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얼굴에 침뱉기 인 거 아는데
짜증이 하도 나서 마이피에 하소연 한 번 해 봅니다.
몇 일 전, 동창친구들을 만나는
모임이 있었는데
3차에서 4차로 이동할 때
제 차로 이동했습니다.
(다음날 출근이라 술을 안마셔서 음주운전 아닙니다.)
다른 친구들 다 내리고
문제의 그 친구가 갑자기 차 트렁크를
열어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열어 주었는데
트렁크에 있는 제 개인물건을
유심히 살피더니
페브리즈 차량용 방향제 아시죠?
저는 차에서 냄새나는 걸 싫어해서
3개들이 두 세트 정도
미리 구비 해 놓는 편 인데
그걸 보더니 하나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내가 필요한거고 쓰는거다,
그렇기 때문에 곤란하다.
좋게 거절했습니다.
거절하니 그 친구가
옛날에는 하나 달라니까 줬었는데
변했다, 쪼잔하다 란 식으로 말하고
돈주고 살테니 팔아라 했습니다.
열이 확 받더군요.
동창친구 겨우 차 방향제 하나 주는게
뭐가 그리 아깝냐 라고 생각이 드실꺼예요.
저도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인심이 후한 편 이고
어디가서 쪼잔하다고 욕먹는 사람이 아닌데
주지 않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오늘 모임장소
그 친구 집에서
지하철로 꽤 가까운 거리 였는데
다리 아프다고 차 끌고 오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타지역에 살아서 약속때문에
차를 끌고 온거라 그냥 내가 픽업 해 주고
집에 갈 때도 니네 집 근처 ic 있으니
바래다 주겠다 라고 하고 데리러 갔어요.
근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하더군요.
사실 눈에 뻔히 보였거든요.
제 차로 자기를 데리러 오길 바라는게 말이죠.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들으니
조금 서운했습니다.
술자리에서 게임 이야기가 나왔는데,
예전에
제가 플스4 갖고 있을 때
그 친구가 집에 놀러오더니
빌려가겠다고 하더군요.
플스5 구입 예정이었고
꽤나 하고 갖고 싶어 하길래
플스4본체 게임15개 정도 해서
20만원만 받고 그냥 팔았습니다.
근데 그날 그러더군요.
당근에 팔았다고..
친구라서 싸게 준건데,
역시 서운하더군요.
사실 쌓이고 쌓인게 많았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 놀러와서
밥 사주는데 맛없다고 하면서
하나도 남김없이 싹싹 긁어 먹고,
그냥 동창친구라서
편하게 조거팬츠에 맨투맨티 입고
크룩스 신고 나온 적 있는데
어디서 노가다 하는 복장으로 왔냐고
옷 입은거에 핀잔을 주는데
그렇게 핀잔을 주는 친구의 복장은
50대 아저씨들도 안입을 것 같은
통 넓고 기장이 긴 정장바지에
아디다스 조끼를 입고 왔어요.
배는 남산만하게 나와서
그런지 몰라도
바지를 배꼽까지 올려 입었어요.
솔직히 창피한데
친구니까 아무 말 안했습니다.
집에 놀러오면
냉장고 뒤지고
식탁 뒤져서
이거 달라 저거 달라 하고
거절하면 쪼잔한 놈 되니
그냥 달라는대로 줬습니다.
차량 방향제도 하나 달라고 해서
그것도 손에 쥐어줬구요.
전화 하면 항상
퉁명하게 어, 라고 대답하고
괜히 전화했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고
같이 있으면 맨날 힘들다 우울하다
옆에 있는 사람까지
기분 안좋게 만들고
여자는 또 엄청 좋아해서
알바생이나 지나가는 여자보면
섹드립 날리고
전 술자리나 남자끼리 대화에서
여성을 성적으로 얘기하는거 극혐하거든요.
그만해라 라고 말해도 멈추질 않습니다.
그렇게 아끼고 자기한테 돈 안쓰고
아들 딸 재수씨 먹여살리는거라 생각하고
처음에는 좋게 좋게 넘어갔어요.
그래 가정이 있으니까
저렇게 아끼고 일하느라
힘들겠구나 내가 이해하자..
했는데
알고보니 한달에 한 두번
여자있는 술집에 가더군요.
그렇게 이거달라 저거달라 사람 곤란하게 하고
늘 똑같은 아디다스 조끼에 정장바지 입으면서
아끼고 아껴서 그 돈으로
단란주점 가서 2차가는 그 친구를 보니
참..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래놓고 한다는 말이
이래야 마누라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가정의 평화가 유지된다.
라는 말같지도 않은 자기합리화를 하더군요.
결국 그런게 쌓이고 쌓여
감정이 좋지 못했었는데
그 방향제 하나에 화가 폭팔했어요.
다른 동창 애들도 있고
꾹 참고 분위기 안해치고 있다가
그 친구 집에 바래다 주고
손에 방향제 하나 또 쥐어주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곰곰히 생각 했습니다.
그냥 동창친구가 아닌
동창으로 생각해야 겠다고.
아님 손절 하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