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을 형제와 고모부를 죽인 미친놈이라고 보는 분들이 많은데
이건 북한을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의 시선으로 보기 때문에 생기는 거라고 봅니다.
북한은 21세기에 있긴하나 사실상 3대가 세습한 왕조 국가가 다름없죠.
북한을 볼려면 적어도 중세시대 왕조 국가의 시선으로 봐야된다고 봅니다.
물론 이렇게 봐야된다는거 자체가 북한이 개막장이라는걸 뜻하긴 하지만요.
여튼 그런 의미에서 김정은은 분명 능력있는 사람이죠.
단순히 제가 빨갱이라서 or 문 대통령 때문 or 이번 회담 때문에 높게 평가하는게 아니라
전 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그 나름의 근거가 있습니다.
가장 큰 근거는 여전히 멀쩡하게 '살아'있다는 점이죠.
이보다 더 큰 근거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왕조 국가에서는 정치 싸움에서 지는건 걍 목숨이 날라가는 것과 마찬가지거든요.
김정은을 보세요. 중세시대 왕조 국가에서도 살아남기 힘든 환경에 있던 인물입니다.
적장자도 아니고(심지어 적장자가 멀쩡히 살아있었음), 집권 당시 권력을 쥔 고모부도 존재했으며,
김정일처럼 일찍히 왕세자로 책봉 받아서 세습을 미리미리 준비 했던 것도 아닙니다.
미리 준비하기는 커녕 대부분 존재자체도 모르고 있다가 김정일 말년에 갑툭튀 했죠.
그렇다고 외척(어머니쪽)이 힘있는 명문 가문이었냐? 그것도 아닙니다. 조선시대로 따지면 이름없는 궁녀 수준
조선시대에 왕이 되었어도 세도 정치때 왕들 마냥 허수아비왕이 되었어도 이상할게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 싸움에서 밀리기는 커녕 정치적 정적들을 제거하고, 권력 강화를 이뤄냈죠.
본인의 정권 유지를 위해서이긴 하지만 중국식 개발을 롤모델 삼아 개방할려는 모습까지...
여튼 집권초기에 보여줬었던 국지도발을 비롯해서 우리나라에 피해를 줬고, 희생자까지 나오게 한건 쌍욕먹어 마땅하나
김정은 그 자체는 능력이 있다고 봅니다. 능력 없었으면 진작에 숙청당하고 죽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김정은이 앞으로 하기 나름이겠지만 김정은에 대한 후대의 평가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태종과 연산군 모두 피바람을 몰고 다녔는데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평가가 다른 이유는
태종은 세종대왕이라는 존재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업적이 있던 인물인데에 반해 연산군은 '업적이 없는' 왕...
즉 자신의 권력 강화만을 위해 피바람을 몰고 온 왕이라서라는 평이 있더군요. 김정은은 과연 우째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