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아버지를 붙잡을 수가 없었지.
부종으로 부어오른 다리를 보면,
링겔과 마취제를 보면,
붙잡는 것이 내 욕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
아니 어쩌면 긴 간병에 지쳐서일지도 모르겠어.
여하튼 난 희망을 포기했어.
이제는 놓아주는 것이 아버지를 위한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
하지만 아버지는 끝까지 삶을 놓으려 하지 않아 괴로웠어. 나도 아버지도.
계속 차오르는 울분을 삮이며 핸드폰 게임에만 몰두했어.
그러지 않고는 금방이라도 감정이 터져버릴 거 같았거든.
차라리 바쁘게 움직이는 게 나았어. 변을 치우거나 목욕을 시키는 등등의 일을 하고 있으면 괴롭다 이전에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 말이야.
아직도 삶에 매달리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또렷이 남아 내 감정을 자극해. 그리고 내 죄의식을 흔들어.
나는 과연 잘 한 것인가?
아버지는 가시는 길이 행복하셨을까?
혹여라도 괴롭거나 원망스럽지 않으셨을까?
그러한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서인지 눈물이 난다.
괜히 이런 글로 하소연을 하고 싶어진다.
때로금 괴로운 비명을 지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