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가오갤은 꾸준히 제 취향에 안 맞는다고 글 쓰고 그랬습니다만
(못 만들었다가 아니라 그냥 내 취향이 아닌) 여전히 신작 영화 나오면 보는 사람으로서
가오갤3도 큰 기대 없이 오늘 감상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2,3편 중 제일 재밌었고
꽤 감동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재밌었네요!
여전히 몇몇 개그는 저랑 맞지 않았고, 허무하게 소비되는 캐릭터들도 있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기존 멤버들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악역이 정말 좋았고, 엔드게임 이후 마블 시리즈 중 가장 최고의 악역 아니었나 싶습니다.
히어로 물은 항상 악역이 악랄하고 최악에 부도덕적이어야 히어로들의 행동이 모두 용서받고
응원 받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데, 타노스 이후 악역들이 전부다 별로였기 때문에 (완다 제외)
해당 영화들도 다 와르르 무너졌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악역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그 때문에 히어로들을 더 응원하게 되고
카타르시스까지 완벽하게 느끼게 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악역 분 연기까지 기가 막혔어요.
다만 중간 중간 음악을 강박적으로 넣으면서 호흡이 길어지고 장면에 안 맞는 순간도 여럿 있었는데
그것 때문인지 영화는 조금 길었습니다. 한 10~15분 더 줄여서 타이트하게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가오갤 팬 분들에겐 영화 끝나는 게 1분 1초도 아쉬운 영화였을거라 생각하면... 음 충분한 것 같네요.
팀업 액션 씬들이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제임스 건이 애착 작품이라 마지막에 혼신의 힘을 다 한 듯
혹여나 저처럼 가오갤 불호였던 분들 중에 영화 보러 가고 싶은데 볼 게 없는 분들
한번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족 액션 영화로서 그 본분을 매우 충실하게 해내는 영화니까요.
개인 점수는 4/5점 입니다.
참고로
1편은 3/5,
2편은 2.5/5
이었습니다.
저도 영화가 좀 타이트했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은데, 묘하게 늘어지는 감이 있어서 그게 아쉬웠네요. 최근 영화들 러닝타임이 자꾸 2시간을 훌쩍 넘겨서 3시간에 육박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것도 어떤 유행인지? 중간에 화장실을 한번은 가게 돼서 개인적으로 좀 불편하네요.