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음들을 보았다. 1편
나는 죽음들을 보았다. 2편
준비된 죽음이라는 게 있을까?
아니아니, 죽음을 태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말이야.
거기서 죽을 사람, 죽은 사람은 많이 봤는데, 그 사람들이 죽음을 받아들였는지는 솔직히 의문이야.
그야 받아들이건 말건 죽는 건 마찬가지지.
음... 뭐라고 해야하나.
전에 말한 그 중학생 아이 있지.
그래그래 해맑은 표정의 아이었는데 일주일 후에 죽었다던.
걔는 자기가 죽을 걸 알고도 그렇게 즐거워할 수 있었던 걸까?
휴게실에서 깔깔거리면서 인터넷서핑을 하는 모습을 본 후에도, 몇 번 더 그 애를 지켜봤어.
신기했거든.
아니 생각해봐. 어린나이에 호스피스 올 정도면 솔직히 불쌍하잖아.
한창 질풍노도 시기야. 진짜 하고 싶은 게 얼마나 많고 많은 나이겠어?
그런데 병원구석에서 휠체어 타고 다니면서 다 죽을 사람들만 보고 지내니... 아 시바.
근데 걔 본인은 진짜 너무 밝았어.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질 정도야.
근데 잠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시발 눈물이 나.
저렇게 어린 나이에 죽는다는 게!
저렇게 즐겁게 웃는 아이가!
곧 죽을 아이의 웃음을 떠올리는 기분이 어떤지 아냐?
아, 됐다. 그냥 담배나 하나 물란다.
후우...
그래서...
안식실이라고 곧 죽을 사람들 중에서도 오늘 내일 하는 사람만 가는 병실이 있어.
그 후에 안식실인가에서 그 아이가 잠깐 나오는 걸 봤어.
침대로 실려서 나오더라고.
그 때 잠깐 본 얼굴이 잊혀지지 않아.
밝냐고?
칫...
입은 살짝 웃고 있더라.
근데 눈이 퀭해.
다크서클이 눈 전체를 감싼 것처럼 퀭한 상태로 천장을 보고 있더라.
죽었냐고?
몰라. 더 이상 확인하고 싶지 않았어.
알면 뭐하게?
그냥 씁쓸하더라고.
가서 하늘 보며 담배 한 대 태우고 싶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