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 하는 것임에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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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가?’ 라는 질문에 앞서 별개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어떤 것을 표현할 것인가?’입니다.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가?’
이것은 RPG로 만들 것인지, FPS로 만들 것인지, ACT로 만들 것인지 등에 대한 고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줄여서 장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어떤 것을 표현할 것인가?’
이것은 그 장르로 ‘무엇을 표현하고 싶으냐?’ 입니다.
여기서 표현할 것들은 철학적인 것에서부터, 시각적인 것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소설 ‘아틀라스’의 극단적 자유의지주의를 비꼰
FPS “바이오쇼크"
워크래프트의 세계를 보여주자! 라는 것에서 시작한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DOA5”... 신사여!!
이 게임이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굳이 물을 필요가 있습니까?
프로젝트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사장 또는 PD의 이러한 표현 욕구에 따라 퀘스트 계획은 아예 없을 수도 있고, 엄청 공을 들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퀘스트라는 것은 게임에서 유저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대표의 이런 욕구를 [메인 컨셉]이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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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의 예를 들겠습니다.
‘게임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가질 수 있게 배경을 극대화시키자’라는 좀 철학적인 주제를 메인 컨셉으로 잡았던 프로젝트에서는 퀘스트 시스템이 템플릿 문서 5개를 다뤄야 할 정도로 복잡했었습니다. (당연히 만들기도 다루기도 X같이 힘듬...;)
‘세 개의 국가 간에 자원소모를 부추겨서 현질을 유도하자!’ 라는 매우 상업적인 주제를 메인 컨셉으로 삼았던 프로젝트에서는 퀘스트는 그저 튜토리얼이나 전쟁에 대한 보상을 주는 정도였고, 퀘스트 시스템 역시 여느 온라인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최대한 많이 빠르게 죽이자!’라는 것이 메인 컨셉이었던 게임에서 퀘스트는 사냥에 부가적인 보상이나 목표의식을 부여하는 정도였고, 퀘스트 시스템은 액셀로 값 몇 개만 입력해도 될 정도로 간단한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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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퀘스트 구성은 게임의 ‘메인 컨셉’이 무엇이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허나...
이러한 메인 컨셉이 없이 그냥 만들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프로젝트에서 자주 듣던 대화는...
‘와우는 이렇잖아요.’
‘와우 봐요.’
‘와우처럼 하죠.’
였습니다.
와우(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잘 만들어지고 참고할 만한 것이 많은 게임인 것은 알지만,
목적도 없이 너무 그 성공에 편승하는 게 아닌가 싶었던 시절이 좀 있었습니다.
케릭은 계속 남아서 안전한 곳에 있지 않으면 언제든 pvp, 약탈 당하는 거죠
요새같은 거 만들어서 숨어서 로그아웃ㅋ 근데 그냥 요새는 발견하면 파괴해서 약탈!약탈!
요새 업글해서 자동포탑같은거도 달고 ㅋㅋ
투명스킬 있는 침입자 대비해서 스캐너 같은것도 설치해야하고
더 자세한 망상은 내 마이피서 해야징 ㅇ_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