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이 글은 4컷 만화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게 써본 글입니다~
생애 처음으로 여자를 쥐어박았다. 1편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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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히이잉... 난 몰라. 혹시 다 봤어?”
어쨌든 상황파악이 됐는지 쟤도 슬슬 부끄러움이 밀물처럼 몰려오나 보다.
눈이 글썽글썽하다.
“...그게 잠깐이지만. 나도 모르게.”
너무 뻔하게 거짓말 할 수도 없으니 뭐.
“어떡해. 으아아앙.”
“울지 마. 그냥 잠깐 스쳐지나 간 거라고! 잘 보지도 못했어.”
“무 무슨 색이었어?”
“그게 금발이더... 아!”
아... X됐다.
왜 하필 색을!? 너무 진기한 광경이라 기억할 수밖에 없던 그 색을!
서둘러 내 입을 막았지만.
“으에에에에엥! 난 몰라. 엄마 아빠 난 시집 다 갔어!!”
폭발을 막을 수는 없었다.
“잠깐! 잠깐! 울지 마!”
“우에에에에에엥!”
“야! 벽 잡고 허리 내밀면서 울지 마! 한 번 보여줬다고 다 포기하지 말라고! 좀!”
*** ***
“자자 사태를 더 악화시키지 말고 조심해서 집에 돌아갔다 와. 이미 지각한 거 뭐 어때.”
“으응... 훌쩍.”
옷을 털고 자세를 추스르는 것을 보니 이제야 마음을 다잡은 걸까.
“혹시 모르니까. 가방으로 치마 앞을 가리면서 조심히 가.”
그렇게 나는 이 애가 조심스럽게 걷는 것을 뒤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휘이이잉~ 훌렁~
...아아 젠장.
바람이 날 Grap하고 싶게 만드는 구나.
“후에에에에엥!”
“으앗! 울지 마! 주저앉지 마! 알았어. 뒤는 내가 커버할게! 내가 커버한다고!”
아 진짜!
짜증나는데도 도저히 가만히 놔둘 수가 없어!
*** ***
“뚝!뚝! 울지 마! 긴장하면 깜빡할 수도 있지 뭐.”
내 팔자야.
계속 훌쩍이는 여자애 뒤를 스크린플레이를 하며 쫓아가야 하니 달래지 않을 수가 없다.
“후에에에엥...”
“나도 첫 날이라 긴장해서 이래저래 실수해가지고 이렇게 지각하고 있던 중이라고.”
“훌쩍... 그래도... 그래도...”
“자자... 조심히 집에 가자고. 뚝!”
“그래도... 오늘 준비한 팬티는 귀여운 거였는데. 훌쩍...”
“...이봐요. 대체 뭐 땜시 우는 겨!?”
슬쩍...
“어, 왜 날 보는 거야?”
“진짜로 귀여운 곰돌이라고.”
어쩌라고?
그렇게 진지한 표정으로 눈물 글썽이며 날 바라보지 말아줘.
*** ***
“여기가 너희 집이야?”
끄덕끄덕
“자 그럼 천천히 입고와. 난 먼저 등교할 테니.”
턱!
“어? 왜 잡는 거야?
왜 울 거 같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쳐다보는 거야?
“곰돌이... 귀여운데.”
“... ...잠깐. 이제 그 화제는 그만.”
*** ***
“저기 좀 놔줘. 나도 학교 가야지.”
“우우우... 훌쩍.”
이 긴장감은 뭐지? 나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
“저기 곰돌이...”
"에라이!"
도저히 쥐어박지 않을 수가 없잖아!
“젠장! 난 몰라! 간다!”
결국 난 억지로 그 애의 손을 뿌리치고 도망치듯 학교로 향했다.
저 멀리서 그 애가 목 놓아 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만 무시하기로 했다.
*** ***
그리고 그날 종례시간...
담임이 출석표를 보며 말했다.
“이 예미! 이 예미? 얘는 뭐냐. 첫 날부터 결석하는 애도 있냐.”
그렇다. 분명 그럴 애가 있다.
설마 걔 나랑 같은 반인가?
제발 아니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