어봐도 이부분은 눈에 거슬리기는 하네요 죄송합니다.
그냥 다른관점에서 쓴다고 강조하려고 했던건데 불쾌하게 해드린거 같아서 죄송하네요
하지만 앞서 말했듯 어느정도 과장이 있는건 사실인데 거짓말은 한적없습니다.
이부분은 억울하네요 아무튼 앞으로는 불쾌하지 않으시게 조심해서 글쓰겠습니다.
서론은 이쯤하고요
간만에 일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났겠다 요즘 좀 한가하겠다 해서 글을 좀 쓰려고
예전 글을 봤더니 회사 직원 불륜에 관한 글이 마무리가 안되어 있었네요
좀 껄끄러운 내용이긴 하지만 마무리 지어 볼까 합니다. 사실 마무리라고 하기도 뭐해요...
불륜이 의심되는 남자직원은 그냥 ㄱ 여직원은 ㄴ 이라고 하겠습니다.
설마 프로필이 밝혀질리는 없겠지만 성으로 쓰는것도 자재 하려고합니다.
쪽지로 비슷한 업종이신지 우리회사이름을 맞추신분이 계시더라구요
생긴지 얼마 안된 회사라도 이바닥이 참 좁다는걸 느꼈습니다.
지릴뻔했어요, 당부의 말씀을 드리는데 어찌나 손이 떨리던지요...
본론 들어갑니다.
불륜을 목격하고 한동안 혼자서 끙끙앓았습니다.
사람을 관리한다는게 얼마 되지도 않았고 이런일 처음이기도 했고
아직 회사가 안정화 되기도 전이라 문제거리 만들고 싶지도 않았고요
회사내에서는 최대한 좋은 인상만 심어주고 싶어서 긁어 부스럼 만들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김대리에게 입막음을 단단히 한 탓인지 회사에 이상한 소문은 돌지 않더군요
솔직한 심정으로 다행이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습니다.
치사한 말이긴 하지만 오히려 내가 발설하기 전에 먼저 터져서 공론화 되면
내가 이렇게 끙끙앓을 필요가 없을텐데.. 하는 안좋은 생각도 하고있었죠
사실 제가 좀 소심합니다.
드라마나 영화보면 베겟머리 송사라고 해서 잠자리에서 배우자에게 미주알 고주알 다 말하는데
임금님귀는 당나귀 귀라고... 집사람에게 말하면 속이 좀 풀릴거 같기도 했는데
정작 입이 안떨어지고요....
이런저런 고민만 하다가 결국 상담을 하기로 했습니다.
당연히 회사일이니 친구나 외부인사에게는 말을 못하고
사내에서 찾아야 하는데 이게 또 힘들었습니다.
생긴지 2년이 채 안되는 회사인데다 매출만 많지 순이익은 코딱지 만해서
안정되지 않은 회사라 한번 잘못되면 훅하고 무너질 위기가 닥치기 때문에
정말 걱정많이 했습니다. 앞서 서술했듯이 회사가 나이가 어려서
일하는 직원들도 평균연령이 많이 낮습니다.
어느회사 가보니 속된말로 노인정이라고 놀릴정도로 어르신들만 있던데
우리는 정반대 였거든요 하지만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다행히 인사부장님이 환갑을 넘은 어르신이시라 상담할 사람은 있었습니다.
회사가 젊은건 좋은데 우직하게 버티면서 구심점 역활을 할사람은 필요하다고
대출 받을때 행장님이 소개시켜준 분인데 나이는 많지만 미국생활이 길어서
인사이트랑 마인드가 다를거라고 소개해주신 우리 인사부장 오부장님...
개인적으로 부르면 또 누가 눈치챌세라 단둘이 있기를 호시탐탐 노리다가
겨우 둘이서 조용히 이야기할 기회가 되어서 그때 있었던 ㄱ과 ㄴ의 일을 이야기 해 드렸습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안했을지도 몰라요
마이피는 그냥 넋두리 재미로 올리는곳이라 생각했는데
고맙게도(?) 루리웹 친구님들의 밀도 높은 답변이 상당히 많이 올라와서
여기까지 고민하게 되었네요
사실은 그냥 글쓰고 머릿속에서 날리려고 했어요
남들이 다 퇴근하고 나서 이야기를 시작하고도 한참동안 대화를 했습니다.
