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사람의 뇌에 sd카드를 연결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고 하자
사람 혀에 자극을 주어 뇌로 영상을 전하는 기술처럼 시각정보와 청각 정보를 그 카드에 저장할 수 있는 기술도 있다고 하자
그리고 사람들이 그 카드에 저장한 정보를 컴퓨터 폴더를 검색하듯 정보를 열람 할 수 있다고 하자
거기에 인터넷 송수신도 가능해 실시간으로 외부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고 하자
사람들은 이제 눈과 귀의 도움 없이 보다 선명하고 정확한 원본에 가까운 시청각 정보를 뇌로 바로 전달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카드에 저장된 정보를 바로 검색해 기억의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이제 사람의 정보와 기억은 카드에 저장이 된다
그러면 그 카드는 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가
반대로 그 사람이 카드라고 할 수 있는가
카드의 내용을 복사해 다른 이나 로봇에게 옮겨 버릴 수 있다면
그 사람이나 로봇은 카드의 본 주인과 같다고 할 수 있는가
다르게 생각해 보자
우리는 복사된 내용을 나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 복사된 내용이 복사된 순간부터 나와 같은 사고 방식으로 기억을 저장하고 정보를 검색하게 된다면 본래 나는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게 될 것인가
그건 나였지만 나로부터 파생된 내가 아닌 존재라고 하게 될까
하지만 복사된 카드는 스스로를 본래 나라고 생각할 것이고 본래 나를 나와 같은 이질적인 느낌으로 생각하게 되진 않을까
마치 도플갱어를 보듯이
아니면 만화 총몽에 나오는 노바 박사처럼
다른 나를 무수한 나를 하나의 나로 받아들여 무한한 확장성과 불사의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인가
어느 쪽이더라도 거기에 본래 나는 없을 것이다
아니 다르게 말하면 유한한 유기체로서의 나는 없을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복사된 나만이 자신을 본래 나라고 생각하며 영원히 살 것이다
그렇기에 본래 나는 유기체를 유지한 나의 영생을 꿈 꿔 보지만
그것은 특이점이 오기 전까진 꿈으로 남게 될 것이다
기억은 컨텐츠고 그 사람을 그 사람이라고 규정하는건 좀더 근원적인 소프트웨어 OS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