그리곤 딱히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오부장님 왈 최종결정은 제가 해야 된다고)
오부장님이 말해주신 내용에 어느정도 공감이 가고 그쪽으로 거의 기운거 같습니다.
말씀에 의하면....
물론 불륜은 사회적으로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고 법적으로도 처벌을 받을수 있는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그건 회사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개인과 개인의 문제일뿐이다.
회사와 사원은 노동력을 제공한다는 댓가로 급여를 지불하겠다는 상호이익관계로 맺어진 계약관계일뿐이다.
돈이라는 이익으로 묶여진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일 뿐이지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가 아니란거다.
회사는, 그 당사자가 사회적, 윤리적, 도덕적 행동양식은 초,중,고 혹은 대학까지
10여년이 넘는 시간을 배우고 숙지하고 왔다는것을 감안하고 인사를 결정한것이지
이미 10여년 넘는 시간을 배우고 온사람에게 따로 불러서 도덕적 잣대를 들이미는건
회사가 결정할 일이 아닌것이다.
불륜은 물론 나쁜것이다. 하지만 그 당사자가 사회적 규범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성인들이라는것에서...
당사자들이 그른것이라는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하는것이기 때문에
회사측에서 그 부분까지 터치할 권한은 없다는것이다.
만약 그 사람들이 어리고, 학생이고 우리가 선생이었다면 그건 잣대를 들이밀면서 교정해야 하는건 맞다.
하지만 지금 이상황에서는 그냥 그들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하는게 낫겠다.
뭐 대충 이런 이야기로 말을 해주셨습니다.
뭐, 연륜이 있으신 연장자가 하신 말씀이니 맞는말인거 같긴 합니다.
한편으로는 '미국물 너무 먹은거 아냐? 한국에서는 그게 아닐텐데?' 하는 생각이 있는것도 사실이고요
서로 토론하면서 반대주장을 때로는 공감대를 형성하다가도
아직 회사가 불안하니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덮어 둘수 있으면 조용히 덮어두는게 낫겠다.
괜히 잘못되서 회사분위기 엉망되면 안밖으로 힘들어질게 뻔하다.
회사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그냥 조용히 있는게 답이다. 아직까지 저렇게 안걸린거 보면
계속 별일없이 지낼거다 그냥 조용히 잊고 넘기자 라고.....
저도 참 간사하네요...
무슨 정의의 사도가 된 마냥... 고뇌하는 슈퍼히어로 마냥....
머리싸매고 뒹굴다가도 회사의 이익이라는 이야기에 그냥 미련없이 덮어 두기로 결정했습니다.
역시 뭔가의 이익에 관련이 되면 사람은 어쩔수가 없나 보네요...
그리고 나서 꽤 많은 시간이 흐른겁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보니 오부장님 말씀대로 별로 신경쓰이지도 않고요
당사자인 ㄱ 과 ㄴ 은 과연 내가 그때 본게 사실이었나 싶을 정도로 회사에서 특별한 행동을 보이지도 않고요
이쯤되니
'아 내가 그때 본것은 헛것일거야... 아냐 헛것일게 분명해, 난 그날 사람을 잘못본거야'
라고 스스로 되뇌이고 있네요
이렇게까지 오니...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진짜 그날 뭔가에 씌여서 헛것을 본건지...
아니면 그 둘은 퇴근후 또 아무도 모르는곳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하지만 덮어 두려고요...
저도 제 이익을 위해서 잊기로 했으니 이제와서 뭐라 말할 처지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뭐 사회생활하면서 부조리한거 겪은게 한두번인가
이것도 그중 하나이고 곧 잊혀질거야
라는 생각을 하는게 한편으로는 자기혐오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 자기혐오의 감정도 잊혀져 간다는게
씁슬하네요
사회생활이 다 그런거겠죠... 그쵸??? 그쵸???
처음엔 굳이 이렇게 스스로 다짐했는데 이젠 그런것도 없습니다.
아침댓바람부터 찝찝한 이야기 보여드린점 죄송하고요
다음부터는 항상 그랬던것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만 가지고 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